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테누타 산귀도(산 귀도 와이너리)와 사시까이아

토스카나와인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13. 2. 20. 17:57

본문

                                                                                                    사이프러스 가로수 길

                                                                                                                                    

                                                                             산귀도 예배당에서 볼게리로 가는 길 양쪽에

하늘찌를 듯 두줄로 서있는 사이프러스

마치 젊은 거인처럼

힘차게 일어나 내게 달려온다.

 

이시는  조수에 카루두치(Giosue’ Carducci, 1835~1907, 이탈리아의 시인) 쓴 것으로1887년에 발표한 새로운 서정시집(Rime Nuove)”  산 귀도 예배당 앞에서(Davanti San Guido)” 란 시편의 첫 구절이다. 성년이된 시인은 기차를 타고  (볼로냐)으로 돌아가는 중 차창 밖으로 지나치는 산귀도 예배당(Oratorio di San Guido)’과 그 우측에 줄지어있는 사이프러스 가로수 길 (Viale dei Cipressi)’을 보면서  문뜩 떠오른 유년기의 추억을 시로 읊은거다. 이 시로 카루두치는 190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고 시인의 시상을 자극했던 위 장소는 일약 유명해졌다.


위의 낭만적인 장소는 볼게리(Bolgheri : 토스카나주의 수도 피렌체에서 서쪽으로 약 100 km정도 가면  서해안Mar Tirreno’이고 여기서 아우렐리아 가도를 따라 남쪽으로 20km 더 내려가면됨)의 명소지만 마을 입구에 있는 예배당은 특별히 신경을 곤두세우고 찾지않으면 지나쳐버릴정도로 소박한 건물이다. 이 예배당은 대리석으로 지은 8각형 건물이고12세기에 (11016~1134) 살았던 귀도 디 우고리노(Guido di Ugolino)’란 은둔자를 추모하기위해 세워졌다. 이 은둔자는 말년 40년동안 두문불출하고 동굴에서만 지냈고 자신의 죽음을 예견해  은둔자가 미리 만들어논 관에서 죽은채로 발견되었다.


                                                                                             산 귀도 예배당


1700년대 이 지방의 Della Gherardesca 귀족가문이  은둔자의  숭고한 삶을 기리고자 조그만 예배당을 세우기로 했고  내부의 장식은 그 당시 유명한 석공인 Romolo Della Bella에게 맡긴다. 은둔자의 예배당은 예전과는 전혀다른 새로운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기로 결심한 마리오 인치사(Mario Incisa)’에 영향을 주어 그의 와이너리를 은둔자의 이름인 '귀도'로 부르게 된다.

 

사이프러스  가로수가 시작되는곳에 위치한 Cantina Sassicaia (사시까이아 와이너리)를 따라  볼게리 성(Castello di Bolgheri)까지 약 5km의 길은 200년 수령인  2500여 그루의 사이프러스나무가 만들어내는 나무터널이다. 시인처럼 기차를 타지는 않지만 자동차를 타고가는것만으로고 시인의  유년시절로 돌아가는 기분이 든다. 어린 카루두치 처럼  뛰어놀다가 피곤해지면 천천히 걸어보고 싶은곳이다.



                                                                                 사이프러스 길에 서있는 사시까이아 와이너리 푯말

 


시인이 작고한 후23년 뒤에(1930) 피에몬테주 로케타 타나로마을 출신 마리오 인치사(Mario Incisa)’후작은 카스타녜토 카루두치대영주의 딸 크라리체( Clarice della Gherardesca)와 결혼한다. 후작은 결혼 후 부인에게 상속된 영토에 정착하기로 하는데 그의 증조할아버지가 하던  포도품종 연구를 계속하기로 결심했기때문이다. 그의 증조할아버지 레오폴도(Leopoldo Incisa)는 열렬한 포도품종 수집가이자 연구자였는데 그는 연구결과를 모아 일반원리(Nozioni generali,1845) 설명과 이성(Descrittivo e ragionato,1869)’ 이란 제목으로  저서를 발표한다. 특히, 그는 보르도 와인의 주요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과 카베르네 프랑을 이탈리아에 처음으로 도입한 인물로 알려져있다.


다음은 와인21.com 에 2012년 8월 3일에 게재되었던 본인의  '사시까이아 신화와 수퍼투스칸' 기사의 내용을 보충,요약한 내용입니다.

http://www.wine21.com/11_WineNews/winenews03_view.php?SelUno=6241&page=5&increment=0


                                                                                                                                   마리오 인치사 후작


증조할아버지의 영향에 따라 마리오후작은 카베르네품종을 이탈리아에서도 재배해 보르도 수준에 못지않은 와인을 만들려고 했다.

크라리체와 결혼하기전에도 로케타 타나로에 있던 가문 농지에서 카베르네 재배를 시도했었지만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못했고 새로 정착한 토스카나에서 재 도전을 꿈꾼다. 먼저, 그는 보르도스타일 와인을 생산하려면 보르도와 비슷한 토양을 발견하는게 중요하다 생각해 땅 물색을 시작하는데  사이프러스 가로수길에서  멀지않은곳에서 후보지를 찾는다. 다름아닌 카스티리온첼로(Castiglioncello)마을에 있는 사시까이아란 밭이다.


