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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오네티(Chionetti) 와이너리 방문 후기

와이너리 방문기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21. 2. 1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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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오네티의 오너. 와이너리 니꼴라 끼오네티(Nicola Chionetti)

작년 1월 한 시음회에 가서 우연히 끼오네티(Chionetti) 와인을 만났다. 끼오네티 시음 테이블에 유난히 시음 대기 줄이 길었다. 돌리아니 와인과 바롤로 와인을 맛보고 난 후 그 이유를 알았다.

 

돌리아니(Dogliani) 와인: 돌체토 품종 100%의 레드와인. 돌리아니는 지명이며 돌리아니 주변에서 재배된 돌체토 품종으로 만들었을 때 이 명칭을 얻는다.

 

끼오네티의 돌리아니는 내가 그전까지 알고 있으며 경험해왔던 돌체토 와인과는 거리가 있었다. 딸기, 라즈베리 같은 신선한 과일향을 피우며 산뜻한 산미와 적당한 타닌이 조화를 이루는 마시기 편한 와인이라는 고정관념 이었다. 그러나 끼오네티는 좀 더 꽃 향기가 두드러졌고 종류가 더 되었다. 한마디로 돌체토의  붉은색깔 옷을 입은 원숙한 네비올로라 할 수 있겠다.

 

시간이 나면 한 번 방문해서 돌체토 와인에서 네비올로 개성이 느껴지는 이유와 나의 그 느낌이 맞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드디어 일년만에 벼르던 그 기회가 왔다.

시음실 내부

끼오네티 와이너리

 

바롤로 지역 최남단에 있는 몬포르테 달바 마을에서 10km 떨어진 곳에 돌리아니 도시가 있다. 끼오네티 건물과 포도밭은 돌리아니 중심가에서 약간 벗어난 발디베르티 (Borgata Valdiberti) 마을에 자리 잡고 있다. 건물은 산 루이지 포도밭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이곳에서 수확된 돌체토로 끼오네티의 시그니처 와인이 나온다.

 

돌리아니는 바롤로 지역과 마찬가지로 랑게에 속하지만 품종 구성이나 포도밭 배치가 좀 다르다. 바롤로 지역은 언덕 경사면이 남동, 남서, 정남을 보고 있으며 해발은 최저 200미터, 최고 450미터 선을 넘지 않는 밭을 최고의 밭으로 여긴다.

 

대부분의 바롤로가 될 네비올로 밭은 이런 조건들을 충족한다. 이 기준을 벗어난 곳에는 돌체토나 바르베라를 심는 게 관행이다. 돌리아니도 최고 밭의 기준은 비슷하나 네비올로 대신 돌체토를 심는다.

와이너리의 본사. 보이는 건물은 양조장과 시음실 입구다.

끼오네티는 1912년에 창립한 이후 돌리아니 와인 생산에 전념해오고 있는 돌리아니 와인의 고수다. 끼오네티 가족을 얘기할 때 뀐토 끼오네티(Quinto Chionetti, 2016년 작고)로 부터 시작해야 맞다. 2013년도에 끼오네티 경영을 맡게 된 니콜라의 할아버지다.

 

뀐토 할아버지는 1988년에 있었던 충격에서 벗어나, 어려움에 직면했을 뻔한 와이너리를 정상 괘도에 올려놨다. 사고가 났던 해는 아들이 경영을 맡은 후 와이너리가 승승장구하던 시기였는데 그만 교통사고로 아들과 손녀딸을 한꺼번에 잃었다. 할아버지는 이미 경영을 아들에게 맡긴 지 오래였고 포도밭을 돌보고 있었다. 유일한 손주인 니꼴라는 너무 어렸다.

 

2013년, 성년이 된 니꼴라한테 경영을 맡기고 2016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니꼴라(대표사진)는 25살이 되던 해에 돌리아니 시장에 선출되어 이탈리아 최연소 시장을 기록해 화재가 된 적이 있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 돌리아니가 네비올로 개성을 갖게 된 이유는 간단했다. 산 루이지 포도밭 토양성분과 지질 역사가 고품질 네비올로가 나오는 토양과 거의 일치했기 때문이다.

 

산 루이지 토양

 

산 루이지(San Luigi)밭은 끼오네티의 모체이며, 밭 고도에 따라 세 군데로 나뉘며 구분된 밭 단위로 돌리나이를 만든다.

토양은 레퀴오 지형(Lequio Formation)에 속한다.

 

Dogliani San Luigi 해발 200~400미터에 위치하며 수령은 35년이다.

Dogliani Briccolero 끼오네티의 크뤼 밭으로 브리꼬레로는 해발 300~400미터의 언덕이다. 포도 수령은 35년이다.

