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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보르도 스타일 와인의 기수, 레 코르네(Le Corne)와이너리

롬바르디아 와인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20. 11. 7.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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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코르노 와이너리의 상징 라 토레 La Torre, 중세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레 코르네 와이너리는 거의 무명에 가까웠다. 그러다 2016년 새 양조가를 영입한 뒤 혜성같이 떠오르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오랫동안 내공과 연륜을 쌓다가 때를 만난 물고기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양조가  마씨모 지고라(Massimo Gigola)씨는 새  직장에 오기 전에 다양한 와이너리에서 경험을 쌓았다. 마씨모가 레 코르네에 오자마자 계획한 일은 유기농 와이너리로 전환하는 거였다.

 

레 코르네 소유의 포도밭 22헥타르와 올리브 밭 13헥타르를  4년 간에 걸쳐서 토질 개량 작업을 벌인 후 현재는 70%의 밭이 유기농법으로 재배되고 있다. 10종류의 와인 중 8종이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올해 초에는 이탈리아의 저명한 와인 저널리스트로부터 레드 와인 부분에서 Top dei Top(top of the top)을 수상했다. 이 저널리스트들은 매년 이탈리아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1백 군데 와인 생산자와 와인을 발굴해서 소개한다. 올 해로 18주년을 맞이 했는데  중소, 극소, 신생 와이너리가 대상이다.

 

Top of the top을 받은 와인은 2018년 산 Vento Fermo Cabernet Franc이다. 유기농 와인이며 아황산을 첨가하지  않았다. 이 와인의 시음 소감은 포스팅 끝에 올려놨다.

 

와이너리 숙성실. 프랑스산 바리크(225리터 크기, 일반 와인병 750ml 기준으로 300병  정도에 해당하는 와인이 들어 있다

레 코르네 와이너리와  발칼레피오 와인

북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 외곽에 위치한다. 베르가모에서 시속  90km 속도로 30분 정도 북쪽으로 가다 보면 높이가 1백~5백 미터 대인 발칼레피오 언덕에 도달한다. 이 언덕 배후에는 알프스 봉우리가 연이어 있는데 마치 알프스가 언덕을 감싸 앉고 있는 형상이다.

 

발칼레피오는 위도가 45도인데도(중국의 만주지역과 비슷한 위도) 불구하고  포도재배와 올리브 나무가 무성한 이유는 알프스가 방풍 구실을 하고 있어 북풍 폭탄이 피해 가기 때문이다.

 

발칼레피오 언덕은 로마시대 때부터 와인 산지로 꾸준히 알려졌다. 하지만 19세기 초 필록세라 해충이 포도밭을 휩쓸고 간 뒤 상당수의 포도나무가 고사당해 면적이 급감했다. 그러다 1960년대에 대대적으로 포도밭 복구와 품종 개선 사업이 있었다. 이후 필록세라 이전의 밭 면적을 회복했고 카베르네 프랑,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샤르도네, 피노 그리조 등의 국제 품종이 심어졌다.

 

반세기가 지난 후 발칼레피오 언덕은 이탈리아의 손꼽히는 국제 품종 와인 산지로 성장했다. 이곳의 와인들은 등급으로 지정되어 원산지 보호를 받고 있으며 다음과 같다.  발칼레피오 DOC, 테레 델 콜레오니DOC, 베르가마스카 IGT

 

와이너리 명칭인 레 코르네(Le Corne)는 발칼레피오 언덕에 분포돼 있는 암석을 뜻한다. 석회석과 모래가 단단히 굳은 바위층으로 이것이 풍화된 토양은 투수성이 뛰어나다. 비가 내리면 신속하게 지하에 스며드는데 포도 뿌리는 습기를 찾으려고 땅 깊숙이 뿌리를 내린다.

 

코르네 암석은 농사에만 유익한 게 아니라 언덕 일대의 좋은 건축재가 된다. 베르가모 시내에 지어진 유서 깊은 건물이나 성벽과 성문, 도로 등이 코르네로 지어졌다.

