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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하나면 만병통치, 역사 속 와인 치료효과

와인과 얽힌 짧은 이야기들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20. 11. 30.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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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페 퀸타렐리의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2000 빈티지

와인과 올리브유는 역사가 깊고 약 효과가 검증된 안전한 치료약이다. 성경이나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와인과 올리브를 신의 세계를 연결하는 신성한 음식으로 표현했다. 또한, 인간의 생로병사를 치유하거나 통증을 완화시키는 명약으로 떠받들었다. 

 

와인은 생활 속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민간요법의 형태로 그리고 성직자, 귀족, 지식층은 와인의 치료 효과를 칭송할 정도로 맹신했다. 코비드가 옛날에도 존재했다면 과연 유럽의 조상들은 다른 병들을 치료할 때처럼 와인을 처방하고 복용했을지 궁금해진다.

 

이번 포스팅은 고대부터 근세까지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졌던 와인 치료와  와인의 긍정적 효과를 정리해 놨다.여기서 근세는 1858년으로 선을 그었는데 이때는 자연과 신의 영역이라 믿어졌던 인간의 신체와 기능이 체계적으로 밝혀지기 시작했고 현대의학이 서서히 등장하던 시대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이번 포스팅은 이탈리아 자료를 많이 참고한 관계로 이탈리아 사례가 많음을 양해 바란다.

 

성경 속 와인

식물은 생명과 다산의 상징이며 우수한 치료효과를 갖고 있다고 믿어졌다. 올리브는 노아의 대홍수 때 신과 노아가 맺은 평화 협정과 연관돼있어 신성하게 받들여졌다. 복음사가이자 의사였던 루카(Luca)는 올리브 열매와 포도로 제조한 토르나미라 발삼 연고를 발명했다.

 

노아는 와인을 즐기면서 9백 살의 장수를 누렸다. 구약의 잠언(31.7)은 '그들은 그것을 마시고 그들의 가난과 고통을 잊게 될 것이다'라 기록했는데 임종하는 이나 심장박동이 무거운 자에게 와인을 주라는 뜻이 담겨 있다.

 

고대사회

포도잎은 5각 형태이며 완전히 대칭을 이루고 있다. 지구 상 식물 중 이런 예는 많지 않으며 그래서 고대 수메르인은 포도잎을 '유사성의 마술'이라 칭하면서 신체의 상징으로 삼았다.

 

고대 이집트의 와인

파피루스는 와인이 치료제로 탁월함을 곳곳에 적어놨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해변에서 나오는 mareatico 화이트 와인은 이뇨 효과가 있고, 나일 삼각주 와인은 소화를 돕고, Tebaide 와인은 해열에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클레오파트라는  와인을 처세술에 이용해 성공한 첫 지구인이었다. 그녀는 애인인 율리어스 시저와 안토니우스를 Vinum Aquense 와인의 달콤함으로 유혹했다. 클레오파트라의 와인은 북이탈리아에서  이집트로 공수해온 포도를 이집트의 강렬한 태양에 건조한 포도즙을 발효해서 만든 와인임이 알려졌다. 사가들에 따르면 클레오파트라 와인은 북이탈리아 피에몬테 산 브라케토라 전한다.

 

클레오파트라는 와인 테라피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그녀는 매끈한 피부를 유지하려고  모스토(포도과즙과 껍질이 섞여있는 액체)를 몸에 마사지했다.

 

그리스 와인

그리스인은 적극적으로 와인을 약으로 받아들인 민족 중 하나다. Chio와인은 눈병 질환에 쓰였고,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아르카디아 지방에서 나오는 Taso와 Erea 와인은 남자의 성욕을 증진시키고 여자의 임신 가능성을 높인다고 알려졌다. 이와는 반대로 트리지나(Trezene)산 와인은 불임제로 쓰였고 아카이아 지방 와인은 임신중절에 좋다고 알려졌다. Taso마을은  효능이 정반대인 와인으로 알려졌는데 하나는 수면을 촉진하고 다른 하나는 불면을 일으켰다. 

 

금욕주의로 알려진 스토아학파 학자들도 육체의 평안함을 위해서 와인을 마시라고 추천하면서 와인은 슬픔을 멀리하며 정신병 치료에 좋다고 했다

 

그리스 음유시인 호메로스가 쓴 일리아드에서 네스토레 왕이 어깨 상처로 고통을 받고 있는 마카온을 보고 다음과 같이 충고했다. 먼저 양파를 먹고 신체의 회복을 돕고 산양치즈 가루에 적신 레드와인을 마셔라. 

