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트러플과 돼지감자>
앞의 것은 세계 3대 진미에 들고, 뒤의 것은 서민음식으로 통하는데, 격이 하늘과 땅인 음식이 요즘 피에몬테 레스토랑 메뉴에 나란히 등장한다.
화이트 트러플이야 워낙 귀한 맛이니 생략하고 돼지감자만 잠시 말하고 싶다. 이탈리아 말로는 토피남부르 topinambur라 하는데 겨울철 피에몬테 별식이다.
한국에서 쓰임을 찾아보니 천연 인슐린이 풍부해 당뇨식으로 권하거나 아니면 사료용으로 쓰인다고 한다.
칡, 도라지, 흙 냄새가 나고 식감은 감자와 비슷한데 식감이 덜 퍽퍽하다. 이곳 사람들은 아티촉 향이 난다고 하는데 내 코는 그 향기는 한 번도 못 맡았다.
주로 전채요리에 오르는데 먼저 찌고 으깬 돼지감자를 컵 형태로 모양을 잡는다. 그 위에 더운 소스를 끼얹는다. 내가 먹어 본 소스 중 가장 어울리는 맛은 치즈 퐁듀와 피에몬테식 마늘+엔초비 소스인 바냐 카우다 다.
평범한 식재료라 정말 셰프의 손맛에 따라 맛의 진가가 좌우된다.
퐁듀와 곁들이면 솜사탕 같은 식감이 나고 치즈맛이 뿌리 냄새를 중화해 준다. 반면 바냐 카우다와 먹으면 서로 강한 맛이 충돌해 개별 향이 더 진해진다.
내 입맛에는 엔초비의 비릿함이 만나면 고소함이 배가 되는 것 같다. 어떤 고급 레스토랑은 돼지감자에 트러플을 뿌린다고 하는데 그건 좀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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