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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궤테레 여행 후기(2)

와인&음식 축제이야기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16. 2. 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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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궤테레 여행후기 (1)편을 먼저 보시면 더 도움이 됩니다 (칭궤테레 여행후기(1)편 보기)


칭궤테레에서는 미트소스 스파게티, 스테이크,토마토 소스는 잠시 잊으세요. 리구리아 앞바다에서 갓 잡은 해물요리, 테라스밭에서 자란 바질잎을 따서 갈아 만든 페스토 소스 트로피에(trofie: 리구리아 전통 파스타)를 맛봐야 합니다. 마을마다 꼭 한 군데는 있는 포카차 빵 집(focacceria)에서 갓 구워낸 뜨끈한 포카차의 폭신한 맛을 봐야 칭궤테레를 다녀갔다 할 수 있죠. 치즈, 버터 ,살라메의 육지향기는 이곳하고 어울리지 않습니다. 칭궤테레에서 자생하는 올리브를 압착해서 얻은 올리브유는 버터의 묵직한 동물 맛과는 차원이 다름니다. 해물파스타를 한 입 가득히 넣을때 신선한 해물 맛과 섞이는 올리브유의 고소함에는 어떠한 느끼함도 없습니다.



칭궤테레의 맛 집은 대부분  100% 칭궤테레에서 재배되거나 구한 식재료로  만든 향토요리가 특색입니다. 워낙 오지여서 모든  물자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던 조상들의 자급자족 지혜가 음식에 녹아있죠. 식재료가 자라는 곳에서 나란히 재배된 베르멘티노와 보스코  청포도로 만든  칭궤테레 와인을 이 음식들과 함께 마시면 풍미가  배가됩니다. 마치 물만두를 간장에 찍어 먹으면 물만두의 감칠 맛이 더욱 살아나는 것처럼 말입니다. 




칭궤테레마을은 서로 비슷해 보이지만 각 테라는 나머지 테레와 구별 짓는 상징물을 가지고 있습니다. 네번째 테라 "베르나짜Vernazza"는 절벽의 굴곡을 따라 지어진 파스톤빛 건물이 끝나고 벼랑이 시작되는 지점에 세워진 둥그런 타워가 상징입니다. 타워는 13세기에 지어진 중세 건물 지붕에 솟아있는데 해적의 출몰을 감시하거나 해적이 상륙하려는 기미가 보이면 방어하던 요새역활을 했다고  합니다.



베르나짜에는 다른 테레보다 규모가 제법 큰 부두가 있습니다. 현재 부두에는 유람선, 요트, 낚시배가 정박해있지만 예전에는 리구리아에서 제일 솜씨 좋은 목수들이 이곳에 불려와  선박을 제조했고  선박이 완성되면 그 아름다움과  쓸모성 때문에 지중해 연안국으로  팔려나가던 곳이라 합니다.



드디어 다섯번째 테라 몬테로쏘(Monterosso) 입니다. 지도에는 '몬테로쏘 알 마레(Monterosso Al Mare)'라고 씌여있는데 이름이 길다보니 '몬테로쏘'로 줄여서 부른답니다. 칭궤테레의 해안중 유일하게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습니다. 참고로 세번째 테라 코르니리아만 제외하고 테라마다 해안이 있는데 모두 자갈로 덮혀있습니다. 관광객수에 비해 해안이 비좁다 보니 걸을때 발바닥을 쿡쿡 찌르는  자갈해안도 감지덕지인데 부드러운 모래사장이라니요!!!  산책보다는 일광욕을 즐기려는 사람들한테는 몬테로쏘는 천국이나 마찬가지죠.




몬테로쏘는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뉘는데 모래사장 해변은 신시가지에 위치합니다. 7시간을 걸어 피곤으로 질퍽대는 발을 바다에 담궈봤습니다. 12월 중순인데도 바닷물의 온도는 미지근했습니다. 썰물이 발의 질퍽함을 씻어가는 동안 내 눈은 해안 끝의 검은 점에 멈췄습니다. 아른아른 보이는 시커먼 물체가  절벽에 버티고 있었습니다. 가까이가서 보니 칭궤테레 가이드북에서 보았던 '지간테(Gigante)'동상이였죠...



14m나 되는 높이때문에 '거인' 이란 뜻의 '지간테(Gigante)'로 불리게 되었다는 사연이 있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주인공입니다. 바다의 신답게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가까이서 보니 표정이 일그러져 있어서 의아했습니다. 바로 어깨가 짊어지고 있는 테라스의 무게 때문입니다. 지간테가 등에 이고 있는 것은 바다쪽으로 삐죽이 나온 테라스 입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이 테라스는 Villa Montale 저택의 정원의 일부분이며 저택의 주인이 바다를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지점에 지어졌다고 합니다. 저택과 정원은 20세기초의 것이며 건축당시 지간테의 양 손에는 삼지창과 거대한 소라가 들려있었다고 합니다.



제노바에서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몬테로쏘에서 산책을 시작합니다. 몬테로쏘에서 시작하는 해안 산책길을 타고 네번째 테라 베르나짜 에서 끝나는 산책길입니다. 몇 군데의 가파른 등성이만 제외하고는 평이해서 걷는데 익숙하지 않은 관광객들에게 인기죠. 오전 9~10시에 출발하면 12시쯤에 베르나짜에 도착하는데 점심시간과 일치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베르나짜에는 유난히 기념품가게와  테이블 수가 많은 레스토랑이 눈에 띄더군요. 점심과 카푸치노 한 잔의 느긋한 휴식을 취한 후 베르나짜 기차역으로 가서 1시간에 한 번씩 운행하는 완행기차를 타고 몬테로쏘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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