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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미티가 만든 와인- 트렌티노 와인(Wines of Trentino)

와인시음회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15. 10. 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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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말~9월 초 대전을 와인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게 만든 "대전 국제 와인 & 스피릿 페어" 전시회가 끝난지도 한 달이 다되어가내요. 올 해 전시회는 아시아 최대의 와인 품평회 "아시아 와인 트로피"로 서막을 열었고 전시회 기간중에는 "아시아 와인 바이어스 컨퍼런스(이하 '컨퍼런스')가 동시 개최되어 단지 마시는 행사가 아닌 와인 상식을 얻어가는 전시회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컨퍼런스는  아시아 와인 트로피에 참석한 심사위원이나 전시회에 참석한 와인관련 업체및 전문가가 와인애호가를 대상으로 열린 세미나및 마스터 클래스를 말하며 세계 주요 와인및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와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황금같은 기회였습니다.


이탈리아 와이너리 여행 전문 기관인 "바르바롤스쿠올라"도 컨퍼런스에 참여해 이탈리아 와인 애호가의 와인 호기심을 어느정도 해소시켰다고 자부합니다. "트렌티노 와인 Wines of Trentino"란 제목의 마스터 클래스였는데  대중적 인기는 없지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트렌티노주 와인에 대해 돌아보는 한 시간 반 정도 의미있는 시간이였습니다.


본 마스터 클래스는 트렌티노 와인의 대표 생산자중 하나인 메짜코로나 그룹(Gruppo Mezzacorona)의  아시아 패시픽 & 스칸디나비아 지역 담당  Matteo Apollonio 씨와 바르바롤스쿠올라 대표인 제가 동시진행 했습니다. 총 30장의 슬라이드로 된 파워포인트 발표 후 시음순서로 진행했는데 그 중 중요한 슬라이드만 뽑아서 설명과 곁들어 보겠습니다.



                                                                                                            (1)번 슬라이드


(1번 슬라이드) 트렌티노(Trentino)주는 이탈리아 와인 생산가능 북한계선에 놓여 있으며 트렌티노-알토 아디제(Trentino-Alto Adige)와 함께 단일 주(state)를 이룬다. 본 마스터클래스는 슬라이드의 화살표가 가르키는 남쪽의 트렌티노주 와인만 다루기로 했다.



                                                       (2)번 슬라이드


(2번 슬라이드) 트렌티노주는 돌로미티로 요약될 수 있다. 돌로미티는 2200~600만 년 전에 이곳을 포함한 근처 땅이 바다밑이 였다는 증거이며 융기라는 엄청난 힘에 의해 해저가 공중으로 들여올려진 것이다. 바다 밑에 있던 땅은 조개와 바다생물의 사체가  탄산칼슘이 주성분으로 변화된 거대한 석회석  덩어리다. 육지로 변한 석회석의 진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고  칼슘성분이 화학작용으로 마그네슘으로 바뀌면서 단단해졌다. 여기까지가 돌로미티가 탄생된 이야기고 한국말로는 백운석으로 불린다.


돌로미티를 지리학 관점에서 보면 위의 설명이 맞지만 경관측면에서 보면 해발 200~1500m가 넘는 돌로미티 암벽은 바람과 빙하가 쓸고 간 자국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트렌티노주의 관광자원이다. 회색빛 암벽사이에 펼쳐진 평야지대에서는 트렌티노 시민들의 삶이 이루어지며 이 삶을 지탱해주는 각종 농작물, 와인용 포도가 재배되고 있다.



                                                                                      (3)번 슬라이드


(3번 슬라이드) 돌로미티 암벽은 표면에 뇌리쬐는 햇볓을  받아 포도가 자라고 있는 평야로 반사시키기 때문에 평야에서 자라는 포도를 잘 익게 한다. 거울처럼 햇빛을 반사시키는 역활만 하지않고 일부는 암벽 내에 저장했다가 밤에 도로 뱉어내기 때문에 겨울에는 낮은 기온 때문에 포도나무가 어는것을 예방한다. 밤에는 계곡을 따라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은 산도가 포도알에 축적될 수 있게 한다.