 

• 전투를 앞둔 그리스 보병들한테는 질병 예방을 위해  와인을 수 리터씩 나누어 주었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와인은 육체와 정신건강에 두루 유익한데 이유는 와인은 땅의 혈액이기 때문이라 했다.

 

로마인의 와인

 

이 포스팅은 주로 이탈리아 자료를 참고했으므로 로마시대 사례가 많다. 로마인의 와인사랑은 각별했고 와인 치료법은 일상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여러 문서가 알려준다.

 

• 플루타르크 영웅전의 작가 플루타르크는  율리우스 시저는 전쟁터에 전염병이 돌자 군사들에게 와인 보급량을 늘이도록 조처했다.

 

• 로마시대 명의 갈레노스(Galeno)는 검투사가 심한 상처를 입으면 상처를 와인으로 소독했다. 식도 통증과 편도선염을 앓는 환자한테는 꿀, 감초 뿌리를 탄 와인을, 식도 위장염을 앓는 사람에게는 25년 숙성한 와인을 마시도록 했다. 미성년자는 와인 음주를 금지했다.

 

•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는 그의 작품 농경시(Georgica)에서 죽어가는 사람 입에 뿔을 넣고 와인을 부어 목을 적셔주면 살아난다고 했다.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부인 두르실라 리비아 여왕은 레초토 와인의 조상인 Ràeticum을 즐겨마셨다고 한다. 여왕은 장수의 비결을 이 귀족적인 맛을 풍기는 와인을 적당히 마셨기 때문이라 했다.

 

•박물지의 저자 대 플리니우스는 비음주자의 안색은 창백하고 기력이 부족하고 피곤을 자주 느낀다고 했다. 그는 와인의 효능을 신경안정, 소화와 식욕촉진, 몸을 따뜻하게 하고 슬픔과 불안을 감소시키며, 수면을 유도하고 구토증을 가라앉힌다로 들었고 비음주자는 이를 누릴 수 없다고 했다.

 

•이탈리아인들이 건배할 때 Prosit라 외치는 것을 들을 수 있는데 '와인은 유익하고 두루 좋다'란 뜻의 라틴어다. 와인잔에는 'Bibe vivas multis annis'를 새겨 넣었는데 '마셔라. 그리하면 장수한다'란 의미다.

 

•네로 황제의 주치의 디오스코리데는 와인의 나이별로 치료법을 정리한 것으로 유명하다. 영 와인(어린 와인)은 고기 소화를 도와준다. 하지만 늦게 마시면 악몽을 꿀 수 있으니 석식 때 마시지 말 것을 권했다. 꿀을 섞은 오래된 와인(숙성 와인)은 기침과 기관지염에 효염이 있다.

 

• 아우렐리오 코르넬리오 첼소는 그리스 와인에 소금을 섞으면 황달과 내장통증을 완하 시키고 파시토 와인(태양에 말린 포도로 만든 스위트한 맛의 와인)은 건강 회복에 좋다고 했다.

 

•산파올로 성인은 위장병과 불쾌감을 자주 앓고 있는 티모네에게 "물만 마시지 말고  와인을 타서 마셔라"라고 충고했다.

 

중세시대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전달한 병의 종류와 그에 대한 치료법, 계절별 와인 분류는 그리스, 로마시대는 물론 중세시대까지 전적으로 믿어졌다.

 

• 남이탈리아 캄파니아주 살레르노 지방 의과대학의 위생학 규칙(Regimen Sanitatis dellla Scuola Medica Salernitana)에서는 병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와인을 선발해 두 종류로 나뉘었다. 첫 번째 와인은 활달, 아름답고, 향기롭고, 신선한 어린 와인. 두 번째는 스푸만테, 맑고, 숙성을 오래 했고, 여리며, 숙성했지만 강직한 와인. 더불어 와인을 적당히 마시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파시토 와인(태양에 말린 포도로 만든 스위트한 맛의 와인)은 치료 효과가 탁월해 만능 약으로 쓰였다. 파시토 와인은 폐, 위장, 간에 좋고 혈액 성분을 강화시켜 종기, 구토, 기침, 천식을 다스리며 노인과 병자가 자주 음용하라고 했다.

또한, 여자의 육체를 풍만하게 한다.

