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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쟁이 엔리코 리벳토가 추구하는 와인세계

와인시음회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18. 2. 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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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내가 가업을 이어받았을 때 와인은 양조장에서 만들어지는 줄 알았죠. 몇 년 지난 뒤에는 와인은 포도밭에서 온다고 믿게되었고 최근에는 머리가 와인을 만든다는 생각이 듭니다." 리벳토(Rivetto) 와이너리의 사장 엔리코 리벳토는 결코  짧지 않은  와인 쟁이로서의 삶을 이렇게 표현했다.


엔리코의 머리철학은 사전에 목표를 정한 후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여러 방안과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그의 목표는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35헥타르의 경작지를 유기농법으로 관리하는 것과 여러 생물이 공존하는 생물다양성 환경을 이루는 것이다.


2011년부터 시작된 계획은 먼저 리벳토 포도밭을 50년 전의 랑게 생태계로 되돌리는 것이었다.1960년대만 해도 랑게 언덕은 밀, 잡곡, 과수원, 축사, 목장 옆에 나란히 포도밭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다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와인이 공전의 성공을 거두면서 대부분의 농토는 포도밭에 자리를 내주었다. 경제적 측면으로 보았을 땐 흑자경영이었지만 생물다양성이란 관점에서 볼 때 랑게는 거대 포도농장으로 변했다고 할 수 있겠다.


엔리코는 와인용 포도는 16 헥타르에 한정하고 나머지 밭에는 과실수, 잡곡, 자작나무, 버드나무, 아몬드, 노촐레 나무로 대체하기로 했다. 양조장 건물 옆에는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유기농법과 비오다이나믹 농법으로 야채를 재배했다. 또한, 와이너리 입구에는 식물의 사채와 포도 지게미를 발효시켜 유기농 퇴비를 만드는 공간도 마련했다.




랑게의 포도밭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요즘, 네비올로의 특급 밭으로 알려진 금싸라기 땅을  와인용 포도에 비해 경제성이 훨씬 떨어지는 농작물로 대체한 건 그야말로 자연 회생에 금전의 욕심을 희생시킨 용기 있는 결단이 아닐 수 없다.


포도 열 사이에는 콩류와 벼 작물을 심어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지력을 높이며  땅을 단단히 다졌다. 흙에 매몰된 우물을 다시 복구해 양조장 근처에 만든 인공호수와 관으로 연결시켜 물을 끌어들었다. 2017년 여름 내내 비가 내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리벳토 와이너리 경내에서 자란 식물들은 가뭄을 겪지 않았다.


화학약품의 스트레스 없는 무공해에서 자란 포도로 만든 리벳토의 와인은 2013년에 유기농 인증마크를 달게 된다. 2015년부터 엔리코는 한 발 더 나아가 비오다이나믹 농법을 도입하고 있는 중이다. 포도 수확, 묘목심기, 중요한 양조과정을 하기에 적당한 길일은 달의 모양과 위치에 따라 결정한다.


엔리코는 다양한 양조기술에 호기심이 많아 그의 양조장에는 여러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최근에는 토기 안에서 네비올로를 장기 침출을 시도하고 있다. 2011년에는 6명의 네비올로 와인 생산자들과 의기투합해  "네비오네 Nebbione" 란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바롤로 와인의 원료로 쓰이게 될 네비올로 포도중  햇빛에 덜 노출되어 바롤로 와인으로는 적당치 않은 윗부분을 가려내어 스푸만테를 만드는 계획이었다.


네비올로의 윗부분은 산미가 높고 미네랄 성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청포도의 요소를 다분히 가지고 있어 스푸만테 원료로는 적당하다.프로젝트 초창기에는 적절한 포도 수확시기와 병숙성 기간 조절 때문에 실패를 많이 겪었지만 다양한 실험을 거친 후 현재는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리벳토의 네비오네 와인은  Metodo Classico Kaskal, Pas Dose'란 이름으로 출시되며  45개월 숙성한 것과 77개월 숙성한 것 두 종류가 있으며 둘 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10년 빈티지 Kaskal 스푸만테는 샴페인 방식으로 만들며 네비올로 포도송이 윗부분을 9월 말에 선별 수확해서 만든 기본와인을 병에 넣어  77개월간 숙성했다. 도자주(Dosage, 효모 찌꺼기를 제거하고 나면 제거한 만큼의 빈 공간을 와인과 당의 혼합액으로 채우는 과정)를 생략한 Pas Dose' 며 약간의 핑크빛이 돌고 자몽, 사루비아 향기와 달콤한 배, 사과 향기가 난다. 빵, 버터과자 향이 구수하며 버블은 프란차코르타의 사텐의 감촉처럼 부드럽다. 산미와 쌉쌀한 맛이 조화로우며 잔에 따른 후 두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향기의 선명함과 지속성은 변하지 않았다.


