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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트로 카시나(Pietro Cassina)와이너리

와이너리 방문기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20. 2. 6.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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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트로 카시나가 배럴 테이스팅을 준비하고 있다>


알토 피에몬테 레쏘나 마을에서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피에트로 카시나 씨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알토 피에몬테 지역(북 피에몬테에 소재, 세시아 강 좌우에 위치한 7군데 와인마을)은 1세기 전만해도  4만 헥타르의 포도밭으로 덮여있었다. 네비올로 와인의 첫 번째 산지로 손꼽히는 랑게 지역의 현재 포도밭 면적인 9575 헥타르와 비교할 때 4배 넘게 컸다. 그러나 지금은 1만 5천 헥타르로 줄었으며 그나마 버려졌던 포도밭을 복원해서 늘어난 거다.


알토 피에몬테 지방의 주요 와인은 네비올로이며 땅 속에 묻혀있던 굳은 마그마가 융기해서 드러난 땅에서 자라며 그래서 별명이 화산 네비올로다. 로마인들이 와인 양조법을 알려주었고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영토내에 수출될 정도로 이곳 와인 인기는 높았다. 1890년 필록세라 벌레가 침투해서 포도밭을 심하게 훼손했고 1904년,1905년 연속 우박이 덮쳐 포도농사를 망쳤다. 농부들은 파산을 했고 더 이상 포도밭을 돌보지 않았다.


마침, 주변의 밀라노와 비엘라는 섬유제조업 붐이 일었고 대부분의 농부들은 도시로 가 월급쟁이가 되었다. 기계 보수유지 이유로 공장문을 닫는 보름을 제외하고는 공장은 365일 하루 3교대로 쉼 없이 돌아갔다. 수확한 농작물을 팔아야 겨우 목돈을 구경할 수 있던 농부들이 매달 일정한 수입을 벌 수 있게 되자 도시 이민 현상은 더욱 빨라졌다.


1990년 무렵 중국이 세계 공장으로 등장하면서 잘 나가던 섬유업은 쇠퇴, 폐업으로 이어졌고 실업자가 속출했다. 이때부터 농부 출신 근로자들은 버려진 포도밭을 기억해 냈고 일부는 귀농을 결심한다.


근 50년 넘게 돌보지 않던 포도밭은 이미 숲으로 변했고 포도나무는 야생 포도로 변해 제멋대로 자랐다. 그 당시 기록에 따르면 1세기 전 레쏘나 마을 포도밭은 3백 헥타르였는데 20헥타르로 줄었고, 브라마테라 마을은 2천 헥타르 였지만  20헥타르 밖에 남지 않았다. 귀농자들이 열심히 포도밭을 재건하겠지만 1세기 전(4만 헥타르)의 수준으로 도저히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피에트로 카시나 와이너리


피에트로 카시나 씨가 운영하는 와이너리며 건축업을 하다가 2006년에 와인업으로 전향했다. 내가 방문했을 때 2시간을 머물면서 배럴테이스팅을 했던 숙성실이 현대식으로 지어져서 신참 생산자라 여겼다. 하지만 그의 가족은 대대로 포도농사를 짓다가 제조업 붐이 일자 남들처럼 도시로 떠났다.


전향을 결심한 피에트로는 예전 건물을 개조, 복원하고 선별한 포도 클론을 식수하는 등 본격적으로 매달렸다. 건물 재건은 신속했지만 그의 와인 양조 방식은 거북이걸음이다. 2014년 수확한 네비올로가 한참 오크 숙성 중이었고 피에트로의 직감이 ok할 때까지 몇 년 더 놔 둘 예정이다.


<피에트로 카시나 건물 외관>


소유 밭은 6헥타르며 네비올로, 베스폴리나, 에르바 루체  와인이 주력이다. 알토 피에몬테 와인은 네비올로에 크로아티나, 베스폴리나 토착품종을 섞는 게 보통이지만 그는 네비올로만으로 양조한 순도 높은 레쏘나를 선호한다. 스파이시 향이 두드러지는 베스폴리나 와인은 오크통에 숙성시켜 좀 더 차분한 느낌을 주며 네비올로 품종의 특색인 소량의 제비꽃과 장미 개성도 풍긴다.


피에트로 카시나의 주력 와인인 '레쏘나 Tanzo'는 오스트리아산과 스위스산 오크통에서 30개월 숙성한 후 병 숙성을 2년 거친 후 출시된다. 최근에는 알토 피에몬테의 토착 화이트 품종인 에르바 루체를 샴페인 방식으로 만든 스푸만테를 선보였다.


피에트로 카시나의 레쏘나는 처음이고 보테 숙성 중인 와인을 시음해서 병 숙성의 안정화 시간이 빠져 있었다. 하지만 와인은 기품 있고 품종의 개성이 또렷하며 무엇보다 생산자의 열정과 정성이 담겨 있었다.


▶ 알토 피에몬테 와이너리 투어 문의 환영 http://blog.daum.net/baeknanyoung/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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