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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불카노 와인 정복

와인과 얽힌 짧은 이야기들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20. 10. 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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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카노 와인은 이탈리아 와인 세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탈리아는 화산지역이 광범위하게 퍼져있으며 스트롬볼리나 에트나는 잊을만하면 화산활동을 재개해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캄파니아주의 베수비오와 캄피 플레그레이 Campi Flegrei 지역은 최근에 여러번 화산 활동한 적이 있었고 피해가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도시처럼 분주하고 삶으로 가득 차 있다.

 

내 눈에는 마치 화산은 땅 속에서 분출할 기회만 엿보고 있고 사람들은 땅 위를 조심스럽게 걸어다니면서 화산이 영원이 잠들어 있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였다.

 

블로그 운영자는 에트나에 올라간 적이 있었다. 겨울이었는데 산 정상은 화산 연기를 내뿜고 있었고 화산 입구 주변에 쌓인 눈은 연기에 녹아내리고 있었다.

 

어떠한 위험경보나 대피경보는 내려지지 않았고 산 정상 등산로만 통제하고 있었다.

 

내 눈에 이러한 침착한 행동은 다년간의 경험과 습관에 의한 것으로 비쳤고 화산이 이곳 사람들 인생의 한 부분이지 않나 싶었다.

 

에트나를 오르면서 재미있게 바라보았던 것은 마그마와 포도밭 경계선이다. 화산 입구에서 뿜어져 나온 마그마가 천천히 하강하다가 온도가 식으면 하산을 멈추는데 그때 만들어진 경계가 포도밭 고도 한계선과 일치한다.

 

에트나 포도농가들은 그 경계선을 화산과 밭의 벽으로 삼아 포도밭 가꿀지 말지를 결정한다. 포도밭 한계선은 해발 9백~ 1천 미터인데 마그마의 분출량과 식는 온도에 따라 변한다.

 

불카노 토양은 와인에 매우 이로운 토양이다. 화산재와 마그마가 기반 토양(점토와 석회석)과 섞이고 굳어지면 응회암을이룬다.

 

이탈리아는 응회암을 투포 불카니코tufo vulcanico라 분류하는데 보습력과 투습력이 좋고 마그네슘, 칼륨, 철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다.

 

이탈리아 주요 불카노 와인 지역을 지도에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이탈리아인들은 화산지역에 적합한 토착품종을 개발해 지역특산물로 특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앞 지도에 나온 지역명 밑에 품종명을 표시했으며 각 품종명은 와인 이름으로도 쓰인다.

 

 

 

 

알리아니코 aglianico 품종은 응회암과 궁합이 잘 맞는 품종이다. 2대 불카노 지역 말고도 남이탈리아 전 지역이 알리아니코 와인 산지임을 자처한다.

 

해안지역은 발랄하고 산도가 높고 숨김없는 알리아니코 와인으로, 구릉지는 검붉은 과일, 꽃봉오리가 붉은색이 나는 꽃의 향기를 피운다. 타닌이 묵직하고 긴 여운은 매력적이다.

 

불카노 토양이 원산지인 알리아니코는 화산의 독특한 자연 혜택을 등에 업고 다른 알리아니코가 결코 추종할 수 없는 풍미와 장기숙성력을 과시한다. 타우라시, 알리아니코 델 타부르노, 알리아니코 델 불트레가 그러하며 일명 3대 docg급 와인으로 불린다.

 

알리아니코는 3천 년 전부터 이탈리아에서 재배되고 있는 장수 품종으로 그리스인들이 들여왔다고 전해진다. 그 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알리아니코의 어원에 있으며 '그리스로부터'란 뜻을 지닌  ellenico에서 왔다.

 

알리아니코는 레드 와인 중 타닌 함량이 높기로도 유명한데 타닌은 자연 방부제로 와인의 수명과 관련 있다. 15년 전에 양조된 와인이 지금 마시기 적당할 정도로 시간과 정성을 많이 들여야 하는 품종이다. 그러나 애쓴 만큼 꼭 퀄리티로 보답을 하는 보은의 와인이다.

