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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빙 빈센트>를 본 후 영화후기를 쓸 수 밖에 없는 이유!

와인별곡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17. 12. 28.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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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나마 "Loving Vincent"란 영화를 봤습니다. 그의 일생이 매우 불행했던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예술가의 삶은 원래 고독하고 고통으로 점철돼 있지" 라며 흘러버리기엔 빈센트 반고흐의 삶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와인포스팅만 쓰던 사람이 "웬 영화 감상문?" 이란 핀잔 들을 각오하고 후기를 썼습니다. 한편으로는 영화 후기만 전문으로 쓰는 사람이 한 잔의 와인을 마시고 그 와인에 대해 쓰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충격적인 와인을 만났으면 하는 개인적 소망을 꿈꾸어 봅니다.


아르만 룰랭(Arman Roulin)이 부친(조세프 룰랭)의 부탁으로 테오(Teo)반고흐 앞으로 발송된 편지를 전달하러 가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이편지는 반센트 반고흐가 자살하기 6개월 전에 동생(테오)에게 쓴 건데 무슨 영문인지 수신자 부재로 빈센트한테 되돌아 왔다. 아르만 룰랭의 부친은 "아를 Arles"마을의 우체부로 빈센트가 동생에게 매일 쓰다 시피한 편지를 부치러 가면서 친구사이가 되었다.


아르만은 테오를 찾아갔지만 형이 자살한 후 심한 우울증을 겪다가 형처럼 죽음을 맞이한 걸 알게 된다. 아르만은 빈센트가 아를에서 사는 동안 정신적 안정을 되찾았고 삶에 만족했다는 이야기를 부친으로부터 들었는데 몇 개월 지난 후 그가 자살한 이유를 알고 싶었다. 이후 아르만은 빈센트가 자살하기 전 두 달 동안 지내던 오베르(Auvers)란 시골마을로 가 빈센트의 미스터리한 죽음을 캐낸다.


이 영화는 마치 유화물감을 사용해 거친 붓질로 그린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다. 애니메이션의 연기자들은 마치 빈센트가 다시 환생해 그가 전생에서 만났던 사람을 모델로 해서 그린 것처럼 리얼하다. 빈센트의 눈에 빛친 온갖 물체는 그의 정신착란증세란 필터를 거쳐 단순화된 선과 노란색, 푸른색, 녹색의 강렬한 보색대비로 표현된다. 빈센트 자신과 그의 삶과 엮어진 주인공들의 과거를 추억할 때는 연기자의 실제 모습이 흑백으로 드러나는데, 강렬한 애니메이션의 현재와 흑백의 과거 대비가  예술가로서 빈센트의 고통을 극적으로 전달한다.


두 번에 걸친 정신병원 입퇴원을 겪은 빈센트는 오베르 마을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하루에 그림을 한 장씩 그릴 정도로 왕성한 창작욕을 불태운다. 동시에 오베르 마을의 정신과 의사인 폴 고셰와 가까이 지내며 그의 정신건강이 어느 정도 회복되는 것 같았다. 고셰는 부모님 강요로 화가 꿈을 접은 전업 의사로 빈센트의 천재성을 알아 보고 그의 그림을 보면서 이루지 못한 꿈의 대리만족을 얻지만 한편으로는 질투심을 느낀다.


자살 3일 전 빈센트는 고셰와 심한 말다툼을 벌인다. 말다툼 중 빈센트는 고셰가 화가로서의 꿈을 못 이룬 건 그가 진정으로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빈정댔고 이에 고셰는 빈센트가 동생의 경제 도움으로 그림을 그린다고 맞받아 친다. 그간 직장을 옮기는 바람에 동생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알고 고민과 죄책감에 시달렸던 빈센트는 곧장 밀 밭에 가서 권총으로 자살을 한다. 오베르의 두 달의 삶 동안 매일 가서 캔버스에 담았을 정도로 빈센트가 사랑했던 노란색 밀 밭에서 생긴 일이었다.


빈센트는 평생 동안 850여 점의 그림을 그렸는데 그가 살아있을 때 겨우 한 점만 팔렸을 정도로 불운한 무명 화가였다. 하지만 그의 유작들은 이후에 인상파, 야수파에 큰 영향을 미쳤고 한 점에 몇 천만 달러에 팔릴 정도로 대기만성 성공을 거둔다. 어머니의 사랑 부족과 그 채우지 못한 욕구 때문에 빈센트는 평생 동안 정신불안에 시달렸으며 주위 사람들과 사귀는 것을 고통스러워 했다. 그는 이런 고립 상태를 자신의 탓으로 돌렸고 그림을 통해 보상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의도가 세상에 알려지기까지는 수 십 년의 세월이 더 흘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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