 

로마시대에 융성한 와인 치료법은 중세시대 수도원과 교회, 병원에 전달되어 한층 발달한다. 와인은 영양실조자, 허약자, 산모나 임산부한테 좋으며 특히 수유모에게 추천되었다. 어떤 유모 고용 계약서에는  매일 3리터의 와인을 줘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었다.

 

• 아르날도 다 빌라노바(1240~1313)는 그가 지은 Leber De Vinis에서 최상의  와인 치료제는 아무것도 섞지 않은 화이트 와인이라 했다. 순수한 화이트 와인은 신체 각 부분에 와인에 포함돼있는 좋은 성분을 가져다준다고 했다. 특히, 말바시아와 모스카토 와인은 페스트와 발진티푸스 환자 치료에 효과가 뛰어나다고 했다.

 

근세 시대

•16세기 중반 교황 바오로 3세( Paolo III Farnese)의 식음료 책임자인 산테 란테리오( Sante Lanterio, 세계 최초 소믈리에로 알려져 있음)는 교황이 즐겨마시는 와인들의 특성과 약효를 기록에 남겼다. 기록에는 교황은 아침마다 Greco di Somma 와인으로 눈과 성기를 씻었다. 교황은 치아를  표백하기 위해  고은 흙과 모스카토 와인을 혼합한 물질을 진홍색 천에 묻혀서 이빨에 문질렀다.

 

• 의사, 연금술사, 주치의인 파라첼소는 Paragrano에 이렇게 남겼다. 간은 마시기를 원하며 와인을 요구한다. 그러므로 빈혈은 철이 함유된 와인으로 치료될 수 있다고 하면서 레드와인에 못을 담가 녹슬게 하면 된다고 했다.

 

• 사보이 왕실 주치의인 Baldassarre Pisanelli는 그의 저서 " Trattato De' Cibi e del bere"에서 와인은 희망을 갖게 하고 정신을 밝게 하며 용기를 주며 거만을 멀리하게 하여 인간을 아름답게 한다.

 

•1582년 토리노에 페스트가 창궐했는데 의사들은  페스트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예방차원에서 끼에리 마을 산 프레이사(Freise di Chieri) 레드와인을 마시라고 했다.

 

와인 치료법은 17세기 유토피아에도 등장한다.

• 토마소 캄파넬라(Tommaso Campanella)가 1602년에 저술한 Citta' del Sole(태양의 나라)에서  와인은 이렇게 묘사되고 있다. 태양의 나라에는 백 년, 삼백 년 된 와인과 리큐르가 담긴 병이 있다. 이것은 고질병을 치유하는 만능 약이다. 그래서 태양의 나라 주민들은 백 살, 백칠십 세, 극소지만 2백 년 장수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와인을 적당히 마셨으며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는 음주를 권하지 않았다. 여성과 성년은 물에 탄 와인을 마셨으며 50세 이상은 물에 희석하지 않은 와인을 마셨다.

 

•몰리제 지방은 약효과가 탁월한 틴틸라(tintilla)와인으로 알려졌는데 이 와인은 원래 스페인 자생 포도였다. 1821년 루이지 까를로 페데리치 수도원 원장은 수도원을 휴가차 방문한 Capece Zurlo 추기경의 건강에 대해 기록했다. 추기경은 위장병이 있어 틴틸라 와인을 항상 가까이 했다. 수도원에서 휴가를 취하던 중 몸이 많이 허약해졌는데 틴틸라 와인을 마신 뒤 회복했고 이전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1751년에 편찬된 Diderot & D'Alembert 프랑스 백과사전은 특정한 와인의 치료효과를 말하면서 추운 계절과 더운계절에 와인을 마시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기록했다.

 

•1858년 루이 파스퇴르는 발효 연구에 몰두하려고 아끼는 제자와 함께 Arbois저택에 은둔 결정을 한다. 그의 친구와 지인들은 파스퇴르에게 와인을 선물했다. 1866년 파스퇴르는 E'tudes Sur le Vin을 저술했고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적었다. "와인은 가장 건강하고 위생적인 음료다"

 

• 1869년 이탈리아를 통일한 이탈리아 왕국의 빗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왕은 심각한 폐렴을 앓았다. 왕은 곧 쾌유했는데 그의 주치의들은 왕의 빠른 쾌유에 대해 다음의 이유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왕은 병상에 있으면서 Oporto와인 여러 병을  벌컥벌컥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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