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1년내내 눈이 덮혀있는 해발 4000m의 알프스산
만년설을 뒤집어 쓴 북이탈리아 알프스 발자락의 파다나(padana)곡창지대에서는 밀,옥수수,벼 밭이 끝없이 펼처쳐 있다.
파스타와 리조토가 주식인 이곳에서 밭의 크기 때문의 새삼스럽게 놀랄일은 없다.
다만, 몇 종류의 디저트와 샐러드를 충당하려고 심어진 옥수수 양은 과다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것은 곧 나의
무지로 결론이 났다. 이유인 즉, 70~80%의 옥수수는 가축사료로 쓰이고 나머지는 식용 옥수수가루고 충당되기 때문이다.
위↑: 10월 중순이면 눈이 소복히 싸인다(체레솔레 레알레 마을:Ceresole reale 1600m)
옥수수 가루는 알프스 산악주민들의 주요 식량원이 되고 이것을 주재료로 만든 요리를 폴렌타(polenta)라고
부른다. 수 십년전만해도 농민들이 보리고개를 넘기위한 비상식량정도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다가 가난한
시절의 고단함을 불러일으키는 향수음식으로 변해 전후세대 사이에서는 별미로 사랑받고 있다.
위↑:폴렌타 전문 레스토랑, 알프스 사람들은 1년 내내 폴렌타를 먹는다.
옥수수가루,물, 소금이 주재료이며 이것을 큰 냄비에다 넣고 중간 불 세기에서 계속 저어주면서 익히는데
약 40~50분 정도면 우리나라의 죽과 같은 농도의 이탈리아식 죽 요리가 된다.
위↑: 폴렌타(좌측 첫 요리), 스페짜티노(좌측 두번째 요리)
다 익은 폴렌타는 소금 넣지않고 구운 옥수수빵 같은 맛이 나는데 이탈리아인들은 폴렌타만 먹지는 않는다.
한국사람이 국수만 따로 먹지 않고 각종 양념과 재료를 넣어 비벼먹듯이 여러가지 소스와 섞어먹는데 알프스에서 흔히
나는 식재료로 만든다.
대표적인 것으로 치즈,버터, 사냥고기를 들 수 있는데 방금익힌 뜨거운 폴렌타에 치즈와 버터를 넣은 다음 재빨리
섞어주면 폴렌타 꼰차(polenta concia), 사슴고기나 멧돼지 고기를 와인과 토마토소스에 뭉근히 끓인 스페짜티노를
끼얹으면 폴렌타 꼰 스페짜티노(polenta con spezzatino)가 된다.
폴렌타 요리는 험악한 산악지형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사냥고기,치즈)와 혹독한 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에너지와 칼로리가 풍부한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요리라 할 수 있다.
위↑: 폴렌타 전에 간단하게 전채요리를 먹는다
특별한 와인이 생산되지 않는 알프스 산골이라도 푸짐하고 든든한 폴렌타 요리에 와인이 빠질 수는 없다.
선이 고운 병에 우아한 라벨을 붙인 와인보다는 뚜껑없는 투박한 유리병에 넘칠 정도로 찰랑찰랑 담겨온 바르베라
테이블와인이 썩 어울린다.
폴렌타의 뜨거운 열에 녹아 죽죽 늘어나는 치즈를 포크에 돌돌말아 한입가득 넣은 후 바르베라 와인 한 모금으로
몸을 적시면 얼은 몸이 치즈처럼 녹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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