                                                                                                             (4)번 슬라이드


(4번 슬라이드) 페르골라 트렌티나(Pergola Trentina): 트렌티노주의 포도밭은 '페르골라'로 불리는 독특한 경치로 그 가치를 높인다. 페르골라는 '지붕'이란 뜻이로 포도를 Y자 모양으로 된 나무 말뚝에 묶어 자라게 하는 트렌티노주 만의 재배방식이다. Y자 말뚝의 키는 성인의 키(1.50~1.70m)쯤 되며 일정한 간격(2~3m)으로 심어놨다. Y자 말뚝의 윗 부분은 몇 개의 철사 줄이 지나가고 이 철사가 가는 방향으로 포도덩쿨이 뻗어자라는데 한여름이 되면 이 덩쿨은 지붕모양 처럼 자라게 되고 그 밑으로 드리워지는 그늘에서 시원한 화이트와인을 한 잔 걸치고 싶은 충동이 들 수 있다. 페르골라는 그늘의 여유하고는 무관하며 지붕처럼 자란 포도잎 그늘밑에서 자라는 포도가 직사광선을 피해가도록 하는데 있다.


                                                                                        (5)번 슬라이드


(5번 슬라이드) 트렌티노는 사과로 유명하다. 포도가 재배될 수 없는 산악지역이나 포도가 재배되는 평지라도 사과나무는 늘 재배된다. 트렌티노 사과는 바삭 깨물었을때 스며나오는 단 맛으로 명성이 나있어 재래시장이나 슈퍼마켓 청과부에는 꼭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사과를 넣어 만든 '스투르델 파이(슬라이드 오른쪽 아래')는 이곳 음식을 얘기할 때 가장 먼저 입에서 튀어나오는 화제거리다. 잘게 자른 사과를 설탕,계피가루, 과자 부스러기에 버무린 것을 페스트리 반죽에 적당히 말은 것을 오븐에서 노릇노릇 구운 트렌티노식 애플파이다.


트렌티노 사람들은 이탈리아 음식으로 대표되는 파스타나 리조토 보다는 재료나 조리 방식이 독특한 그들만의 요리를 먹는다. 카네데를리(왼쪽 위,canederli=우유에 담가 말랑해진 굳은 빵에 소세지,계란,야채를 넣어 섞은 후 미트볼 크기로 빚은 음식, 소스에 비비거나 육수에 띄어 먹음),돼지고기 넙적다리를 통채로 건조시킨 후 불에 살짝 그을린 스펙(오른쪽 위)이 그 예다. 버터,치즈를 녹인 폴렌타(옥수수죽, 왼쪽 아래))는  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든든한 음식으로  트렌티노인들의 겨울철  별미다 .



 

                                                                                                            (6)번 슬라이드


(6번 슬라이드) 트렌티토주는 약 만 헥타르의 포도밭에서 매년 80만 헥토리터의 와인이 생산된다. 80만 헥토리터는 2013년에 한국에 수입된 와인 양(25만 헥토리터)의 3배에 해당되는 숫자로 트렌티노 와인 총 생산량의 3분의 1에 달하는 양을 한국인이 1년동안 마시는 셈이다. 80만 헥토리터의 85%는 원산지 통제(DOC)등급에 오른 와인으로 이탈리아에서 생산량당 등급 와인 비율이 높은 주 다. 풀어 설명하면 DOC급 와인이 9종류, IGT급이 4종류이며 그 중 트렌티노(Trentino Doc) 와인과 트렌토(Trento Doc) 스푸만테의 인지도는 국제수준이다.



                                                                                                            (7)번 슬라이드

(7번 슬라이드) 트렌티노주의 대부분의 포도밭은 해발 200~1000m 사이에 있으며 포도밭 뒤에 버티고 있는 돌로미티 암벽이 북쪽의 차가운 바람을 막아주어 포도재배 최적지다. 기후는 계절구분이 명확하고 밤낮기온차가 큰 대륙성기후 영향권이나  동쪽의 '발레 디 쳄브라 계곡'은 알프스와 가까워 산악기후를, 가르다 호수가 가까운 남서쪽은 지중해 기후권이라 변화무쌍한 기후지도를 가진다.



                                                                                                          (8)번 슬라이드


(8번 슬라이드) 트렌티노주가 와인계에 주목을 받는 이유는 프랑스 화이트 품종으로 만든 와인의 품질 때문이다. 소비뇽 블랑, 샤르도네, 뮬러 투루가우, 피노 그리죠, 리슬링, 트라미너 아로마티코 와인이 그것이다. 카베르네 소비뇽(카베르네 프랑)을 선두로한 메를로, 피노누아도 화이트 못지않게 명성이 높으며 특히, 토착 레드품종인 라그라인,마르제미노,스키아바,레보, 테롤데고(사진) 와인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향기로운 아로마 품종으로는 드라이와 스위트 와인이 만들어 지는데 모스카토 잘로,노시오라,모스카토 로사가 그예다.



