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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와 예술의 만남을 축하하는 한정판 와인

롬바르디아 와인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22. 1. 3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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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셀러에 가끔 내려가서 와인 유통기한을 확인한다. 장기 숙성에 적합한 와인은 맛이 변질될 염려가 덜해서 빈티지(수확연도)를 자주 확인 안 한다. 이러한 와인들로는 바롤로, 바르바레스코, BDM, 타우라시, 에트나 로쏘를 들 수 있다.

 

숙성력이 5년 이내인 아로마 보존 기간이 짧은 와인은 변질되기 쉽기 때문에 자주 점검한다. 되도록 빨리 열어야 와인변질로 인한 금전손실을 막을 수 있고 무엇보다도 멋진 기회에 쓸려고 아껴놨는데 막상 그날 개봉했더니 와인이 상해 버려야 했던 악몽을 피할 수 있다. 정기점검을 할 때 구석에 쳐 박혀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 와인이 없는지 주의해야 한다 .

 

이번에 셀러에서 시음절정기를 맞은 와인을 골라냈다. 발칼레피오 로쏘(Valcalepio Rosso Doc)란 레드와인인데 발칼레피오 언덕이 원산지인 와인이다. 발칼레피오는 롬바르디아주 동부에 위치하며 1970년대부터  보르도 스타일 와인 산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 와인은 한정판 와인이라 나에게는 각별한 와인이다. 2016년 빈티지 중 1천 5백 병을 선택해 고유번호를 붙였다. 내 와인에 부여된 고유번호는 1437번이다. 와인 라벨과 비슷한 분위기의  케이스에 담겨 있어 특별한 느낌을 준다. 라벨은 와인 정보전달에 집중하는 기존의 라벨과 달리 장식적인 면이 부각되었다.

 

 라벨은 2019년 9월 14에서 10월 21일까지 열렸던 Arte di Moda, 즉 실제 열렸던  '패션의 예술' 회화전 포스터를 사용했다. 베르가모에 소재하는 아카데미아 카라라 Accademia Carrara미술관이 주최했는데 회화전 콘셉이 독특해서 미술계와 패션계로 부터 동시에 주목을 끌었다.

 

미술관이 소장하는 회화 컬랙션과 구찌 Gucci사가 디자인한 스카프와 매칭을 시도한 것. 구찌 스카프는 1960~1970년대 전설적인 디자이너 빗토리오 아코르네로(Vittorio Accornero)가 디자인했다. 구찌 시절 약 70여 개의 실크 스카프를 디자인했는데 그 당시 여성 셀럽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여겨질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레이스 켈리, 제클린 케네디, 소피아 로렌이 그의 열성적인 고객이었다고 전한다.

 

그의 스카프 중 36점은 예술성이 높아 각종 전시회에도 자주 초대받는데 이번 Arte di Moda 전시회는 미술관 그림의 주제나 모티브가 스카프와 일치하는 것을 선택해 세트로 선보였다. 예를 들면 조반 바티스타 모로니의 "레뎃티 가문의 소녀(1570~1573년 작, 아래 이미지 참고)"그림 밑에 코랄 빈티지 feulard vintage coral란  스카프를 나란히 두었다. 매칭 이유는 소녀가 입은 드레스 모티프와 스카프 디자인이 흡사해 보이기 때문이다(자세한 소식은 블로그 운영자가 쓴 와인 칼럼을 참고 http://www.wineok.com/298605)

 

(좌) 레뎃티 가문의 소녀 사진출처 (좌)https://www.lacarrara.it/catalogo/81lc00175/     (우)빗토리오 아코르네로의 코랄 스카프 https://vault.gucci.com/it-RO/product/vintage/

   

와인병이 너무 예쁘고 귀한 아이템이라 와인은 마시고 병과 케이스는 보존하기로 했다. 와인 테이스팅 시음노트를 옮기면 아래와 같다.

 

 

                                                                     시음노트

와인 이름 : Valcalepio Rosso Doc 2016

와이너리: Cantina Sociale Bergamasca

품종: 메를로 60%+카베르네 소비뇽 40%

알코올 도수 :13%

알코올 발효 및 숙성 방법: 10월에 따로  수확한 포도를 알코올 발효와 침용을 8~10일간 했다. 발효를 마친 와인을 블랜딩 해서 프랑스산 보테 25 헥터 리터에서 9개월 숙성한 뒤  병입 해서 3개월 안정을 취했다.

 

짙은 루비색이 돌며 잔을 흔들면 와인 눈물 간격이 천천히 흐르나 간격은 촘촘하지 않다. 처음에는 조개껍질, 후추, 체리, 카카오, 흑연, 스모키 향기가 스며 나온다. 카베르네의 매콤한 향과 달콤한 과일향이 그윽하다.

 

구조가 단단하고 빈틈없으며 타닌이 젊다. 보디는 묵직하며  떫은맛이 느껴지나 전체적으로 질감이 매끄럽다. 20분이 경과한 후 블랙베리, 타바코, 흙 향기 같은 원숙한 향기가 잔 주위에 흐른다.

 

전체적으로 향기의 집중도도 뛰어나 타닌의 긴장감이 와인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좀 더 기다렸다 마시면 타닌 결이 더 유연해지고 좀 더 복합적인 향기가 추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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