 

 알리아니코 델 불트레 와인

 

바실리카타주의 시그니처 와인이다. 바실리카타는 생소한 지방이나 유네스코에 등재된 마테라 Matera가 속하는 주다. 마테라에가면 동굴주거지 내부를 개조한 와인샵이나 레스토랑 방문을 추천한다. 마테라의 토속와인 맛을 마테라 경치와 함께하는 기쁨을 꼭 누려보시길... 

 

마테라의 옛 주거지. 일명 사씨라고도 하는데 응회암을 파서 만든 동굴주거지와 응회암 벽돌로 쌓은 주거지로 나뉜다

마테라에서 서북방향으로 한 시간 거리에 불트레산이 있다. 불트레 산은 7형제봉의 형상을 하고 있고 울창한 숲 때문에 여름 휴양지로 알려졌다.

 

불트레는 13만 년 전에 분출한 적이 있고 이후 한 번도 화산활동이 없는 휴화산이다. 최고봉은 1403m이며 두 개의 칼데라 호수가 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알리아니코가 이탈리아에 전달된 직후부터 알리아니코 산지로서 명성을 3천년 넘게 유지해오고 있는 불트레 지역. 비결은 무얼까!

 

첫 번째로 바람을 둘 수 있다. 산등성이가 드러난 부분은 풍력 발전기 장치로 덮혀 있을 정도로 바람이 분다. 남이탈리아의 강렬한 태양과 화산토의 검은빛이 땅 표면 온도를 달구지만 바람이 지표온도를 떨어트린다.

 

8월 초인데 날씨는 건조하고 초가을처럼 쌀쌀하다. 서늘한 날씨는 알리아니코한테는 영양제나 다름없다. 알리아니코는 앞에서 말한 대로 타닌이 많다. 그 타닌이 제대로 완숙하지 못하면 와인을 만들었을 때 쓴맛과 떫은맛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불유쾌한 맛을 줄이고 타닌의 특기인 매끄러운 식감을 끄집어내려면 포도나무에서 천천히 익어야 한다. 보통 10월 중순이면 자연적인 완숙 시기인데 해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여름이 습기 차고 추우면 완숙기는 11월 말까지 연장된다고 한다. 알리아니코는 타닌 완숙이 평생 맛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오크 숙성이 필수다. 타닌은 오크와 접촉을 하면서 날카로움을 잃고 산미와 결합하여 원만한 풍미를 갖게 되며 장기 숙성력을 얻게 된다.

 

알리아니코 델 불트레 시음 노트

 

Cantine del Notaio 와이너리 Aglianico del Vulture Superiore  2014

짙은 루비 색깔이 돈다. 딸기, 라즈벨리, 체리, 말린 제비 향의 신선한 향이 피어나다가 감초, 삼나무, 정향, 후추향이 뒤따른다. 타닌 결이 매끄럽고 경쾌한 산도와 밸런스가 세련됐다. 맛의 농축이 짙고 구조가 탄탄해 보디감이 빼어나다.

칸티네 델 노타이오의 알리아니코 와인들

Paternoster 와이너리 Aglianico del Vulture Superiore 2013

 

잔에 따르자마자 흙 향기와 알코올 기운이 확연이 느껴진다. 20분 후 다시 향기를 맡으면 또렷하고 농후한  흑 자두, 체리, 타바코, 후추, 계피향을 피운다. 타닌이 힘차게 혀에 와 닿으며 뒷 맛을 매끄럽게 감싼다.

드라이한 맛이 나지만 입안이 마르는 느낌은 없다. 현재도 마시기 무난하지만 10~15년 후에는 원숙미로 풍성함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파테르노스터 사장과  알리아니코 와인들

 

라벨 정보

이탈리아 와인 규정에 등록된 공식 와인 명칭

Aglianico del Vulture Superiore DOCG

Aglianico del Vulture DOC

 

DOCG등급인 경

허용 품종  알리아니코 100%

숙성기간  Vecchio  타입은 3년(오크 숙성기간. 최소 12개월)

             Riserva 타입은 5년(오크 숙성기간)

알코올 농도 최소 11.5도~최대 14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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