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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엔자 양떼 목장 방문 후기

이탈리아 치즈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21. 3. 29.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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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엔자 두오모

남부 토스카나에 위치하는 피엔자(Pienza)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도시다. 토스카나 와인루트 버킷리스트에도 올려져 있는 곳으로 몬탈치노에서 몬테풀차노 가는 길목에 있다. 15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농촌이었으나 이곳 출신인 피오 2세 교황이 실시한 도시 재정비 계획이 있은 후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피엔자 두오모 옆에 지어진 우물

교황은 항상 마음속에 카톨릭 유토피아를 꿈꾸어 왔고 그 이상향 도시를 자신 의 고향에 실현하고 싶었다. 피엔자는 설계부터 완성까지 4년이 걸렸는데 그 당시 건물 하나 완성하는 데만도 수백 년이 걸리는 게 예사였던 것에 비하면 피엔자는 초고속 신도시라 할 수 있다.

피엔자는 교황 때 이루어진 도시형태를 완벽하게 보존하고 있으며 토스카나풍의 목가적인 풍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영화 촬영지로도 사랑을 받고 있다. 1968년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이 지휘한 로미오와 줄리엣이 잘 알려져있다. 그 당시

아이돌 스타였던 올리비아 허시와 레오나르도 화이팅이 주연했는데 영화의 명장면이 피엔자에서 촬영했다.

피콜로미니 궁전 내부. 1968년 로미와 줄리엣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예를들어 케플렛가에서 열린 가면무도회 장면은 교황의 여름궁전인 피콜로미니궁에서 찍은 거다. 궁전에 몰래 숨어든 로미오가추는 줄리엣을 보고 사랑에 빠진 장면이나 주인공이 키스를 나누는 장면은 궁전에서 찍은거다.

 

피엔자는 넓은 목초지와 피엔자에만 자생하는 향초(ascenzio, mentastro, barbabecco )가 자라고 있어 양과 염소 떼 방목으로 최적지다. 가축들로부터 짜낸 원유로 만든 페코리노 치즈(양젖 치즈)는 피엔자의 유명 토산품이다. 이탈리아 다양한 곳에서 페코리노 치즈가 나오는데 피엔자 산은 따로 구분해 페코리노 디 피엔자(Pecorino di Pienza)라 부른다.

 

페코리노 디 피엔자 치즈는 동류의 치즈에 비해 풍미가 순하다. 바로 응고제 역할을 하는 레닛 때문인데 송아지 위에서 추출한 거다. 일반적으로 이탈리아 치즈 장인들은 양젖을 굳힐 때 어린양이나 염소 위장에서 추출한 레닛을 넣는다. 후자의 레닛은 특유의 양취와 강한 풍미를 지니는데 반해 송아지 레닛은 은은하며 순한 맛을 낸다.

 

또한, 페코리노 치즈가 어릴 때 다양한 자연재료와 숙성시키는 아피나멘토(affinamento)의 오랜 전통을 보존하고 있다. 즉, 막 형태를 갖춘 치즈를 토마토, 올리브 오일, 나무 태운재, 담배 잎, 술 지거미에 담가 숙성시킨다. 짧게는 두서너 달 길게는 1~2년 간 놔두면서 양젖의 고유한 풍미와 자연재료가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담백한 맛을 얻게 된다.

페코리노 디 피엔자 치즈의 비밀. 아피나멘토 숙성실

2년 전에 남부 토스카나에 와인투어를 갔다가 '포데레 일 카살레(Podere il Casale)' 목장을 잠시 들린 적이 있다. 피엔자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인가가 드문 한적한 곳에 있었다. 목장에는 치즈공방이 있지만 목장주인 부부가 레스토랑도 운영하고 있다고 해서 치즈를 살 겸 맛도 볼 겸 찾아 갔었다. 아침 일찍 가서 그런지 마침, 페코리노 치즈를  만드는 과정을 견학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치즈 공방은 두 명의 치즈 수습생이 맡아서 치즈를 만들고 있었다. 이들은 폴렌조 가스트로 노미 대학을 마치고 농장에서 페코리노 치즈 기술을 배우고 있었다.

 

숙식을 농장에서 해결하고 있었고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오후 1시까지 치즈를 만든 다음 오후에는 양 떼를 몰고 방목하러 나가는 어찌 보면 다람쥐 쳇바퀴 도는 생활을 1년째 보내고 있다. 시골에 갇혀 있으면 지겹지 않냐고 물었더니 No라 했다. 주말에는 가까운 몬탈치노나 몬테풀차노 마을에 가서 와이너리를 방문하면서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치즈를 만들고 있는 두명의 치즈 수습생

북이탈리아 도시가 고향인 이들은 피엔자에 실습 온 덕분에 전원생활을 경험하면서 산조베제 와인도 실컷 맛보고 있어 지루 할 틈이 없다고 했다.

 

포데레 일 카살레(Podere Il Casale ) 목장은 산드라와 울리세 부부가 운영한다. 스위스 출신으로 치즈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다가 우연히 피엔자에 여행 왔다가 피엔자 풍경과 페코리노 치즈에 빠지고 말았단다. 1991년에 피엔자로 이민을 결심했고 목장을 개장했다.

 

울리세와 산드라 부부

초창기에는 이탈리아의 까다로운 치즈 규정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고 했다. 30년이 흐른 후 2 헥타르의 초지에서 2 마리를 방목하고 있다. 토지의 일부는 경작지로 바꿔  올리브 오일, 파스타, 와인, , 각종 천연소스를 생산하며 모두 유기농 제품이다

 

레스토랑은 부인인 산드라의 아이디어이며 페코리노 디 피엔자 치즈를 통해 토스카나 식문화를 알아가는 음식문화 허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메뉴는 토스카나 가정식을 전문으로 하며 결혼식 피로연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토스카나 쿠킹클래스도 운영하며 가을과 겨울철에는 트러플 헌팅 투어도 운영한다.  

 

앞으로 투어환경이 좀 호전되고 자유로운 토스카나 여행이 가능해진다면 이곳 목장의 방문을 추천한다.

연락처  이메일:info@podereilcasale.it   주소: Via Podere il Casale 64  53026 Pienza(Siena) Italia

목장 견학을 마치면 레스토랑에서 페코리노 치즈 플레이트와 산조베제 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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