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접근성이 뛰어난 바롤로 와이너리 한 군데를 소개할게요. 소르도 조반니라는 곳인데 따로 성만 빌려서 소르도 와이너리라고도 불러요. 이곳 방문을 강추하는 이유는 먼저 지상 12미터 아래에 있는 셀러 경치가 장관이고요. 다음은 찾기가 쉽다는 점이에요.
소르도는 11개의 마을로 이루어진 바롤로 와인 지역에서,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카스틸리오네 팔레토란 마을에 소재하고 있어요. 대부분의 와이너리는 가급적이면 포도밭 가까이에 있으려는 성향이 있는데 그러면 양조장과 포도밭이 근접하게 되어 신선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기가 훨씬 수월해져요.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와이너리가 언덕에 있게 마련인데 소르도의 건물은 평지에 있어요. 물론 포도밭은 해발 높이가 3백 미터가 넘는 언덕에 있지요.
그러면 소르도 와이너리를 방문하기 전에 잠시 소르도 가족 소개와 무엇이 소르도 와이너리를 찾게 만드는 비결인지 잠시 알아보기로 할게요.
<소르도 가족 소개>
소르도는 8군데 바롤로 마을과 베짜 달바 마을에 53헥타르 크기의 포도밭을 소유하며 병 수로 계산하는 연판매 실적이 38만 병인 중소규모 와이너리다. 그러나 소르도가 항상 그랬던 건 아니다. 소르도 가족이 와인 양조에 손을 대기 시작한 때는 1912년이며, 1.5헥타르 포도밭이 딸린 조그만 농가에서 출발했다. 현재 와이너리를 경영하고 있는 조르조 소르도의 조부인 주제페가 시작한 양조업은 가내 수공업 규모였으나 그의 아들 조반니가 가업을 이어받은 후 전문적인 와이너리로 거듭난다.
조반니가 가업에 뛰어들었을 때는 이탈리아에 산업화 유행이 농촌을 휩쓸던 때와 겹치며 농부들은 땅을 헐값에 처분하고 도시로 떠나던 시기였다. 조반니는 입지조건이 뛰어난 바롤로 밭들을 사 들이기 시작했고 이렇게 인수한 밭들은 8군데 마을에 달한다. 후에(2010년) 이 밭들은 MGA로 지정되면서 금싸라기 밭으로 변했다. 참고로 MGA는 바롤로 와인 규정이 정한 자연조건에 맞는 일종의 크뤼 밭 체계로 바롤로 지역에는 188개의 MGA 밭이 있다.
한편으로 조반니는 밭의 고유가치를 높이기 위해 한 밭에서만 자란 네비올로를 수확해 양조했다. 이른바 싱글 빈야드(MGA 등록된) 바롤로를 만들기 위한 기본요건이며 이와 더불어 침용 기간을 최소 30일로 늘렸다. 침용이란 알코올 발효할 때 파쇄된 껍질과 포도즙을 서로 접촉한 상태로 놔두어 껍질에서 아로마와 폴리페놀 성분을 얻는 과정을 말한다. 침용 기간이 길수록 질 좋은 타닌과 아로마를 얻게 된다. 또한, 바롤로 와인이 부드러움과 숙성력을 얻기 위해서는 오크숙성이 필수 과정인데 소르도는 오크 재질과 사이즈를 슬라보니아산으로 교체했다.
현재 경영 고삐는 조반니의 아들인 조르조가 쥐고 있으며, 소르도는 싱글빈야드 갯 수 만으로 봤을 때 바롤로 와이너리 중 제일인자다. 싱글빈야드 바롤로가 8종, 싱글 빈야드 리제르바가 6종, 클래식 바롤로(여러 군데 포도를 블랜딩 한 바롤로) 1종을 선보이고 있다.
<와이너리 투어>
소르도 와이너리 지상층은 현대적인 인테리어로 장식된 시음실과 와인 샵이 마련돼 있다. 시음실은 널찍 쾌적하며 한쪽 벽을 유리 소재로 만들어 시음하면서 바깥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지하층은 바롤로 숙성실로 사용하는데 중앙을 차지하는 빈 공간을 중심으로 4개의 터널이 교차하고 있다. 3개의 터널은 135개의 슬라보니아산 대형 오크통으로 채워져 있다.
네 번째 터널은 좁고 긴 데 벽을 타고 지하수가 흘러나온다. 이렇게 연중 축축한 벽은 셀러 내부의 습도를 자연적으로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셀러와 지상층을 연결하는 복도는 모두가 탐 낼만한 보물로 채워져 있다. 즉, 벽을 따라 움푹 들어간 벽감이 늘어서 있는데 벽감마다 바롤로 올드 빈티지로 채워져 있다.
<와인 스타일>
소르도 조반니는 스푸만테, 화이트, 레드와인, 스위트 와인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또한, 다양한 시음 패키지를 운영하는데 이것은 다음 포스팅에서 소개하겠다. 블로그 운영자는 바롤로 3종류를 포함한 7종의 영 와인을 시음했다. 테이스팅 느낌은 우아하고 섬세하며 각자 고유한 개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일관된 스타일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소르도의 아이콘 와인인 바롤로는 붉은 꽃과 과일 아로마를 피우며 타닌 질감이 매우 유려하다. 구조가 탄탄하며 적당한 무게의 보디감도 지녔다.
특히, Doc급인 네비올로 달바 비냐 마조레는 ( Nebbiolo d'Alba Vigna Maggiore) 와인은 세련된 아로마와 타닌의 구조를 지녀 바롤로 감성을 지닌 가성비 좋은 와인으로 시음 강추한다.
바롤로 Barolo Docg 2017
8군데 마을 8군데 밭에서 수확한 네비올로를 블랜딩 해 만들었다. 포도나무 수령은 최소 10살에서 최대 40살이다. 슬라보니아산 보테에서 24개월 숙성했다. 라즈베리, 장미, 바이올렛, 민트, 향이 조화롭다. 미디엄 보디의 부드러운 질감과 산미가 예리하다. 타닌은 순한 떫은 맛을 내며 적절한 긴장감도 준다.
바롤로 로케 디 카스틸리오네 Barolo Docg Roche di Castiglione 2016
석회석과 사암이 혼합된 이회토양이 주는 단단함과 26개 월 슬라보니아산 오크 숙성이 선사하는 세련됨이 결합했다. 남성적인 힘과 여성적인 우아함 등 다중적인 개성을 보여준다. 바다내음, 장미, 라벤더, 감초, 너트 맥, 오렌지 껍질 향이 지속적으로 피어오른다. 타닌의 힘이 입안에 번질 때 모든 감각의 몰입감이 증폭된다. 촘촘한 구조를 유연한 질감이 감싸고 있어 실키한 매력이 돋보인다.
바롤로 리제르바 페르노 Barolo Riserva Docg Perno 2009
몬포르테 달바에 소재하는 싱글빈야드로, 네비올로가 심어진 경사면은 남동향을 바라보며 해발고도는 270~400미터다. 토양에 철성분이 섞여있어 와인에 독특한 미네랄 풍미를 준다. 짙은 루비색을 뚫고 오렌지빛 섬광이 비친다. 감초, 금속, 바이올렛, 호도, 타바코, 말린 꽃 향 등 복합미가 뛰어나다. 부드러운 타닌과 예리한 산미가 멋진 콘트라스트를 발한다. 입안에서 묵직함과 강건함이 동시에 작용하는 풀바디를 보여준다.
소르도 와이너리를 여행하고 싶다구요. 후회없는 여행 준비를 하려면 와이너리 평가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https://blog.daum.net/baeknanyoung/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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