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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로 네그로 & 필리(Angelo Negro & Figli) 와이너리 방문후기

와이너리 방문기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21. 2. 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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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너리 숙성실. 1670년에 지은 건물

2월 1일 자로 이탈리아 대부분의 주가 옐로 존으로 내려갔다. 봉쇄조치의 가장 낮은 단계인 옐로 존을 맞이하면서 다음 조치가 나오는 15일까지는 이동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주(Regione) 경계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서 말이다.

 

요즘 나의 신조는 레드 존으로 다시 바뀔지 모르니 색깔이 바뀌기 전에 "최대한 현재를 즐기자"다. 그래서 도시간 이동제한이 느슨할 때 지인들 만나서 수다 좀 떨고 평상시에 찍어둔 와이너리도 가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오늘은 몬테우 로에로(Monteu Roero) 마을에서 3세기 넘게 굳건히 와인을 만드는 네그로(Negro) 가족을 만나보러 갔다. 네그로 가족이 경영하는 와이너리는 가족 성을 빌려 '안젤로 네그로 & 필리(Angelo Negro & Figli)라 지었다.

숙성실 벽에 그려진 프레스코화. 와이너리의 로고이기도 하다. 프레스코에 있는 글은 다음과 같다. "1670년에 아우디노의 아들 조 도미니코 네그로가 소유한다 Gio Dominico Negro Figli Audino 1670

와이너리 건물과 밭이 있는 몬테우 로에로 마을은 토리노(북이탈리아 피에몬테주 주도)에서 차로 50분, 알바에서 20분 거리에 있다. 와이너리 건물은 1670년에 지어졌으며 현재는 피에몬테 농가 스타일로 개조했다. 건물이 막 지어졌을 때 포데레 페르다우딘 농장이라 부르기로 했고 지금도 옛 이름 그대로 부른다.

 

네그로 가족이 이 농장을 소유했음은 1664~1670년에 작성된 몬테우 로에로 토지 대장부에 기록돼있다. 지하 숙성실에 내려가면 옛날에 가족이 그려 넣은 프레스코화에도 똑같은 내용이 써져 있다.

 

19세기 말까지 농장은 여러 농산물을 가꾸었는데 포도는 여러 농작물들 중 하나였다. 그러다 20세기 초 안젤로 네그로(Angelo Negro)가 성인이 되자 농장을 와인 위주로 개편했고 주변의 포도밭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역토착 와인인 바르베라, 네비올로, 돌체토, 아르네이스에 집중하기로 한다.

 

그리고 '안젤로 네그로와 그의 자녀들이 운영하는 와이너리'라는 뜻의 Angelo Negro & Figli로 상호를 바꾼다. 안젤로 네그로의 아들 조반니가 사업을 이어받으면서 규모가 커지고 로에로 와인 전문생산자로 거듭난다. 면적이 70헥타르(21만 평)로 늘었으며 3세기 축적된 네비올로 와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2천 년에는 바르바레스코, 2012년에는 바롤로 와인을 출시했다.

2천년에 접어들면서 네그로 가족이 도전한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와인들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와인이 나오는 지역은 안젤로 네그로 와이너리가 있는 로에로에서 불과 20km 떨어져 있다. 재배품종도 로에로처럼 바르베라,네비올로, 돌체토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네그로 가족이 이곳에 진출하기로 결정하고 포도밭을 사려고 하자 현지인들은 매우 냉담했다고 한다.

 

그냥 로에로에 있지 왜 남의 동네를 기웃거리냐는 뒷담화도 들렸다고 한다. 3세기 와인 전통을 갖고 있으며 로에로 와인의 거장이지만 다른 새 동네에서 냉대를 받았다.  네그로 가족은 신속하게 기후와 토양, 토착품종 간의 상호관계를 파악했고 노하우와 접목시켜 비록 새 와인이지만 와인이지만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현재 와이너리는 조반니와 아내, 4자녀들이 경영하고 있으며 자녀마다 담당 분야를 맞고 있다. 가브리엘레 네그로는 포도밭 담당, 안젤로 네그로는 양조가, 에마누엘라 네그로는 회계와 사무, 주제페 네그로는 영업을 맡고있다.

 

몬테우 로에로에 있는 본사 외에도 바르바레스코에 카시나 바사린(Cascina Basarin), 바롤로에 카시나 바우다나 (Cascina Baudana) 와이너리를 소유하고 있다.

 

알코올 발효가 끝난 화이트 와인의 효모를 다 따라내지 않고 일부는 와인에 남겨두었다. 이스트는 바닥에 가라앉는데 마개를 열기 전에 흔들어 와인과 섞이게 한다. 브리오슈, 호두, 이스트 향이 은은하고 산미는 적당하다. 숭늉과 같은 구수한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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