Dogliani San Luigi Vigna La Costa 브리꼬레로 언덕 정상에 해당된다. 수령은 65년

 

레퀴오 지형. 사진제공 Chionetti

레퀴오 지형(Lequio Fomation)

<형성시기 1천3백만 년 전~ 1천1백만 년 전. 마이 오세기> 돌리아니및 랑게 지역을 덮고 있던 파다나 만은 수심이 4백~5백 미터로 깊었다. 해저는 요동이 자주 일어나 모래를 일으켰고 해저에 침식된다. 점토와 미사 등 입자가 곱고 가벼운 물질은 해저에 가라앉았다. 모래는 딱딱한 사암으로 굳었고 미사와 점토는 석회석과 섞이면서 석회석 층을 이룬다. 두 개의 층은 샌드위치 모양으로 퇴적했다. 파다나 만이 물러났고 바닥이 드러 낳고 이것이 세라룬가 달바 언덕이다.

 

이토양을 랑가 암석(Pietra di Langa)이라고도 하며 예전에는 엘베지아노(Elveziano)토양이라 했으나 최근에는 세라발레로 명칭을 바꿨다. 세라룬가 달바, 몬포르테 달바 동부, 돌리아니 일부지역이 해당된다. 레퀴오 지형은 엄격하고 타닌이 강직하며 장기숙 성력이 뛰어난 와인에 적합하다.

 

시음 노트

Chionetti Dogliani San Luigi 2019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알코올 발효와 숙성했다. 딸기, 장미, 제비꽃 향기가 발랄하다. 타닌은 떫은맛이 적고 산미는 예리하다. 니꼴라의 말에 따르면 10년 숙성력을 지닌다(끼오네티 가족의 보관 기록에 따르면).

 

Chionetti Dogliani Broccolero 2019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와 시멘트 용기에 나누어서 알코올 발효를 했다. 와인의 대부분은 시멘트 용기에서 숙성했으나 일부는 대형 오크 용기에서 숙성한 다음 블랜딩 했다. 알코올 농도 13.5도. 숙성기간 15년.

 

체리, 라즈베리, 자두 같은 달콤한 과일향이 피어오른다. 우아한 제비꽃, 감초향, 민트향이 복합미를 더한다. 산도는 생동감 있으면서도 적당하게 신맛이 난다. 타닌은 촘촘하고 잘 짜여진 구조에서 오는 단단함이 돋보인다. 미디엄 바디감에서 오는 묵직함과 아몬드의 쌉쌀한 여운이 오래 남는다.

 

Chionetti Dogliani San Luigi Vigna La Costa 2017

20~30 헥토리터 사이즈 오크통에서 2년 이상 숙성했다. 숙성기간 20년.

 

체리 머멀레이드, 민트, 오렌지 껍질, 감초 향이 선명하다. 약간의 젖은 흙과 아니스, 타임 같은 허브향이 감미롭다. 타닌은 떫은 맛이 느껴지나 결은 부드럽다. 단단한 구조에서 오는 긴장감이 감돈다. 알코올은 적당하고 다른 맛 성분과 밸런스를 잘 갖추고 있다.

 

바롤로 생산자로 등장

고인이 된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생전에 바롤로 와인 생산이 꿈이었다. 산 루이지 밭에서 다 년간 네비올로를 가꾸면서 바롤로 생산자가 되는 소망을 품어왔다. 2015년 니꼴라는 바롤로 세 군데에 포도밭을 인수하는 데 성공하면서 가족의 꿈을 실현한다.

 

이미 바롤로는 시판되고 있으며 첫 빈티지임에도 불구하고 호평을 받고 있다. 1세기의 넘는 와인장인으로서 갈고 닦은 실력은 바롤로에서도 발휘되는구나 싶었다.

 

니꼴라한테 왜 바롤로 생산에 뛰어들었냐고 장난 섞인 질문을 했다. 물론, 가족의 오랜 염원 이기도 했지만 그 염원 뒤에는 어떤 동기가 있을 것 같았다.

 

니꼴라 왈: 오랜 고객들이 바롤로 와인을 찾기 때문에 고객 차원에서 바롤로 생산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바롤로 생산자들한테서도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바롤로 고객들이 스푸만테(스파클링 와인)와인을 찾아서 고객관리 차원에서 스푸만테를 생산한다고....

끼오네티 바롤로는 모두 3종류로 사진 왼쪽부터 Barolo Roncaglie(라 모라에 있는 밭), Barolo Parussi(첫 빈티지 2016, 카스틸리오네 팔레티), Barolo vigna Pianpolvere(첫 빈티지 2015, 몬포르테 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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