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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니탈리(VINITALY)전시회 - 즐기면서 관람하자.

와인&음식 축제이야기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15. 4. 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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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베로나피에레 전시장 입구에 있는 정원.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때문에 항상 북적거린다.


제 49회 비니탈리(Vinitaly)가 3월 22일 부터 25일까지 베로나에 소재하는 베로나피에레(VERONAFIERE)

전시장에서 열렸다. 총 91,140m2 에 달하는 전시장에는 약 4천여개의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약 15만 명 이상의 와인애호가들이 모여들어 북새통을 치뤘다.


올해의 방문객 수는 2014년의 15만 5천명에 비해 약간 감소했지만 주최측은 해외방문객이

2014년의 5만 5천 명에서 올 해는 5만6천명으로 늘었고 방문국가수도 전년도의 120여국에서

20개국 늘어난 140여개국이었다는데 의의를 두었다.


방문객 수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이곳을 찾은 필자는 숫자 차이로 오는

변화는 느낄 수 없었다. 티켓을 예매했음에도 불구하고 입장하는데만 30분이상 걸렸고 점심시간때

레스토랑  정문앞의 줄은 얌체 손님의 새치기 때문에 줄어들기는 커녕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와인공부를 시작한 후 매년 이맘때면  전시장행 셔틀버스를 타려고

밀치락 달치락하는 군중들 틈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탈리아 전국에서 몰려든 522 종류의 와인과  그와 직간접으로 관련된 와인문화가 

압축되있는 이탈리아 와인 축소판 비니탈리는 이런 불편함 정도는 기꺼이 감수하게 만드는 매력을 지녔다 .


갈때마다 새로운 와인을 새록새록 발견하는 재미때문에 비니탈리에 5년 연속 개근을 했다.

똑같은 전시장에서 아는 와인만 시음하는 자신을 보기 싫어 전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는데

덕분에 몇 가지 비니탈리 즐기는 방법을 나름대로 터득했다.

5년 개근생이 발로 터득한 노하우가 비니탈리 관람을 계획하는 와인애호가에게 도움이 될거란 생각에 

호기를 부려 공유하려한다.


비니탈리를 즐기는 첫째 방법은 베로나피에레의 크고 작은 17군데의 전시장을 돌아다니면서

간과 무릎관절이 허락하는한 다양한 와인을 시음해보는 것이다.

두번째는 주(state) 별 전시장 분위기도 즐기면서 테마를 정해서

이탈리아 와인 여행을 떠나는 거다.


어떤 방법을 택하든 비니탈리 경험은 베로나 고시가지를  가보는것에서 시작된다.

고대로마때 지어진 아레나 경기장이 마치 어제 지어진 것처럼 당당히 서있는 브라광장(Piazza  Bra)과  

그 동쪽으로 난 길 '비아 마찌니(via Mazzini)'의

얼음처럼 맨질맨질한 대리석 길을 따라 산책해 본다. 이거리를 가다보면 모자문장이

새겨진 아치형 문 아래로 무질서하게 이리저리 떠밀려는 인파를 발견하게 된다. 


:줄리엣의 집 안뜰에 세워진 줄리엣 동상은 사진을 찍으려는 연인들로 붐빈다.


바로 셰익스피어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카풀렛가문이 소유했다고 하는

'줄리엣의 집(casa di Giulietta)'에 들어가려는 관광객이 만든 무질서다. 여기에 휩쓸려

들어간 안뜰에서  한 소녀 동상앞에서 사진 찍으려고 서있는 긴 줄을 발견하면 당신은

관광안내소의 도움없이 '줄리엣의 집'에 제대로 도착한 것이다.


시선을 외곽으로 옮기면 베로나 북쪽은 아마로네와 레초토 와인의 생산지를,

서쪽에는 루가나, 가르다,바르돌리노 와인산지를 그리고 동쪽에는 소아베 와인산지를 둔 와인허브다.

고풍스런 고시가지와 불과 몇 km 떨어진 곳에 굴지의 와인 생산지를 후광처럼 두루고 있는 베로나는

비니탈리 개최의 적격지라 할 수 있다.


약간의 이탈리아 와인규정을 알고 있으면  첫번째 방법으로 비니탈리 즐기기에 도움이 된다.

1963년 와인 등급이 생긴 후 이탈리아에는 현재까지 총 522{이탈리아 농업식품청( ISMEA) 집계,2012년}여개의

와인등급이 있고  이에 따라  생산되는 와인이 522종류이다.

2015년 비니탈리에 4천여개 업체가 참여했으니 출품된 와인 수는 상상 이상이다.

등급(=와인종류)와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주는 피에몬테로 58종류, 그뒤를 이어 토스카나 주가 56종류, 베네토주가 50여

종류이며 와인등급을 많이 보유한 주 일수록 전시장 크기가 비례하다.


일단 내가  알고 있는 와이너리 부스에 찾아가는게  가장  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다. 보통 전시장

입구마다 서있는 안내판에서 와이너리 이름과 부스 번호를 찾을 수 있다. 만일 여기에  없다면

그 와이너리는 참여하지 않은것으로 다른 부스를 둘러 본다. 회사 로고와 와인으로 장식된 대형 전시공간은 얼마든지 있다.