 

레 코르네의 상징, 라 토레( La Torre) 탑

 

와이너리 양조장과 포도밭은 그루멜로 델 몬테(Grumello del Monte) 마을에 위치한다. 건물은 이 지방 전통에 따라 코르네로 지어졌다. 마을의 원래 지명은 볼데시코 였다고 하는데  불분명한 이유로 지명이 현재 명칭으로 바뀌었다. 1355년에 쓰인 문서에 따르면 스키아바 포도농사가 활발했고 마을은 세 군데 농장이 전부였다고 전한다. 

 

와이너리의 전신은 규모가 제일 크고 농산물 생산량이 많은 농장이었다.  와이너리 로고로 쓰인 라 토레는 중세 때 건물로 주위의 동정을 살피던 망루였다. 길고 좁은 내부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데 계단 끝은 시음실 통로와 연결된다.  날씨가 맑은 날은 시음실에서 베르가모 도심 경관이 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다.

 

1. Vento Fermo Merlot  Bergamasca Merlot IGP

2018빈티지, 메를로 100%, 알코올 13.5%.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6개월 숙성. 아황산 무첨가(리터당 10그램 미만. 포도 자체에 포함된 자연 아황산)

 

Vento Fermo(벤토 페르모)는 바람이 멈춘 곳이라는 뜻. 붉은색이 나지만 잔을 기울이면 잔 주위 와인은 보랏빛이다. 금방 딴 체리, 자두 향이 신선하다. 매콤한 후추와 피망 향이 나며 은은한 제비꽃 향이 뒤따른다. 산미는 혀에 닿는 순간 상큼함이 입안에 퍼진다. 타닌은 혀를 잠시 긴장시킬 정도로 느껴지며 보디감도 적당해 젊은 와인의 발랄함을 만끽할 수 있다.

 

2. Vento Fermo Cabernet Franc Bergamasca Cabernet Franc IGP

2018 빈티지, 카베르네 프랑 100%, 알코올 13.5%.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8개 월 숙성. 아황산 무첨가(리터당 10그램 미만)

 

전체적으로 루비색이 돌지만 보랏빛 섬광이 내비친다. 체리, 자두, 석류향이 경쾌하게 올라온다. 후추와 피망 향이 매콤하며 아니스 향이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산도는 신맛이 중간 정도이며 다채로운 맛이 퍼진다. 와인은 어리지만 타닌은 제법 성숙한 와인이 선사하는 잘 짜인 구조감과 매끄러움을 갖는다. 맛이 다채롭고 개별 맛을 구별해 낼 만큼 농도가 짙다.

 

3. Corne Bergamasca Rosso IGP

65% 메를로 , 35% 카베르네 소비뇽. 알코올 15.5%. 품종을 구별해 알코올 발효를 한 후 프랑스 오크에서 18개월 숙성했다. 숙성이 끝난 후 저온에서 블랜딩 했고 병 숙성을 했다. 와이너리의 시그니처 와인이다.

 

Corne는 포도가 재배된 토양을 말함. 라벨의 이미지는 도니제티 극장의 박스석을 단순화했다. 2019년 Decanter Award에서 동메달, 2020 비엔나 AWC에서 금메달, 2020 브뤼셀 와인 품평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짙은 검붉색이 돈다. 잔 벽을 타고 내리는 와인의 눈물에서 끈적함과 알코올의 뜨거움이 전달된다. 리큐르에 끓인 검붉은 자두, 체리와 바닐라, 초콜릿이 풍만하다. 달콤한 아니스, 후추, 피망, 잔디, 민트 향이 매혹적이다. 묵직한 보디감과 탄탄한 구조감이 입 안 전체를 감싼다. 15.5도의 알코올은 와인이 목을 지나 갈 때의 매끄러움으로 남는다. 경쾌한 산미는 타닌과 잘 결합해  조화로운 맛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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