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이탈리아 토착품종

와인과 얽힌 짧은 이야기들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20. 10. 9. 19:13

본문

흔히들 이탈리아는 토착품종의 천국 또는 토착품종의 박물관이라 한다. 누구는 토착품종이 5백 종류다 어떤 이는 1천 종도 넘는다 둥 의견이 분분하다. 내가 아는 바에 따르면 둘 다 맞다.

 

이렇게 품종수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는데는 이탈리아 토착품종을 정의하는 방식의 차이에서 온다. 현재 이탈리아 토착품종은 두가지로 나누어 정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이탈리아 농림부에서 관리하는 토착품종 목록에 등록된 토착품종을 들 수 있으며, 2020년 8월 달 기준으로 535개다. 우리가 시중에서 구매가 가능한 이탈리아 와인들은 대부분 여기에 등록된 토착품종으로 만들어진다.

 

두 번째는 첫 번째 경우에서 제외된 품종들로 대략 5백 여종이 넘는다. 예를 들면 개인이 텃밭에서 취미로 포도를 키우는 경우로 개인 목적으로 만든 와인은 타인판매가 불법이다.

 

다른 예는 이탈리아 토착품종 연구소에서 연구목적으로 재배중인 품종들이다. 연구소는 품종 연구가 주 분야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이탈리아 토착품종 분야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연구소는 품종의 유전자 분석 후 품종유전자 지도를 제작하고 상업목적으로 와인 양조에 적합 여부를 판단한다. 일단 적합하다 판단되면, 관련기관(이탈리아 농림부)에 토착품종 목록에 올리기 위한 등록 절차를 진행한다. 앞서 말한 첫 번째 정의에 속하는 품종들은 두 번째의 절차를 무사히 마친 검증된 포도라 보면 된다.

 

만일, 내가 이탈리아에서 와이너리를 개업한다고 가정해보자. 외국인 투자가 활발한 토스카나주를 후보지로 선택했다고 치자. 먼저 포도밭과 양조장 후보지로 매매로 나온 기존 와이너리를 인수할지 아니면 새로운 후보지를 물색할지를 정한다. 이것 못지않게 중요한 품종 등록부에서 토스카나 주가 허용하는 토착품종 목록을 뒤져봐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와인이 네비올로나 바르베라 라 해도 토스카나에 이걸 마음대로 심을 수는 없다. 네비올로, 바르베라는 피에몬테주 등록품종이라 상업목적 재배는 금지되어있다. 무엇보다 내 자본을 들이고 애써 만든 와인이 가족식탁과 친구 선물용으로 밖에 쓰일 수 없는 낭패를 당하고 싶지 않으면 허용품종 파악은 필수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