대부분의 부스는  눈에 가장 잘 들어오는곳에 스탠딩 시음대가 있고 담당직원이 와인시음과 설명을 도와준다.

좀더 심도있는 시음을 하려면 안쪽에 있는 테이블로  옮겨 느긋하게 앉아서 하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동선을 줄이면서 다양한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또다른 방법은 와인콘소시움 이나 상공회의소(Camera di Commercio) 부스에 가면된다.

와인콘소시움 부스 간판에는 Consorzio 또는 Consorzio  Tutela 란 단어 뒤에 와인이름이 따라온다. 상공회의소 부스 간판은

상공회의소란 뜻의 Camera di Commercio 와 도시이름이 나란히 온다.


           위↑: 대형 와이너리 부스내부의  전용 시음공간, 편안히 앉아서 시음할 수 있다.


이탈리아 와인규정상 특정한 등급을 가진 와인은 해당 와인컨소시움과 여기에 가입한 회원들을 두고있다.

그래서 와인컨소시움 부스에 가면 다양한 포도밭에서 생산된 다양한 빈티지의 와인을 무한정 경험할 수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와인을 예로들면  Soave 와인은  Consorzio Tutela Vini

Soave , 모스카토 다스티는 Cosorzio dell'Asti  컨소시움이다. 


                 위↑: 바르베라 다스티 컨소시움(Consorzio Tutela vini Barbera d'Asiti) 부스


전시장 입구에 세워져있는 안내판에서 위치 정보를 찾지못할 경우 안내데스크로 문의해 본다. 시음해

보고 싶은 와인이 있는데 이를 생산하는  와이너리 이름을 모르거나 특정 품종으로 만든 와인과 그 생산자를 찾을 수 없을때

안내데스크는 요긴하다. Giuseppe Quintarelli, Romano dal Forno, Radikon, Gaja , Macchiole 부스가 없다해도

섭섭할 일이 아니다. 이들의 마케팅 전략은 비니탈리가 아닐수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권하는 두번째 방법은 각 주의 독특한 전시장 분위기를 즐기거나 특정 테마를 정해서 이탈리아 와인을 경험해 보는 것이다.


이탈리아 북부와 일부 중부에서 생산되는 대중적 와인보다는 알프스에 접하고 있는 북부와 남부지역, 섬 와인을 찾아다니는 색다른 경험이다.

이 경험을 하고 싶다면 시칠리아 전시장이 적격이다. 올해 필자가 전시장에 막 들어갔을때는 일부 생산자들이 깜짝 댄스 쇼를 벌이는 바람에

관람객들의 사진세례를 받고 있던 중이였다. 와인시음중 시움이 중단되는 경우도 종종있는데 직원의 친척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흩어져 살던 시칠리아 친지들이 비니탈리를 재회장소로 활용하기 때문인데 이건 흔히 일어날 수 있다.

잠시 다른 부스에 갔다가 돌아오는 센스를 보이면 부스 담당자는 기다리게해 미안하다는 표시로 10년 묵은 판텔레리아 파시토 코르크를 기꺼이 연다. 


      위↑: 시칠리아 와인생산자들이 즉흥 쇼를 연출해 관람객들의 사진 세례를 받고있다.


알프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탈리아 최북단의  알토 아디제와 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 전시장에 가면 이탈리아인 평균 키보다

훨씬크고 푸른 눈에 금발을 가진 직원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와인을 따라준다.독일어에 자신있다면  알토아디제 전시장에서는

독일어로 와인 담화를 나누어 본다 . 


쁘디 아르빈, 모니카, 갈리오뽀, 로쎄제, 피가토 라는 와인이름을 들어본적이 있는가?

궁금하다면 발레다오스타, 사르데냐, 리구리아,칼라브리아주 전시장에서 해결한다. 4개 주이지만

같은 전시장을 나눠쓰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않걸린다.


            위↑: 알프스에 위치한  발레다오스타(Valle d'Aosta)주의 희귀와인(쁘띠 아르빈,코랄린, 토렛테)


와인종류가 적기때문에 오는 반사적 이득도 있다. 리구리아주 부스에서는 로쎄제(rossese)와

피가토 품종으로 만든 와인을,  칼라부리아주에서는 갈리오뽀로 만든 와인만 시음한다면

해당 주의 주요와인을 섭렵한것과 마찬가지다.  


땅을 사랑하고 그래서 땅을 소중히 여기는 생산자들을 만나고 싶다면 'VI VI T' 와 'VINITALY BIO' 전시장을 가본다.

그들은 와인생산자라는 말 보다는 포도재배 농부라 불리길 원한다. 

테루아를 상품화 하기 보다는 공감하려고 노력하는 패기있는 젊은 와인 철학자들이다.