                                                                                                            (9)번 슬라이드


(9번 슬라이드),(6)번 슬라이드에서도 언급했지만 주의 이름을 딴 트렌티노 와인과 주도의 이름을 빌린 트렌토 스푸만테는 트렌티노 와인 위상을 북이탈리아 주요와인과 동등한 수준으로 상승시킨 효자와인이다. 두 와인은 트렌티노주 와인 생산자를 광범위하게 포괄하는 동시에 양,질적면으로 트렌티노주 간판와인이다. 나머지 등급와인은 두 와인이 생산되는 지역중 특정한 기후에 잘 적응한 토착품종이 그 맛과 향을 최상으로 표현한 특정 와인 생산지역을 따로 구분해 내어 와인 규정내로 끌어들인 것이다. 두 와인의 생산범위를 지도내에서 대략 포시하면 팔과 다리를 벌린 인체 모양(노란색선)이 되며 그 안에 소규모의 와인생산지역이 들어앉아 있는 모양을 갖춘다.




     (10)번 슬라이드


(10번 슬라이드) 발레 델 아디제(Valle dell'Adige)는 인체모양의 와인지도에서 몸통과 다리 부분을 합친 곳(와인 잔이 놓여있는 부분)이다. 발레(Valle)는 계곡이란 뜻이고 지도에서는 좌우 돌로미티 암벽사이에 놓인 평지를 말한다. 여기서는 (8)번 에서 언급된 대부분의 와인이 생산된다. 그중 피노 그리조, 샤르도네와 테롤데고, 마르제미노 와인의 빼어난 맛과 향이 주목할 만하다. 테롤데고는 트렌티노 레드와인의 왕자라는 별명도 가진다.



                                                                                                       (11)번 슬라이드


(11번 슬라이드) 피노 그리조(Pino Grigio)는 피노 그리(Pinot Gris)의 이탈리아 표현이며 둘 다 피노 누아의 돌연변이다. 둘 다 발음이 비슷하고 뜻도 같다(grigio와 gris는 '회색'을 pino는 솔방울을 뜻함). 이때 '회색'은 적포도와 청포도의 중간색 또는 분홍빛 도는 회색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사실 양조기법이나 와인의 맛이 레드와 화이트 와인의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피노누아 만큼은 아니지만 이의 변종인 피노 그리조 역시 재배가 비교적 까다롭고 날씨에 민감해서 고향인 부르고뉴처럼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란다.  이런 이유로 이탈리아에서 날씨가 서늘한 북부에서 주로 재배되며 포도가 다 익은 후에 바로 수확하지 않고 수확기를 늦춤으로써 황금빛을 띤 볏짚색이 나거나 방금 수확한 포도를 압착한 껍질과 머스트를 몇 시간 접촉시켜 구조감을 높인 피노 그리조를 만든다.



                                                                                                           (12)번 슬라이드


(12번 슬라이드)시음한 피노 그리조는 Castel Firmian 이란 이름을 가졌는데 메짜코로나 와이너리가 레스토랑을 겨냥한 프리미엄급 와인이다.Mezzocorona 마을의 북동쪽에 위치한 Zablani 포도밭에서 자란 피노그리조 100%로 만들었다. 이곳은 배수성이 좋으면서도 적절한 습기를 포함하고 있는 토양이 특성이다. 여기서 재배된 피노그리조는 수확 후 즉시 양조장으로 옮겨 기온이 저온에서 부드럽게 압착한 후 침용을 한다. 침용 후 40%의 주스는 스텐 발효통에 옮겨져 발효를 한 후 이 통에 10~11개월 놔둔다. 나머지 60%는 오크통에서 발효를 하며 이후 6~8개월 동안 숙성하도록 놔둔다. 후에 서로 다른 용기에서 숙성된 와인은 블랜딩된다. 흐린 노란색이 나며   복숭아, 서양배의 향기에 잘 스며든 바닐라의 달콤한 향기가 인상적이다. 수확 후 거친 침용과정으로 얻게된 구조감이  입안에서 느껴지는 피노 그리조 와인의 기본이 충실히 드러난다.



                                                                                                           (13)번 슬라이드


(13번 슬라이드) 발레 데이 라기(Valle dei Laghi, 와인잔이 놓인 곳):와인지도에서 오른팔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호수 계곡이란 뜻 처럼 크고 작은 호수가 여러군데 있다. 이 계속은 트렌티노에서는 유일하게 지중해 기후가 나타나는 곳인데 남서 방향에 위치한 가르다 호수 (Lago di Garda)의 영향 때문이다. 가르다 호수는 위도가 46도, 다른 말로 북한보다 북쪽에 있지만 겨울에도 올리브와 레몬 나무가 열매를 달고 있을 정도로 따듯한 곳이다. 온후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메를롯, 카베르노 소비뇽 품종이 많이 재배되고 있다.