                                                                                                 사시까이아 포도밭



그가 발견한 사시까이아(Sassicaia)는 이탈리아어로  자갈=sassi이란 뜻처럼  자갈이 지천이었고 위치도 해발 350미터라  그의 꿈에 날개를 단격이 되었다. 그러나 옛날부터 이곳은  티레노 서해 바다가 멀지않아 소금기 묻은 짠 바다바람 불어와 좋은 와인 생산에 방애물이 된다는 불신이 퍼져있었다.

 

확신과 자신감에 차있던 마리오후작은 1944년 첫 카베르네품종을 심었고 보르도 방식대로 가지치기와 품질기준 미달되는 포도송이를 과감히 잘라냈고 그당시에 통속적으로 와인을 대형 보테에서 숙성하는것을 무시하고 225리터 바리크를 사용했다. 포도밭과 양조장에서 일으킨 그의 과감한 시도는 질보다는 양 그리고 올 해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을 다음해에 마시는 것으로 당연시 하던 대부분의 이탈리아인들에게 거부감을 일으켰다.


1948년 부터  1960 년 까지 생산된 사시까이야 와인은 후작과 절친한 친구들만 마셨고 아직 양조기술이 완벽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와인은 거칠고 투박했었다. 후작은 매년마다 몇 병씩 가려내 따로 보관했고 이 와인들이 시간이 지나면 맛과 향이 더 훌륭해지는 것을 알아냈다. 긴 실험기간이 끝나고 1968년 드디어 인치사 가문 문장 라벨을 달고 사시까이아와인이 공식적으로 세계무대에 선을 보였다.



                                                                                    인치사 가문 문장이자 사시까이아 와인 라벨



사시까이아 데뷰는  그당시의  보르도의 카베르네 소비뇽 런칭과 필적하는 대대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1978년 런던에서 열린Cru Classe’ di Bordeaux 블라인드 테스팅에서 보르도와인을 제치고 우승했고 1985년에는 이탈리아 와인으로는 처음으로 로버트 파커로 부터 100점 만점의 100점을 받는등 쾌거를 이뤄 일명 수퍼투스칸의 전설을 탄생시킨다. 테누타 산귀도의 사시까이아 와인 성공으로  그라다마코, 마끼올레, 오르넬라이아 같은 후발자가 청운의 꿈을 품고 이곳으로 몰려든다.



                                                                                        
                                                                                        테누타 산귀도의 대표와인'사시까이아'



수퍼 투스칸 신화를 이룬 사시까이아 와인은 포도잔에서는 어떤기적을 만들까

오렌지껍질색이 도는 짙은 점도의 와인은 촘촘하게 잔 벽을 타고 내리며 풍만한 부케가 무한발산될 수 있음을 예고한다. 작은 빨간색 꽃과 과일향, 피망, 바닐라향, 다양한 향신료 향기가 예감이 맞았음을 확인시켜준다. 부드러운 타닌과 뜨거운 알코올기운 그리고 적절한 구조에서 느껴지는 벨벳감촉이 혀를 부드럽게 감싸준다. 사시까이아의  진수는 와인이 적절한 숙성기에 도달할때까지 조급함이 없이 기다릴 줄 아는 인내자에게만 주는 기다림의 선물이다.



                                                                                

                                                                                                       테누타 산귀도 와이너리 외관



* 미니 용어 상식: 수퍼투스칸

이탈리아 와인규정(DOC)의 모호함과 유연성 결여로 인한 일종의 자구책의 산물이다. 사시까이아 이후 볼게리에서 생산된 와인들은 그 당시 이탈리아 규정에서 인정하지않는 외래품종(카베르네, 메를롯..)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등급에 포함될 수 없었다. 그래서 테이블와인으로 팔려나갔고 이들의 주소비국인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자기들이 마시는 와인의  품질에도 불구하고 생산국가 와인규정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는것에 혼란스러워했다. 이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된 이탈리아 정부는 임시방편으로 테일블와인의 세련된 표현(?)수퍼 투스칸이란 새 단어를 급조한다.  

 

이후에도 수퍼투스칸 생산자들은 품질개선에 힘써 DOCG급 수준에 오르게 되자 1990이탈리아 와인규정 위원회는 뒤늦게나마 임시회의를 소집했고 이들이 제대로된 평가와 보호를 받도록 한다. 1994년 볼게리DOC로 승격되었고  2001  사시까이아 전설을 낳은 동명포도밭만 따로 구분 → 인정해  볼게리 사시까이아DOC(Bolgheri Sassicaia DOC)’로 부르게했다. 이는 이탈리아 등급역사상 특정 단위포도밭(single vinyard)을 규정내에서 인정한 예다.



  발 디 코르니아( Val di Cornia )와인과 볼게리(Bolgheri) 와인(2)    http://blog.daum.net/baeknanyoung/47  에서 계속됩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