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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이탈리아 와인 특강(10월 30일)

about 바르바롤스쿠올라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13. 12. 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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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30일,  붉은색,노란색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에서 와인시음회가 열렸습니다.

"와인특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행사였지만 그보다는

이곳에 모인 참여자들이 와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짧은 시간이지만 공감대를 형성한 순간이였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됩니다.


특강을 기획하신 학장님말씀으로는 식품영양학과 주최로 와인 시음회가 열린것은 처음이라 했고

와인의 맛과 향기를 식품영양학 차원에서 연구가능성을 모색하기위한  첫 시도라 하셨습니다.

소믈리에의 후각과 경험에 의지하는 특정한 와인의 맛과 향기를

가까운 미래에는 명확한 일반언어로 설명이 될 수 있길 기대합니다.


시음회는 4시 30분경에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20분 전부터 학장님을 비롯한 식영과 학생 20 여분들로 강의실은 꽉 찼읍니다.

규모가 그리 작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강의실은 비좁아 보였습니다.

테이블마다 크리스탈같이 투명한 와인잔과 안주가 담긴 동그란 접시, 물 병 그리고 강의자료가 가지런히 놓여져있었습니다.

저는 와인을 준비했고 박사과정중인 장조교님과 학생3분이 한 조가 되어

시음회 2시간 전부터 안주를 준비했습니다.




청결한 흰 접시위에는 카프레제, 발사믹 식초를 곁들인 호두,고르곤졸라 치즈 믹싱 샐러드, 올리브 열매, 쨈에 찍어먹을 브리에 치즈가

차분하게 담겨져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부탁한  짭짤한 크랙커 2봉과 달콤한 카스타드 케익1봉도 잊지않고 놓여져 있었습니다.


저는 와인시음 때  와인설명과 시음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시음회에 갔을 때  내 테이블에 놓여있는

깔끔하고 정돈된 세팅을 보는것도 아주 좋아합니다. 나를 위해 시장을 보고 몇 시간 동안 분주하게 준비하셨을

분의 예쁜 마음을 읽을 수 있거든요.


시음회는 프랑스 와인에 대한 간략한 설명으로 시작해 이탈리아 와인과의 차이점으로 이어졌으며

제가 이탈리아와인 소믈리에다 보니 설명의 상당부분이 이탈리아 와인에 할애되었습니다. 와인 테이스팅의 의미와

방법에 이르렀을때는 학생들의 주의가 일시에 집중됨을 느꼈고 최대한 제 지식과 경험을 동원해 알기쉽게 설명하려 했습니다.

제가  설명한 대로 와인잔을 하얀종이 위에 비춰도 보고 스월링하면서 여러번 냄새도 맡아보고, 한 모금 입에 넣고

혀로 구강전체를 골고루 적시면서 진지하게 맛을 음미하는 모습을 보며 잊혀졌던 저의 첫 와인테이스팅 수업이 생각났습니다.




식품영양학과는 세계여러나라 음식의 과학을 연구하는 학문이죠? 그러니 '마리화주'

(학생들은 '푸드페어링food pairing'이란 단어에 더 익숙합니다)에 대해 언급하는것도 잊지않았습니다.

마리화주는 프랑스말로 결혼이라는 뜻인데 성격과 성장배경이 다른 남여가 만나 결혼한 후 서로 맞추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프랑스 사람들의 결혼관이 음식문화에 반영된것입니다.


짠 맛과 매운맛 나는 음식을 숙성된 화이트와인과 마시면 강한 맛이 누그러드는 이치와  고기의 

질긴맛이 레드와인의 타닌에 의해 부드러운 육질로 변하는 것처럼 와인과 음식이 상호보환해서 조화로운 맛을 이루어가는 과정이

부부가 서로 배려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죠~~~.


사실, 음식전문가들 앞에서 제가 마리화주 이야기를 살짝 언급한것은 '내가 마시고 있는 와인이 생산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음식과 같이 마실까?' 라는 궁금증을 식품영양학을 전공하시는 분들도 공유할 거라는  저의 지리짐작 때문이였습니다.


시음와인은 한국에 비교적 많이 알려져있는 5종류의 와인이였습니다. 가격대비 품질좋은 와인으로 선택하려 했습니다.

와인과 음식은 마리화주관계이므로 음식먹는 순서로 와인시음 순서를 정했습니다.

전채요리용 와인인 프로세코 스파클링 와인 →파스타와 리조토 요리와 어울리는 소아베 화이트→ 고기와 천생연분인 바르베라 다스티와

몬테풀차노 다부르조 레드와인→그리고 달콤한 디저트에 빠질 수 없는 '모스카토 다스티' 와인으로 시음회의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와인이 동이났고  안주접시도 깨끗해졌고 학생들의  얼굴은 창 밖의 단풍처럼 붉어졌습니다. 시음전에는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소근소근

거리시더니 시음이 끝날무렵에는 목소리톤이 약간 높아지셨습니다.

다 와인이라 불리는 '분위기 메이커'가 만든 '납득되는 느슨함'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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