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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롤로 크뤼밭을 직감으로 알다- 3D 바롤로 지도

와인과 얽힌 짧은 이야기들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21. 1. 4.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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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롤로 3D 입체지도. 바롤로 와이너리의 유용한 툴로 자리잡고 있다

 

바롤로 와이너리 투어를 하다 보면 한번쯤 보게 되는 3D 바롤로 입체지도.

 

몇 년 전만해도 3D 바롤로 지도를 구비한 와이너리는 흔치 않았다. 그러다 바롤로 와인이 나오는 포도밭의 위치를 직관으로 감을 잡을 수 있다는 이점이 알려지면서 와이너리의 반 이상이 3D 지도를 구비하고 있을 정도로 필수 툴로 자리 잡고 있다.

 

와인과 포도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바롤로 와인생산자들은 3D 입체지도에 애착을 보이고 있는데 이탈리아에서는 최초로  3D지도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자신들의 와인과 지역을 홍보하고 있다.

 

바롤로 3D 지도가 필수 툴로 자리잡은  이유를 알아보기로 하자. 지도의 축척률은 1:18,000로 정밀하다. 11군데 마을과 건물, 도로를 세밀하게 표시해놨다. 만일 이런 지도가 옛날에 존재했었고 불손한 의도를 품은 적의 손에 들어갔다면 바롤로 점령은 시간문제였을 정도로 정밀하다.

◈ 3D지도가 알려주는 것들

 

1. 바롤로 11군데 마을(코뮌, Comune)과 각 마을에 속하는 포도밭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170개에 달하는 포도밭은 고유의 색깔을 갖고 있으며 밭 이름을 표시해 놨다. 입체적이기 때문에 지형의 고저와 형태를 손 끝으로 느낄 수 있다. 

 

참고: 170개의 포도밭외에도 11군데의 코뮌(마을) 포도밭이 추가된다. 코뮌 포도밭은 지도에는 없지만 마을(코뮌)에 속한 포도밭 경내에서 재배한 포도만으로 만든 바롤로 와인이다. 예: Barolo Comune di Serralung d'Alba, Barolo Comune di La Morra, Barolo Comune di Castiglione Falletto....

 

2. 바롤로 지역은 사각형 형태를 갖추고 있다. 북쪽과 동쪽에 속한 언덕 고도가  낮고 남쪽과 서쪽으로 갈 수록 고도가 높아진다. 언덕, 계곡, 평지 구분이 선명하며 각 포도밭과 이를 연결하는 지방 도로가 표시되어 있다.

 

3. 170군데의 밭은 등고선이 그려져있어 밭의 해발고도를 한눈에 알 수 있다. 바롤로 포도밭은  최저 170m, 최고 540m 사이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4. 바롤로 지역은 바롤로 와인만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돌체토, 바르베라, 나스체타 등 다양한 토착 품종 와인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품종들은 지도의 백색 부분에서 재배되고 있는데, 바롤로 포도밭의 제한 고도인   170~540m를 벗어나거나 밭 방향이 서쪽이나 북쪽이다.

 

◈탄생 배경

 

바롤로 와인은 테루아 지향적인 와인이다. 극심한 경우는 밭이 같아도  밭고랑, 포도 열에 따라 풍미가 전혀 다른 바롤로가 나온다. 이를 바롤로의 세분화라 하는데 170군데의 포도밭이 표출하는 순수성과 개성은 천차만별이고 여기에 생산자의 양조 스타일과 해마다 작황 상황도 변수로 작용한다.

 

또한, 소비자의 입 맛이 예리해지면서 그들의 촉수는 테루아에 따라 변주하는 와인의 디테일에 열광하는 추세다. 바롤로 생산자들은 오래전부터 이를 파악했으며 패밀리 단위로 운영되는 극소 규모의 아티산 와이너리가 대부분인 바롤로 지역은 단일 밭의 특징을 발현하는데 집중해왔다.

 

 

◈바롤로 3D 지도가 완성되기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롤로 와인은 19세기 중반에 등장했다. 초창기 바롤로는 여러 포도밭에서 수확한 네비올로 포도를 혼합해서 양조, 숙성한 와인으로 다양한 밭의 조화로움을 추구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몇몇 와이너리는 개별 밭에서 나온 바롤로 와인을 출시해서 주목을 받았다. 칸누비, 로케 아눈지아타, 몬프리바토 포도밭은 바롤로 와인과는 별도로 명성을 누렸다.

 

레나토 랏티(Renato Ratti) 와이너리의 창립자인 레나토 랏티는 바롤로 11군데 마을을 돌면서 토양과 미세기후를 면밀히 조사했다. 1985년 조사 결과를 프랑스식 크뤼 지도에 접목시켜 1985년 "바롤로 크뤼 밭 지도"를 완성한다.

 

그의 지도는 매우 정교하고 정확했으며 1990년 슬로푸드(Slow Food)가 제작한 '랑게 포도밭 대형 지도(Atlante Delle Grandi Vigne di Langhe)'와 함께 바롤로 크뤼 밭 지도의 밑거름이 된다. 

 

2010년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와인 컨소시엄과 포도밭 지도 전문가 알레산드로 마스나게티와 공동 협찬으로 바롤로 크뤼 밭 지도를 완성한다. 이 크뤼 밭은 지리 명칭 추가(이탈리아어: Menzioni Geografiche Aggiuntive, 영어:Additional Geographical Definitions)란 공식 명칭으로 이탈리아 와인 규정의 승인을 얻는다.

 

지리 명칭 추가는 줄여서 MGA라 하며 일반 용어로는 크뤼 밭이다. 프랑스 크뤼 제도가 밭을 등급별로 분리했다면  MGA는 포도밭을 자연환경 기준에 의해 170여 개로 구분하고 지명을 부여했다. 지도를 제작한 와인컨소시엄 측은  포도밭은 테루아에 의한 구분이지 밭의 등급은 아니라는 공식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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