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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후유증을 앓고 있는 이탈리아 와인산업

와인과 얽힌 짧은 이야기들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20. 11. 9.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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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소믈리에 협회가 3개월 마다 발행하는 비테(VITAE)매거진. 이번호에서는 코로나 19가 이탈리아 와인산업계에 미친 영향을 다루고 있다

어게인!! 이탈리아내 호텔, 식당 , 와인숍, 와인 바(일명 HoReCa 업종)가 문을 걸어 잠 갔다. 이들 업체 대부분의 장소가 협소하고  폐쇄된 공간이라 코로나 19 감염의 온상이 될 소지가 충분하다는 당국의 판단 때문이다. 이로서 이탈리아 국내 와인 소비의 큰 파이를 차지하는 외식업이 지난봄에 이어 두 번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조치는 비단, 이탈리아인들로 부터  외식의 즐거움을 당분간 앗아간 것 뿐 아니라 중소 및 극소 규모 와인 생산자들의 와인 출구를 다시 막아버렸다. 아무리 가정 식탁에 와인이 자주 오른다 해도 아페리티프 타임과 레스토랑에서 시키는 와인의 양과 가격과는 비교될 수는 없다.

 

1차 록다운(봉쇄조치)일 때 HoReCa 판매량은 폭락했지만 대형마트의 판매량은 증가했다는 통계가 있다. 갈 수 있는 공간이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서 마트 내 와인 진열대를 가득 메운 와인들은 어쩌면 감염 공포 없이 저렴한 와인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욕구 충족의 수단이었을지도 모른다.

 

이탈리아 소믈리에 협회(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에서 발행하는 계간지 비테 (VITAE)는 이번 가을호에서  "변화하는 세계 Un mondo Che Cabia"란  제목으로 코로나 19 후유증을 앓고 있는 이탈리아 와인세계를 다루었다.

 

와인 생산자들은 포도 농사일과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고유의 농사달력을 갖고 있다. 기사는 2020 농사달력 별로 생산자들이 대면해야 했던 유례가 없던 도전들과 이에 대처하기 위한 유럽연합과 이탈리아가 고심 끝에 내놓은 여러 방안들을 실었다. 이번 포스팅은 협회의 허락을 얻어 번역한 내용을 정리해서 올렸음을 알린다.

 

판대믹이 가시화되는 3월 초, 포도는 싹이 틀 무렵이었으며 대다수의  와이너리는 포도밭 확장, 양조 기계 교체, 구조적 개선 등 중장기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민감한 시기였다. 차질 없는 계획 진행에 없어서는 안 될 포도농사에 익숙한 인력이 유럽 내 이동제한(록다운)으로 발이 묶이는 바람에 턱없이 부족했다.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용기를 대절했고 실직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생산자들은 와인판매량의 급감에 대비해  포도송이 제거(그린 하베스팅) 같은 극도의 포도밭 개입을 선택해야 했다.

 

보통 숙성을 끝 낸 와인들은 3월 달에 병입을 하며 이 시기에 맞추어 새 빈티지를 홍보하는 각종 행사가 열린다. 프로바인, 빈이탤리등의 굵직한 와인 행사를 예로 들 수 있는데 줄줄이 취소되었다.

 

와인 저장 탱크나 숙성용기 청소, 데고르주멍(병 입구로 모은 효모 찌꺼기를 제거하는 과정, 전통방식 스파클링 와인 양조과정 중 하나)은 시기에 맞추어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허나 감염위험 노출을 우려하는 인력들의 기피현상 때문에 늦어지거나 연기 사태가 벌어졌다.

 

또한, 원자재의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예를 들면 병제조 공장이 휴업하는 바람에 빈 병을 구하기 어려웠고 코르크 마개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코르코는 수입에 의존하는데 항구에 배가 오랫동안 묶여 있었고 트럭 운행률이 대폭 감소한데도 원인이 있었다.

 

생산자들은 팔리지 않아 재고로 남은 와인과 곧 수확철이 되면 새로 양조 될 와인을 보관할 장소 부족을 떠올리면서 냉가슴을 앓아야 했다. 와인 재고가 많으면 와인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이 다분했으며 미처 못 팔린 와인은 증류소에 보내거나 아니면 폐기의 양자택일 갈림길에 섰다.