리벳토 와이너리의 포도밭 경내에서 세라룬가달바 중심가에 우뚝 서있는 고성은 손에 잡힐 듯 보인다. 리벳토 와이너리 건물과 포도밭은 리라노 언덕(collina di Lirano, 해발 400m)에 놓여있다. 리벳토 와이너리의 대표급 바롤로는, 싱글빈야드 와인인 브리꼬리나(Briccolina),세라룬가 달바 마을에 소재하는 여러 포도밭에서 재배된 네비올로를 블랜딩해 만든 베이스급 바롤로, 숙성을  5년 거친 리제르바 등 세 종류다.


브리꼬리나(Briccolina) 포도밭은 해발 340m에 위치하며 포도밭의 방향은 서, 동서를 향한다. 점토와 석회석이 혼합된 약 알칼리성 토양이며 토양층의 깊이는 2m에 달한다. 엔리코는 나무 용기에서 50~60일 간 침용을 하는데 첫 20일 동안은  캡 층 (cap, 발효시 위에 뜨는 포도껍질, 과육,씨앗층)은 와인에 잠겨있고 나머지 기간은 와인 표면에 부유한다. 브리꼬리나는 세라룬가 달바 바롤로의 상징인 강하고 억센 개성의 타닌보다는 섬세함과 잘 다듬어진 조각품의 안정된 느낌이 전달된다.



Barolo Docg Briccolina 2013

루비색, 향기가 처음에는 제대로 피어나지 않았으나  20분 뒤에 들꽃 향기와 적색과일 향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타닌의 떫은맛이 강하며 산미와 걷도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② Barolo Docg Briccolina 2010

전체적으로 루비색이 돌지만 잔 주위는 벽돌빛을 발한다. 체리, 단 맛이 강한 과일, 장미의 향기가 난다. 이전 와인에 비해 좀 더 숙성했기때문에 타닌의 거친 느낌이 덜하다.


③ Barolo Docg Briccolina 2009

오렌지 빛이 스며 나오는 루비색. 좀 더 바롤로의 특징적 향기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체리, 장미, 말린 들꽃, 감초, 발삼 향과 더불어 송진향이 묻어 나온다.


④ Barolo Docg Briccolina 2008

장미, 감초 향기와 더불어 허브, 스모키 한 느낌, 그리고 매콤한 향이 올라온다. 날카로우면서도 힘있는 타닌, 풀 보디감의 임펙트가 전달된다.


레온 리제르바 (Leon Riserva) 세라룬가 달바 마을(코무네) 내에 소재하는 다양한 포도밭에서 자란 네비올로를 블랜딩 해서 만든다. 특정 포도밭(싱글빈야드)이 표시되지 않은 바롤로는 라벨에 ' Barolo del Comune di Serralung d'Alba '로 표시되며 가격과 맛을 모두 충족시키는 기본급 와인이다.


그런 와인 중 특별히 포도농사가 잘 된 해의 와인을 선별한 후 숙성을 하면서 와인의 품질상태와 숙성가능성을 지켜본다. 5년 지난 후 여전히 숙성력이 뛰어나며 와인의 전성기가 15~20년 후에 도달하는 잠재력 있는 와인으로 판단되면 Leon 리제르바 자격을 얻게 된다. 세라룬가 달바의 남성적 힘과 누구라도 세라룬가 달바의 바롤로임을 부정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와인이다.





① Barolo Leon Riserva 2006

찬란한 루비색, 감초, 달콤한 과일쨈 향기, 흙냄세, 꽃 향기가 황홀하다. 풀 보디감의 묵직함, 타닌과 산미의  밸런스가 놀랍다. 타닌은 전체적으로 부드럽지만 천천히 혀를 조여오는 긴장감이 스릴 있다.


②Barolo Leon Riserva 2004

바롤로의 특정적 향기인 발삼, 감초, 장미꽃, 계피향이 또렷하며 선이 강하다. 숙성의 절정기를 향해 가는 와인의 특징인 타닌의 벨벳감과 날카로움이 공존한다.


③ Barolo Leon Riserva 2003

연기향, 담배, 감초, 카라멜향, 미네랄향이 느껴지며 네비올로자체의 포도 아로마가 약한 면이 있다. 풀 보디감에 산미, 타닌, 쓴 맛이 골고루 느껴진다. 2003년 여름에는  21세기의 최악의 폭염이 기승을 부렸는데 이러한 기상악재에도 불구하고 리제르바급을 탄생시킨 리벳토 와이너리의 내공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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