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에로(Roero) 지역의 홍일점인 아르네이스 와인을 소개하겠다. 로에로 지역은 네비올로, 바르베라, 돌체토 같은 레드와인이 알려져 있다. 화이트 와인인 아르네이스는 레드와인에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화사한 매력을 십 분 활용해 레드와인과 어깨를 나란히 겨루고 있다.
예전에는 네비올로와 나란히 재배되는 풍습이 있어서 화이트 네비올로라 불려지기도 했다.
아르네이스 와인을 알려면 이 품종의 본산지인 로에로 지역을 먼저 알아보는 게 순서다. 로에로 지역의 와인 역사, 기후, 토양이 같으므로 화이트나 레드를 따로 구분하지 않았다. 앞부분을 알아본 후 세부적으로 아르네이스 와인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로에로 위치
피에몬테주 남부에 위치한다. 중부의 젖줄인 타나로 강은 알바(Alba)를 관통하는데 강둑의 북쪽이 로에로 지역이다. 해발 2백에서 3백 미터의 낮은 구릉지대로 19군데 마을(코뮌)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개별 마을은 중세시대 농촌 경관이 보존되어 있으며 마을 주변을 포도밭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로에로 와인 종류
피에몬테주 와인 중 유일하게 레드와인(네비올로)과 화이트 와인(아르네이스)이 Docg등급에 동반 등재되있다. 병을 보면 화이트와 레드를 가릴 수 있지만 라벨 정보로 더 쉽게 알 수 있다. 라벨에 Roero Docg가 쓰여있으면 네비올로 와인, Roero Arneis Docg는 아르네이스 와인이다.
Roero Docg는 드라이 와인이고, Roero Arneis Docg는 드라이 와인과 스푸만테(스파클링 와인)가 있다. 4종류가 있으며 주품종인 네비올로와 아르네이스의 함유량은 무조건 95%를 초과해야 한다. 피에몬테주 와인 규정이 허용하는 보조 품종을 최대 5% 내에서 섞을 수 있으나 생산자들은 품종을 혼합하지 않는다.
와인 종류, 블랜딩 비율(주품종과 보조 품종의 혼합 비율), 판매하기 전에 와이너리에서 이루어지는 의무 숙성 기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Roero Docg (주품종: 네비올로 최소 95%, 보조품종: 피에몬테에서 허용하는 품종 최대 5%. 숙성기간 최소 20개월, 그중 오크 숙성은 최소 6개월)
Roero Riserva Docg(네비올로 최소 95%, 피에몬테에서 허용하는 품종 최대 5%. 숙성기간 최소 32개월, 그중 오크 숙성은 최소 6개월)
Roero Arneis Docg (주품종: 아르네이스 최소 95%, 보조 품종: 피에몬테에서 허용하는 품종 최대 5%. 정해진 숙성기간 따로 없음)
Roero Arneis Spumante(아르네이스 최소 95%, 피에몬테에서 허용하는 품종 최대 5%)
※스푸만테는 2차 병 발효에 대해서 샤마방식과 샴페인 방식을 따로 정해놓지 않았고 생산자 재량으로 놔두었다)
로에로 와인 역사
로에로가 속하는 피에몬테주는 에트루리아인이 지배를 하던 기원전 8세기경부터 와인을 양조하고 마셔 온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 이는 에트루리아 유적지에서 출토된 암포라나 포도 씨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밝혀졌다.
로마제국이 멸망하고 게르만족이 침입이 잦던 시절에 로에로 지역의 포도재배와 양조가 퇴보하다가 11세기에 접어들면서 다시 활기를 되찾는다. 로에로 농부들은 포도나무를 altena 재배법으로 키웠는데, 포도나무 보다 키가 크고 가지가 곧은 느릅나무나 단풍나무를 타고 자랐다.
이 시기 것으로 추정되는 공식문서는 포도밭 면적, 포도재배에 적당한 토양을 기록해놨다. 포도밭 명칭과 재배되는 품종명 그리고 포도농사와 와인 양조 절차와 보호 규정을 자세히 기록해놨다.
16세기 사보이 왕족이 피에몬테를 지배하면서 와인 생산량은 꾸준히 늘어나고 양조적인 측면이나 포도 재배기술이 개선된다.
19세기 중반~20세기 초에 필록세라가 피에몬테 포도밭을 광범위하게 침투해 황폐화시킨다. 농민들은 많은 피해를 입었으나 한편으로는 재배 적합지와 적합 품종에 대한 자기 검열이 이루어졌다. 이후, 포도밭은 언덕으로 이동했고 네비올로 품종이 해발고도가 높은 곳에 심어졌다.
기후
연강수량이 650~720mm를 보이는 반건조 지역이다. 종종 강수량이 450~500mm 이 내리는 연도도 있다. 로에로 토양이 모래층과 석회토(이회토) 층이 반복해서 쌓여있어 토양의 보수력이 약하다. 로에로 지역에 가면 비를 저장하는 물탱크나 대수층에서 퍼올린 우물이 심심치 않게 눈에 뜨인다.
우기는 10월에서 다음 해 1월까지인데 이때 내린 강수량이 건기인 5월~6월의 포도농사를 좌우한다. 로에로에서 멀지 않은 몽비조(Monviso) 알프스 산은 일교차를 심하게 벌려 놓아 우박과 폭우가 종종 쏟아진다.
로에로 토양
로에로는 수백 만 년 전까지만 해도 해저였던 곳이 융기해서 생겼다. 바다 밑에서 생물 사체가 화학변화를 거친 후 발생한 석회석과 모래가 로에로 토양의 기반이다. 석회석, 점토, 모래가 다양한 비율로 섞여 있으나 대체적으로 모래가 좀 더 많다. 토질이 부드럽고 침투성이 좋고 토양 밀도가 헐겁다.
바다였던 로에로가 육지로 변한 과정은 '로에로 와인으로 가성비와 타닌을 잡다' 포스팅blog.daum.net/baeknanyoung/307?category=4327 을 참고하세요
모래와 석회석 비율에 따라 로에로 토양은 크게 4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각 토양의 특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번 토양(검은색 점선 부분) 로에로 북서쪽. 평균 해발고도는 350m. 모래:석회석 비율은 80:5 다. 토질이 가볍고 밀도가 느슨한 충적토다. 로에로 포도밭의 5%가 여기에 있다.
2번 토양(노란색 점선 부분) 로에로 남쪽. 타나로 강에 인접해 있다. 바롤로 지역과 비슷한 산타가타(Sant'Agata) 토양이 분포돼있으며 회색 또는 녹색이 돈다. 석회석과 점토 비율이 높다.
로에로 중앙은 플리오세(약 533만 년 전부터 258만 년 전) 지질시대 때 형성된 토양으로 석회석과 점토 함량이 높은 토양이다. 이런 토양은 로에로 중부 쪽에 흩어져 있고 로에로 포도밭의 상당수가 이곳에 집중돼있다.
3번 토양(적색 선) Govone-Canale-Govone 축. 최소 3 최대 10%의 석회석과 유황 백악(chalky-sulphurous)으로 이루어졌다.
4번 토양( 블루 선) Govone-Vezza d'Alba-Cornegliano d'Alba 축. 석회석이 50% 함유한 토양으로 점성과 밀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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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솔직함이 주는 매력- 로에로 아르네이스 와인 blog.daum.net/baeknanyoung/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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