 

국제 와인 기구(OIV)는 HoReCa 업종이 올해  35%의 판매량 감소를 겪을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50%의 금전적 손실을 의미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안에 수금 체납이나 지불불능으로 30%의 해당 업체가 도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주 고객층 인 관광객이 자국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려 하지 않으니  당분간 HoReCa는 불황의 늪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인 대면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  비대면 업체는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으며 이들의 성공사례는 화재가 되었다. 와인 온라인 판매 플랫폼인 Tannico, Vivino는 판데믹 이전보다 판매실적이 두 배나 증가했다. 특히, Vino 75 플랫폼은 1일 판매량이 1700병에서 록다운 기간인  3월, 4월에 1만 병으로 상승했다.

 

온라인 판매의 승승장구는 와인구매의 신풍속을 낳았다. 스푸만테 주문이 평상시 보다 두 배로 늘어났고, 가성비 좋은 와인을 여러 병 주문하면서 건수당 평균 프리미엄 와인 1병이 구매 리스트에 올랐다고 한다. 또한, 새로운 품종이나 생소한 지역 와인 구매도 늘어나 와인 취향에도 변화가 일었음을 알 수 있다.

 

판데믹 직후 와인생산자들이나 소규모 와인샵들은 발 빠르게 홈페이지에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했다. HoReCa 전문 도매상들은 온라인 쇼핑몰 개설 이후 외국에서 판로를 개척할 수 있어서 국내 판매 저조를 어느 정도 만회했다.

 

Grape Alliance 성공사례

독일 스타트 업체로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전세계 와인 유통의 흐름, 가격 파악, 시장조사를 한다. 조사한 자료를 분석해서 회원사에게 유통 시스템 개선 컨설팅, 생산자에 적합한 사업 파트너를 찾아주는 신종 서비스 업체다. 자체 개발한 Monitoring 애플리케이션은 주요 온라인 쇼핑몰을 조사 및 평가해서 고객사에게  최적의  e-shop을 제시한다. 적정 가격대, 와인을 화면에 최적으로 보이게 하는 팁, 보관방법이나 배송 방법 등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인터넷은 대면 수업의 영역을 비대면으로 확장시켰다. 가상 와인 테이스팅, 와인생산자와의 미팅, 와인 마스터클래스도 화상 미팅 사이트인  Zoom을 통해  활발히 이루어졌다.

 

유럽 와인 기업 위원회 (CEEV, Comitè Europèen des Enterprises Vin)의 Wine Package 와인 패키지 법안

 

12개국 유럽 생산자 연합대표인 CEEV는 지난 4월 17일 포도재배 및 와인 업계 지원을 위한 긴급 와인 패키지 법안을 의결했다. 모두 4 분야에 걸친 지원책으로 다음과 같다.

 

▶ 유럽국가가 와인산업 발전을 위해 마련한 각종 지원사업의 유효기간과 투자사업 중단으로 인한 벌금 부과를 연기한다. 이러한 방침은  2022/2023 회계연도까지 유효하다.

▶ 2020년 말이  유효기간인 새 묘목 식재계획, 포도송이 제거(그린 하베스팅)를 연장할 수 있고 벌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산업용, 에너지 생산용, 소독제 제조를 전제로 와인을 증류할 수 있다.

▶유럽연합국과 미국과의 관계개선, Brexit로 인한 여파 수습책, 유럽 내 기존 자유교역 규정의 활성화, 주요 교역국가와 새로운 무역 교섭안을 제시에 최선을 다한다. 와인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 감세, 기존의 세금 혜택 툴(예, Moss, Mini One Stop Shop)을 활용해 유럽연합국가 간 원거리 판매를 촉진한다.

 

CEEV법안 통과후 이탈리아 상황

이탈리아 정부는 CEEV 법안을 승인했으며 일부 조항은 이미 시행되었거나 시행 중이다. 테이블 와인, IGT, Doc 등급와인을 대상으로 증류를 원할 경우 신청자를 받고 있으며 포도송이 제거를 실시해도 좋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지금은 모두 끝난 상태). 예정되었던 포도밭 개선, 와이너리 구조 개선, 확정된 프로젝트가 제대로 시행되지 못한 것에 대한 벌금은 부과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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