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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롤로 생산자들만의 화이트 와인

피에몬테와인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20. 10. 11.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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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로 마을 나스체타 와인 생산자들 연합 멤버들의 나스체타 와인

요즘 이탈리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화이트 토착품종을 알려드릴게요. 이탈리아 토착품종 목록에 18년 전에 등재되었고 시중에 판매된지는 한 18년밖에 안 된 신생 와인입니다.

 

나스체타 (Nas-cëtta) 와인인데요. 품종명과 와인 이름이 둘 다 같아요. 나셰타라고 부르고 아나스체타라고도 해요. 발음이 쉽지 않은데요. 저도 열 번 이상 듣고 발음 연습 한 뒤에 좀 자연스럽게 입안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어요 ㅋㅋㅋ

 

나스체타 포도

 

나스체타는 2백50년 전에 쓰인 기록은 북이탈리아 피에몬테주 토착품종으로 적혀있어요. 정확한 위치는 화이트 트러플로 알려진 알바 시 주변(랑게 지역)이 본산지예요.

 

앞에서 나스체타가 토착품종이라고 했는데, 토착품종이면 원산지에서 오랫동안 재배했고 마셨던 와인일 텐데 이제야 알려지게 된 이유는 뭘까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어요.

 

첫 번째 이유- 필록세라

20세기 초 필록세라가 이탈리아에 창궐하는데요. 필록세라는 미국산 포도나무에 기생하는 해충인데 미국산 포도나무가 여러 경로를 거쳐서 유럽에 전해집니다. 이 해충은 포도뿌리와 잎에 달라붙어 수액을 빨아먹는데요, 이 해충에 걸리면 나무는 영양실조에 걸려 고사하고 말지요. 나스체타도 이 해충을 피해 갈 수 없어서 농부들이 큰 타격을 입습니다.

 

두 번째 이유 -레드와인의 인기

본산지인 알바 주변 즉, 랑게 지역은 원래 레드와인이 발달한 곳이죠. 바롤로, 바르바레스코, 바르베라 달바, 돌체토 등 이탈리아 최대 레드와인 산지죠. 필록세라 피해로 면적이 줄고 잘 팔리지 않자 이곳 농가들은 나스체타를 뽑아 버립니다. 설상가상으로 198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바롤로 와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나스체타 밭은 네비올로가 심어집니다.

 

나스체타의 본산지, 나스체타 왼쪽의 하늘색 원 부분 참고

하늘이 도왔는지 구원의 손길이 나스체타에게 내립니다.

 

1990년 여기는 노벨로. 바롤로 와인으로 지명도를 높여가던 엘비오 꼬뇨(Elvio Cogno) 와이너리의 수석 양조가(후에는 와이너리 오너의 장녀와 결혼) 발터 피소레는 우연히 생산연도가 오래된 나스체타 와인을 시음합니다. 발터는 아카시아, 벌 꿀, 이리스, 페트롤의 매력적인 향기를 발산하는 나스체타의 매력에 끌립니다.

 

이 매력적인 와인은 자신의 와이너리가 소재하는 노벨로 마을 토착품종임을 알게 되죠. 발터는 나스체타 복원계획을 세웁니다. 그는 즉시 나스체타 품종 파악에 나섰고 노벨로 마을에 몇 그루 남지 않은 나무를 찾아 번식에 성공합니다.

 

한편, 나스체타 복원계획을 알게된 노벨로 마을 바롤로 생산자들은 동참을 하게 됩니다. 이후 나스체타 재배 면적이 늘어나고 와인판매에도 성공을 거둡니다. 잊혀졌던 와인이 다시 소생하다 보니 인기가 높아 랑게의 다수 와이너리들이 나스체타 와인 생산에 뛰어들었고 와인이름도 나스체타의 이탈리아식 발음인 나셰타로 더 알려지게 되죠. 그리고 2002년  랑게 나셰타(Langhe Nascetta DOC)의 원산지 등급을 얻게 됩니다.

 

▶여기서 잠깐, 나스체타 Nas-cëtta는 피에몬테 방언

노벨로 마을 나스체타 생산자 연합의 11명 멤버

 

나스체타 품종 복원 멤버인 발터 피소레 및 10명의 동료 생산자들은 노벨로 마을산이 본산지임을 주장했고 11군데 와이너리는  Produttori Nas-cëtta del Comune di Novello (노벨로 마을 나스체타 생산자 연합)연합을 결성합니다. 그리고 2010년  기존의 원산지 등급에서 따로 떨어져 나와 Langhe Nas-cëtta Del Comune di Novello DOC 란 새 원산지 등급을 승인받습니다.

 

<두 와인의 차이점>

Langhe Nascetta DOC

와인 생산지역은 랑게

나스체타 품종에 다른 품종 블랜딩 가능

 

Langhe Nas-cëtta Del Comune di Novello DOC

순수하게 나스체타 품종만으로 만듦

노벨로 마을에 한정

 

나스체타 와인 라벨로 알아보는 와인이름의 뜻

Langhe Nas-cëtta 와인이름

Del Comune  마을의

Di Novello 노벨로

노벨로 마을의 랑게 나스체타 와인이란 뜻이에요.

 

<나스체타 품종에 대하여>

유전자로만 봤을 때 네비올로의 먼 친척뻘이라고 하네요. 아로마가 진한 품종이며 와인 향기는 리슬링과 소비뇽 블랑을 합쳐놓은 풍미를 발산해요.

 

옅은 노란빛이 돌며 사과, 자몽, 서양배, 아카시아, 카모마일, 패트롤, 로즈마린, 사루비아의 향이 퍼지며 좀 더 시간이 지나면 구운 빵, 벌꿀,멜론, 패트롤의 감미로운 향이 곁들여져요. 화이트 와인이지만 입안에 무거움(어린 레드와인의 보디감)이 느껴지며 산미가 적당해서 신선한 맛을 전해줘요.

 

다양한 양조방식으로 만들어도 포도 원래 아로마와 맛을 잃지 않아 양조가들이 선호하는 품종이라 하네요. 시중에 나와 있는 나스체타 와인은 대부분 드라이 와인이지만 스파클링과 스위트 와인도 가끔 선보이고 있어요.

 

나스체타 와인은 머지않아 한국에도 상륙할거라 생각되는데요. 바로 나스체타 와인 생산자들이 바롤로 와인으로 입지를 굳혀왔고 이들의 와인은 한국에서도 사랑받고 있어요. 바롤로 생산자들에 의한, 바롤로 땅에서 태어난, 바롤로 생산자들의 양조기술이 담긴 나스체타 와인이 한국에도 빨리 소개되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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