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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와인

와인시음회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15. 3. 1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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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3일 밤 10시경 토리노에 소재하는 디플로마틱 호텔 시음실, 한 시간 여의 세미나가 막 끝났다.

각자앞에 놓여있는 8개의 잔 중 4잔은 20분 전에 따라 놓은 와인으로 채워져 있었다.잔 표면의 뿌연 김은 이미 사라졌고

이제 막 와인색을 드러냈다. 시음실의 침묵은 시음자들이 와인을 마신 후 "화이트 와인맛이 왜 이렇죠?"

"화이트 와인색이 빨개요." " 화이트 와인의 배신입니다." 라는 놀라움과 실망의 웅성거림으로 깨졌다.

이후 마지막 와인을 시음하는 순간까지 진행자는 조용해 달라는 당부를 계속해야 했다.


이 소란은 이탈리아 와인의 무한한 다양함에 노출되있고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오감의 촉수를 바짝 세우고 있는

와인 전문가들이 일명 ★오렌지 와인을 시음한 후의 반응이다.이들 촉수의 예민함에 의심을 품게한 오렌지 와인은 본

와인의 선구자중 한 명인 스탄코 라디콘(Stanko Radikon)의 인터뷰 내용으로 어느정도 해소 된다.


질문: 왜 오렌지와인을 선택하셨죠?

답변: 리볼라 잘라(Ribolla Gialla, 이하 리볼라)품종은 껍질이 두껍고 근육질의 포도죠. 기존의 화이트 와인 양조방식으로는

        이 품종의 특성을 뽑아 낼 수 없었어요. 수 많은 시험을 거친후에 리볼라 잘라 포도즙과 껍질이 섞여있는 침출기간을

        3개월하면 이것의 장점을 최대로 추출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죠.


                           스탄코 라디콘 (사진http://www.livewine.it/it/protagonisti-del-vino-stanko-radikon)

                 

                  먼저 오렌지 와인이 화이트 와인임에도 맛,향과 색깔이 화이트의 표준에서 벗어난다는 의문에 대한 답변은

                  품종자체에 있다. 리볼라 품종은 샤르도네에 비해 포도송이 무게가 6~7배, 포도알은 10배나 더 크다.

                  이는 압착한 포도즙에 수분이 높다는 것으로 집중감과 알콜도수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게 된다. 다행히

                  리볼라는 껍질이 두꺼워 폴리페놀 성분의 보고다. 일반 화이트 방식대로 주스만 뽑아낸 다음 껍질을 곧장

                 그라빠증류장으로 보내는 것은 정작 피짜 빵만 먹고 토핑은 버리는 것과 같다.



                           

                                                                리볼라 잘라 품종


따라서 생산자들은 껍질이 두껍다는 것 말고는 평범한 리볼라를 와인으로 구체화할 방법은 레드와인 발효때

사용하는 침출과정을 빌리는 것 밖에 없다로 결론을 내린다. 다만, 레드와인의 침출과정은 선택적으로 조절된

온도에서 이뤄지지만 리볼라의 경우는 통제되지 않은 높은온도에서 시작된다. 원래 주석산 함량이 낮은 리볼라의

즙과 껍질이 따뜻한 온도의 침출상태에 놓이면 산도가 낮아진다. 이는 폴리페놀 성분을 다량으로 녹아나오게

하지만 산화과정을 촉진시킨다. 이때문에 와인은 황금색,호박색,오렌지색을 얻게되며 레드와인의 특징인 타닌이

또렷한 구조감및 장기숙성에 적합하게 된다.


"화이트 와인의 배신이예요."라는 의견도 사실 오렌지 와인을 처음 대하는 시음자뿐만 아니라 이 와인 생산자 사이에서도

분분하다. 오렌지 와인 생산자들은 자기 조상들이 하던것을 재현했을 뿐이라고 위 견해를 일언지하에 무시한다.


이유인 즉, 온도조절기가 달린 스텐레스 발효통을 사용하기 시작한 때는 1950년이며, 이전에는 화이트 와인을 오렌지와인처럼

만들어 마시는게 일반적이였다는 것이다. 이것은 생산자들이 자신이 만든 와인을 오렌지 와인이라 부르기 보다는

" 침출한 화이트 와인(Bianchi Macerativi)"이라 부르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이들은 오렌지 와인을 기존의 화이트 와인을 대체하는 대용물이 아니라 레드,로제,스푸만테,파시토 처럼 와인의 한 타입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하낟. 실제로 이 생산자들의 제품 카탈로그를 보면 오렌지와인을 화이트 와인에 넣지않고 독립된 와인으로

      따로 구분해 놓은게 그 증거다.