                                           위↑: 비니탈리 바이오 전시장


테마를 정해 동선을 정하면 와인을 골라마시면서 이탈리아 와인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예를 들면 관심있는 특정 지역이나 특정 품종을 정한 후

해당 와인이 생산되는 전시장과 부스를 찾아가는 것이다. 몇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네비올로 탐험: 바롤로,바르바레스코 와인(피에몬테주)-->로에로 와인(피에몬테주)--> 발텔리나 수페리오레(롬바르디아주)

산조베제 탐험: 볼게리 와인(토스카나주)-->산죠베제 디 로마냐(에밀리아 로마냐 주) -->토르자노 로쏘 리제르바(움브리아 주)

베르멘티노 탐험:콜리 디 루니(리구리아 주)-->베르멘티노 디 갈루라(사르데냐 주)-->콜리네 루께제(토스카나 주)

계단식 경작지 와인 탐험: 칭궤테레(리구리아 주)--> 카레마(피에몬테주)--> 이스키아(캄파니아 주)

화산와인 탐험: 에트나 로쏘(시칠리아 주)-->베수비오(캄파니아 주)--> 알리아니코 델 불트레(바실리카타 주)

조류명 품종으로 만든 와인 탐험:페에디 로쏘(적색 발을 가진 조류, 캄파니아주)--> 감베 디 페르니체(자고새의 발, 피에몬테주)-->

                                                      코르비나(까마귀,베네토주)--> 파세리나(참새, 마르케 주)

스푸만테 탐험:알타랑가(피에몬테주)--> 프로세코(베네토주)--> 프란챠 코르타(롬바르디아주)--> 트렌토(트렌티노 알토아디제 주)

로제와인 탐험: 가르다 끼아렛토(롬바르디아주)-->살리체 사렌티노(풀리아주)-->몬테풀차노 다부루쪼  체라수올로( 아부루쪼 주)

스위트와인 탐험:레초토 델라 발폴리첼라(베네토주)--> 비노 산토(트렌티노주)-->C.O.FVZ 피콜릿(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


와인만 마시다 보면 혀,코 신경의 마비에서 오는 피곤함을 느낄 수 있으니 Sol & Agrifood 전시장에서  피로해소를 한다.

2008년 부터 유치했으며 이탈리아 농수산물과 식자재를 보고 시식할 수 있는 비니탈리 제2의 매력덩어리다.

와인전시장에 비해 규모는 적지만 올리브 오일,치즈, 살라메와 프로슈토,파스타, 수제맥주,

각종 전통소스등 이탈리아 주요 식재료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전시장 곳곳에는 이탈리아산 올리브유와 외국산 올리브유를 비교시음할 수 있는 Self Olive Oil Tasting Zone 이 마련되있어

자국산 올리브오일의 우수성을 알린다.소규모의 미팅룸에서는 Cheese Experience, Cooking Show, 올리브 오일 설명회,

A Taste of Coffee 의 이벤트가 수시로 열린다.

'우리몸에는 우리 농산물이 최고'라는 이탈리아판 신토불이 정신을 알리기에 여념이 없는 이탈리아 농민들의 공간이다.


         위↑: Sol & Agrifood 에서 열리는 Cheese Experience는 치즈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좀더 호기를 내어  전문인 시음회와 각종 세미나에  참가해보는것은 어떨까 싶다.

대부분 Palaexpo, Centrocongressi 건물에서 열리는데  일부 시음회와 세미나는 동시통역도 지원되므로

영어에 자신있다면 그것만 골라 신청하면 된다. 곁들어 시음회 후반 이탈리아 소믈리에들의 절도있는 와인서비스도 볼 만하다.

올해는 슬로베니아 영사관, Donne de Vino. Masi 와이너리, FISAR, Gambero Rosso, AIS(이탈리아 소믈리에 협회),

ONAV, Slow Food, WSET등 이탈리아와 해외의 유명 와인 교육기관이 주최하는 행사가 풍성했다.


           위↑: 마시(Masi)와이너리에서 주최한  아파시멘토 양조법 세미나


Sol & Agrifood 의 각종 이벤트와 시음회및 세미나 일정은 개장일 몇 개월전부터  비니탈리 영문 공식 홈페이지

(http://www.vinitaly.com/VisitorsArea/Conferences/newedition/1/ 에 접속한 후 Tastings, Conferences 메뉴 참고)에

수시로 업데이트되니 이것을 참고하면 된다. 대부분 예약해야  참가자격이 주어지므로 관심있는 행사를 정한후 예약담당자 이메일

로 신청하면 된다.시음회는 대부분 유로이지만  일부는 무료도 있으니 예약을 서두르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 본 블러그 운영자는 한국최대의 와인포탈 "와인Ok"의 전문 칼럼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2년 부터 매달 이탈리아 와인에 대한 칼럼을

게재하고 있습니다. 본 블로그 포스팅은 와인전문 웹포탈 와인ok 4월달 기사로도  기재되었습니다.
 

빈 이탤리 현장에 가다(1) http://www.wineok.com/board.php?PN=board_view&code=mastercolumn&codeCate=board_bny&no=259

빈 이탤리 현장에 가다(2) http://www.wineok.com/board.php?PN=board_view&code=mastercolumn&codeCate=board_bny&no=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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