                                                                                                           (14)번 슬라이드


(14번 슬라이드) '발레 데이 라기'에는 동화속에나 나올 법한 꿈같은 호수가 있고 주변에는 12세기때 지어진 토블리노(Toblino) 고성이 있다. 이곳을 본 연인은 꼭 결혼하게 된다는 전설도 가진곳이다. 호수 주변에 심어진 '노시오라' 청포도 밭은 호수와 고성의 목가적 경치를 한층 돋보이게 한다. 청포도가 다 익으면 노촐라(헤즐넛의 이태리어)껍질처럼 갈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노촐라로 불렸다가 후에 노사오라(nosiola)란 이름을 갖게된 사연이 있는 포도다.



                                                                                                             (15)번 슬라이드


(15) 노시오라가 다 익으면 이것을 따서 철사로 촘촘히 엮어 만든 망 위에서 2~3주 말린다. 어느정도 말려진 건포도를 압착한 주스를 작은 오크통에서 5~6년 숙성시킨다. 10년 숙성 이전에는 황금색, 이후에는 점차 조청색으로 변하는 이 스위트 와인은 비노산토(Vino Santo)라 불리며 꿀, 설탕에 쫄인 과일냄새, 견과류, 한약냄새,커피향,쉐리와인향, 페인트향이 난다. 스위트 와인이라 무조건 달다고 생각하면 오산... 달콤함 속에 숨겨진 산미는 디저트의 단 맛에 물린 혀를 깔끔하게 되돌려줄 정도로 상쾌하다.



                                                                                                            (16)번 슬라이드


(16번 슬라이드) 발레 디 쳄브라(Valle di Cembra)의 위치는 오른쪽 팔에 해당하며 트렌토(Trento, 트렌티노주의 주도)에서 북동쪽으로 21km 떨어져 있다. 이 계곡은 알프스와 가깝기 때문에 산악기후가 지배적이며 현기증이 날 정도로 가파른 500~700m에 포도밭이 조성되있다. 쳄브라 계곡의 기후는 알프스산 이북의 뮬러 트루가우(Muller Thurgau,독일)고향의 기후와 같아 이품종이 잘 자랄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을 만든다.이곳의 뮬러 투루가우는 짙은 짚색깔이 돌며 골든사과, 복숭아, 파인애플의 단 과일향기, 레몬, 풀, 하얀 들 꽃 향기가 난다. 잔을 돌리거나 후각신경을 날카롭게 세우지 않아도 맡을 수 있는 기본향기들이다. 산미는 높진 않지만 식욕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며 약간의 짠맛이 씁쓸한 뒷 맛과 균형을 이룬다.



                                                                                                             (17)번 슬라이드


(17번 슬라이드 ) 마지막으로 트렌토 스푸만테 지역으로 트렌티노 와인과 생산되는 지역이 겹치며  밤낮 기온차가 크고 석회암 토양이여야 한다는 선행 조건이 충족되는 곳으로 한정된다. 트렌토 스푸만테는 프란차코르타, 알타랑가와 함께 전통방식으로 만든 이탈리아 3대 스푸만테다. 다만 트렌토 스푸만테는 샤르도네 함량이 최소 70~80%이며 상당수가 샤르도네 100%로 만든 "블랑 드 블랑"이라는 점이 다른 두 스푸만테와 구별된다. 샤르도네에서는 크림 감촉을, 소량 블랜딩되는 피노 누아로 부터는 우아함, 섬세함과 구조감을, 5%이하로 블랜딩되는 피노 뮈니에와 피노 비앙코에서는 다른 품종이 낼 수 없는 향기를 얻는다.


트레노 스푸만테는 병 속에서 제2차 발효하는데 효모와 접촉하는 기간에 따라 세 종류로 나뉜다. 최소 16개월 접촉했으면 Brut, 최소 24개월인 경우는 Milesimato, 최소 36개월 숙성하면 Riserva 로 분류된다. 이외에도 Rose 스푸만테도 있다. 시음한 Rotari Riserva는 샤르도네 100%로 만들었으며 연한 노란색이 나며 바늘 끝 크기만한 탄산가스는 속도감 있게 올라오다 와인 표면에서 터진다. 사과, 살구, 흰 복숭아, 레몬, 자몽 향기가 빵구운 냄새, 버터향기가  탄산가스가 실어온다. 입안에 부서지는 샤르도네의 부드러운 촉감, 날카로운 산미는 돌로미티의 신선한 공기를 떠오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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