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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진주 속에 숨은 달콤함 - 모스카토 디 스칸조 스윗트 와인

롬바르디아 와인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17. 11. 28.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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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붉은 색의 달콤함을 맛보았다.

'달콤함'이란 단어 앞에 '검붉은 색' 단어가 온 건 그동안 다른 색의 달콤함에 익숙했기 때문이 아닐까? 달고 맛있으면 되지 색이 뭐 그리 중요하단 말인가. 색은 무죄이기 때문이다.


검붉은 빛 달콤함의 주인공은 바로 '모스카토 디 스칸조(Moscato di Scanzo)' 와인이다. 품종 이름이기도 하며 이 품종을 전량 사용해서 만든 와인의 이름이기도 하다. 18세기 러시아의 신고전주의 건축물의 설계와 건축에 커다란 기여를 한 이탈리아 출신 건축가 "자코모 꽈렌기(Giacomo Quarenghi)"가 예카테리나 여제한테 헌정했던 와인이었으며 영국왕실이 매년 구입하는 와인이기도 하다.


모스카토 디 스칸조 와인의 달콤함이 유럽 왕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풍부한 아로마를 발산하는 건포도의 달콤함에서 온다. 원료가 되는 포도 색깔 때문에 흑진주라 불리게 된 '모스카토 디 스칸조' 와인은 지구 상에서 '스칸조로샤테(Scanzorosciate)'마을과 주변에 가꾸어진 31헥타르의 포도밭에서만 재배되는 포도로만 만든 희귀 와인 이기도 하다. 스칸조로샤테는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군(Bergamo Province)에 위치하며 주변에는 발칼레피오(Valcalepio) 언덕의 아름다운 경치로 둘러싸여 있다.


모스카토 디 스칸조는 9월 말에서 10월 중순 사이에 수확하는데 보통 1헥타르(3025평)의 포도밭에서 7톤 정도의 양을 거둔다. 수확된 포도는 '첼라(Cella, 건조실)'로 옮겨진 후 수분 증발과 건조가 이루어진다. 보통, 건조는 21일 이상 걸리는데 포도의 1리터당 잔당량을 측정했을 때 검출된 양이 280g이 되면 잔당이 적정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고 곧바로 양조장으로 보내진다. 양조장에 운반되자마자 압착기에 보내진 후 포도를 압착하는데 이때 추출되는 포도주스의 양은 포도를 막 수확했을 때 포도 무게의 30% 정도밖에 않 된다.



모스카토 디 스칸조는 발효하기 전에 잠시 포도껍질과 접촉시켜 색깔과 탄닌 성분을 추출한 후 발효된다. 이 품종은 아로마가 풍부하기 때문에 이를 보존하기 위해 스테인리스 스틸 용기에서 숙성을 한다. 2년 숙성된 와인은 375ml 사이즈 병에 병입 되어 판매된다.


내가 '모스카토 디 스칸조'의 달콤함을 처음 맛 본 건 'Il Cipresso'란 와이너리에 갔을 때였다. Il Cipresso 와이너리는 4헥타르의 포도밭을 소유하며 2005년부터 이 와인을 생산해 왔다. 와이너리 이름의 뜻은 사이프러스 나무인데 이름처럼 와이너리 경내에 들어섰을때 사이프러스가 반갑게 우리를 맞아주었다.



내가 건물에 들어섰을 때 와이너리 직원들은 매우 분주해 보였는데 이유를 물어보니 9월 말에 수확한 포도의 건조가 막 끝났기 때문에 내일(10월 말) 포도를 압착할 거라 했다. 한 달 여 건조한 포도 알맹이는 검은콩처럼 탱글탱글했고 표면에 주름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터진 곳 없이 건강해 보였다.


모스카토 디 스칸조는 어릴 때는 적색과일, 감률류, 향신료의 향기가 은은히 풍겨 나오며 병 속에서 오래 숙성하면 사루비아,계피, 과일시럽,키니네(키나 나무 껍질) 향으로 변한다. 그러므로 이 와인의 향과 맛을 온전히 알려면 잔에 따른 후 최소 15분 놔두어 산소와 접촉시킨 후 시음한다. 또한, 포도주스를 껍질과 침출 했기 때문에 달콤함에 스며나오는 탄닌의 변화도 놓칠 수 없는 묘미다.


Il Cipresso 와이너리의 시음담당자는 팔색조 같은 모스카토의 특성을 보여주기 위해 다음 처럼시음을 준비했다. 2013년, 2014년 빈티지의 버티칼 시음과 2012년 빈티지의 세 종류 시음인데 이와인들은 병입한 시기가 달라서 그에 따른 와인이 표현하는 미묘한 개성을 알 수 있게 함이였다.


(1)모스카토 디 스칸조 2014(2017년 5월 병입): 짙은 벽돌색이 돌며 이 색깔은 산조베제로 만든 '오끼오 디 페르니체' 빈산토와 흡사하다. 선명한 장미, 자두, 계피의 향이 연달아 피어오른다. 1리터당 80g 의 잔당에서 오는 단 맛은 유질감과 풍부함이 느껴지며 산미와 탄닌의 씁쓸함이 단 맛의 강도를 감소시켜 준다.


(2) 모스카토 디 스칸조 2013: 조청 색, 잔에 따른 후 10분 지나자 체리, 자두, 키니네, 쓴 오렌지 향이 나다가 사루비아, 발삼 향기로  바뀐다. 포도나무에서 열매를 따먹을 때처럼 포도의 신선하고 달콤한 즙이 입안에 터진다. 1리터당 90g의 잔당에 누그러들지 않는 또렷한 산미가 싱그러우며 보디감이 사뭇 강건하다.


<아래의 세 종류의 와인은 빈티지는 같지만 병입 한 시기는 다르다>


(3) 모스카토 디 스칸조 2012 (2017년 6월 병입): 유칼립투스,자두, 키니네, 계피향 계열의 복합적이며 발전된 향이 난다. 코로 향기를 맡은 뒤 음식을 먹었을때 처럼 향기와 맛의 요소가 일치한다. 병입 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타닌은 혀를 베듯이 날카롭다.


(4)모스카토 디 스칸조 2012(2016년 병입): 잔 중심은 어둡지만 잔 주위로 갈수록 루비색으로 바뀐다. 발삼, 사루비아, 유칼립투스,장미향, 계피향이 올라온다.1리터당 80g의 잔당은 시럽처럼 달고 끈적한 느낌이 나지만 동시에 신맛이 단맛을 희석시킨다.


(5)모스카토 디 스칸조 2012 (2015년 병입): 점도는 마치 조청 엿이 잔 벽을 타고 흐를 때처럼 짙다. 향과 맛 모든 면에서 안정적인 느낌이 든다. 영롱하고 투명한 색깔과 끓인 자두,계피, 유칼립투스, 사루비아,오렌지 등 달콤하면서도 톡 쏘는 향이 조화롭게 난다. 탄닌이 섬세하고 보디감이 강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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