  

      이탈리아 곳곳에 확산되고 있는 장기 침출한 화인트 와인 유행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토착품종의 다양성과 테루아를

      담아논 기존의 화이트와인이 이런 과도한 침출을 통해 자연요소가 무시되고 개성이 단순화및 평준화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 침출방법은 리볼라 품종에 적용했을때 최대의 효과를 얻었을뿐 그밖의 토착품종(베르멘티노,말바시아,베르디끼오,

      카리칸테...)에 시도했을때의 결과는 증명된바 없다고 한다.


            오렌지 와인의 색깔은 와인이름을 갖게된 이유인 오렌지색뿐만 아니라 짙은 황금색, 짙은브라운색이 나며 여과를 하지 않은

            와인도 꽤많아 먼지 크기의 부유물이 떠다닌다. 이 와인의 맛과 향은 침출기관과 침출용기에 따라 상당히 달랐지만

            대형보테(25~35 헥터리터 용량)에서 침출을 오래한(3~6개월) 극단성향 생산자의 것이 매우 강하고 복잡했다.

 

 

                                                       오스라비아와 카르소 마을에서 생산된 오렌지 와인

              

대부분의 와인에서 졸인 과일, 향신료,스모키향, 페트롤, 톡쏘는 매운향기가 났으나 산화와인의 특징인 왁스,메니큐어,페인트 향기는

침출기간에 따라 강도가 다르게 올라왔다. 비교적 중도성향 생산자의 와인은 위의 향기가 돌출되지 않고 조화로왔기 때문에 색깔은

오렌지의 그것이지만  맛과 향이 농축된 화이트 와인처럼 마시기 좋았다. 바닷물 정도의 짠맛이 났지만 강한 신맛과 조화를 이루었고

생산자들이 리볼라에서 얻어내려했던 타닌과 튼튼한 구조감을 여실히 드러났다.   

 

시음전 날까지 상큼, 신선, 발랄함으로 화이트 와인을 정의하던 시음자들에게 오렌지와인 생산자들은 다음을 당부하는것을 잊지 않았다.

오렌지와인이라고 다 오렌지 색깔이 나는것은 아니며 화이트 와인처럼 차갑게 마시지 않는다. 만일, 차갑게 서빙된 경우는 손으로

덥혀 가며 한 모금씩 천천히 마신다. 보디감 있는 레드와인의 경우처럼 볼이 넓은 잔에 따라 마시면 풍미가 살아난다.

갖 숙성을 끝낸것은 거칠  수도 있으니 최소 5년 된것을 마시면 거부감이 덜하다.

            또한, 오렌지와인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건 개인의 취향이지만  일반 화이트 와인과 다르기 때문에 단지 주목을 끌기 위한 와인이라

            폄하하는것은 와인의 다양성에 거스린다.  


오렌지와인: 1980년대 중반부터 이탈리아 최동부에 위치한 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 주의 콜리오 언덕에서 유행하는 화이트 와인

  양조 방식이다. 오스라비아(Oslavia) 불리는 작은 마을이 그  중심지인데  이곳 조상들이  리볼라 잘라 화이트 품종으로 와인을  

  만들던 방식으로 양조하는게 골자이다. 특히, 이 품종을  오랫동안  침출시키면  산화가 일어나 와인 색깔이 오렌지 껍질색을

  띄게 되기 때문에  콜리오를 제외한 외국에서는 오렌지 와인으로 알려져있다.


                                                 오스라비아: 오렌지 와인 생산지역과 탄생지 



본 블러그 운영자는 한국최대의 와인포탈 "와인Ok"의 전문 칼럼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2년 부터 매달 이탈리아 와인에 대한 칼럼을

게재하고 있습니다. 본 포스팅은 3월 달 칼럼으로 게재되었으며  http://www.wineok.com/board.php?PN=board_view&code=mastercolumn&codeCate=board_bny&no=258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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