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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뤼 바롤로를 포기할지라도 품질은 지킨다-마솔리노 와이너리

와이너리 방문기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22. 5. 7.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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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솔리노(Massolino) 와이너리는 마솔리노 가족이 운영하는 패밀리 와이너리입니다. 포도밭 관리부터 양조, 숙성, 사무까지 가족들이 도맡아 하고 있어요. 

 

마솔리노 와이너리의 정식 이름은 Azienda Agricola Vigna Rionda Massolino로 조금 길어요. Azienda Agricola는--> 와이너리, Vigna Rionda는--> 리온다 포도밭이란 뜻을 갖는 이탈리아 단어입니다. 비냐 리온다는 바롤로 와인 규정이 정해 놓은 절차에 따라 네비올로 재배, 양조, 숙성, 병입 과정이 이루어지는 170개 포도밭 중에 하나입니다. 밭 면적은 좁지만 마솔리노를 포함해서 9군데 와이너리가 나눠가지고 있어요. 

 

비냐 리온다는 1930년대 마솔리노 가족이 와인에 발을 들여 놓은 후 첫 번째로 구입한 밭 입니다. 토질이 비옥하고 언덕 형세가 좋다 보니 가족은 비냐 리온다에서 자란 포도만을 따로 골라내 바롤로(싱글 빈야드)를 만들어 왔답니다. 포도밭 토질이 표출하는 고유 풍미를 끌어올리려고 내린 결정인데요. 그래서 비냐 리온다는 마솔리노를 와인 세계에 각인시킨 아이콘 바롤로로 올라섰고 가족들한테는 정신 지주나 마찬가지죠.

프랑코 마솔리노

지난 4월 중순에 이곳을 찾아갔는데 프랑코 사장님이 맞이해주셨어요. 너무 의외라 놀랬어요. 예전에 몇 번 간적이 있지만 그때마다 사장님이 외출 중이라  항상 직원들이 맞아주었거든요. 사실 나를 놀라게 만든 진짜 이유는 사장님이 미남이라 그랬어요. 얼굴을 보느라고 시음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얘기는 안 비밀 ㅋㅋㅋ

지금의 와이너리 건물은 2015년에 완공했어요. 테라스에 올라가면 발 밑으로 멋진 포도밭 경치가 펼져지죠. 건물은 별로 크지 않지만 양조장과 숙성실은 널찍합니다. 지하실의 큼직한 공간은 첨단 기술로 작동되는 발효통, 압착기가 열을 맞춰 서있어요. 마치 지상의 아담한 집을 거대한 지하실이 지탱하고 있는 구조예요. 

 

항상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곳은 역시 오크 숙성실이죠. 커다란 오크실이 두 군데나 있어요. 중앙 컴퓨터가 온도, 습도를 최적으로 조절하는데요. 와인한테는 적당한 기온이나 사람 피부는 소름이 돋을 만큼 서늘해요. 지금은 내부가 조용하고 적막하나 8월 말에 수확철의 막이 오르고 장비들이 풀가동되면 셀러는 기계 소음과 발효향으로 넘치겠죠.

 

드디어 시음타임. 사장님이 2018년은 수확한 네비올로 품질이 원하는 수준에 한참 미달해서 싱글 빈야드 바롤로 생산을 취소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클라시코 바롤로만 만들었는데 클라시코 바롤로는 여러 밭에서 자란 네비올로를 블랜딩해 만든 와인이고 베이스 바롤로 아니면 수식어 없이 그냥 바롤로라고도 해요.

 

마솔리노의 스타 바롤로인 마르게리아(Margheria), 비냐 리온다(Vigna Rionda). 파라파다(Parafada) 싱글 빈야드는 2018년도는 건너 뛰어야 할 것 같아요. 와이너리 품질유지 차원에서 일부러 안 만든 거래요. 개별 바롤로를 포기하는 대신 이 밭들을 블랜딩 해서 오직 하나의 바롤로로 담았어요. 개별 밭의 여러 장점을 모아놔서 조화미가 월등하답니다.

 

2018년 클래식 바롤로(위 사진의 맨 오른쪽)은 장미, 제비꽃, 라벤다, 오렌지, 유칼립투스, 넛맥 향이 매혹적이었어요. 산미가 강렬하고 유연한 질감을 지닌 타닌이 입안에 매끄러움을 남겨요. 매끈함 속에는 단단한 조직이 숨어 있고 타닌의 힘도 도사리고 있어요. 입안에 머금고 있으면 화사하게 꽃 향기가 퍼져요.

시음실안 벽에 걸려있는 가족사진

<마솔리노 가족 이야기>

1896년 1세대인 조반니 마솔리니가 와인양조를 처음 시작했어요. 그때는 지금 건물이 아니고 여기서 50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허름한 건물 안에서 가내 수공업식으로 소량씩 만들었다고 해요. 조반니의 자녀인 주제페와 안젤라는 명당자리를 찾아다니면서 밭을 조금씩 사들였다고 해요.

 

그러다가 1930년대에 접어들면서 주제페의 아들들이 가업을 이어받고 이때부터 마솔리노는 성장에 가속력이 붙었다고 하내요. 이들 형제가 미래의 아이콘 와인을 낳는 마르게리아, 파라파다, 비냐 리온다 밭을 인수한 장본인들입니다.

 

1990년대에 4세대인 프랑코와 로베르토가 물려받았는데 둘 다 양조학을 전공한 와인 명인입니다. 그들은 학교에서 배운 현대 양조법과 가족이 1백 년 넘게 축척해 온 양조 비법을 결합시켜 마솔리노 스타일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어요. 프랑코와 로베르토 형제는 2006년에 파루씨(Parussi) 크뤼를 인수했고 이로서 마솔리노는 총 42헥타르 면적을 지닌 중견 와이너리로 거듭납니다.

 

마솔리노를 대표하는 바롤로는 4종류에 바르바레스코 2종이 있어요. Doc급 와인은 돌체토 달바, 바르베라 달바, 랑게 네비올로가 있으며 화이트로는 랑게 리슬링과 랑게 샤르도네, 모스카토 다스티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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