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세코 와인은 글로벌 규모의 소비량과 대중적인 인기로 봤을 때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의 왕이다. 프로세코 와인에게 2009년은 중요한 해다.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는 프로세코를 흉내 낸 짝퉁 와인들이 프로세코의 원조 지위를 위협하고 있었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2천 년 대 초기만 해도 프로세코는 품종 이름이라 지구에서 재배된 프로세코는 무조건 프로세코 와인으로 여겨졌다. 지역 연고 없이 판매되던 프로세코는 본고장인 이탈리아 베네토주와 프리울리 베네치아 줄리아 주(이하 프리울리로 생략)에서 나온 진성 프로세코에 커다란 흠집을 냈다. 종종 짝퉁은 품질이 형편없었고 진성 프로세코도 싸잡아 저급 와인으로 취급되었다.
프로세코 생산자들과 이탈리아 관련 부처는 이에 대처하기 위해 묘수를 낸다. 프로세코를 원산지 명칭으로 격상하고 대신 품종명을 글레라로 바꾼다. 바롤로, 샴페인, 코냑처럼 프로세코를 지명으로 못 박은 것이다. 법이 보호하는 지역 안에서 절차를 밟아서 생산된 와인만이 누릴 자격이 있는 원산지 인증을 받게 된 것이다.
프리울리나 베네토 밖에서 나온 글레라 와인을 프로세코로 불렀다가는 원산지 규정을 어긴 범법자가 되어 처벌을 받게 되었다.
프로세코는 2020년 기준, 4억 8천 6백 만 병의 기록을 경신하며 1만 1천4백6십 개의 포도재배 농가, 1천1백92군데 와이너리가 직간접으로 연관된 커다란 파이로 성장했다. 메인 요리, 아페리티프, 칵테일, 디저트에도 감초처럼 끼는 생활밀착 와인으로 자리 잡았다.
프로세코의 역사
프로세코 마을은 이탈리아 극동 프리울리 주에 소재한다. 정확히는 주도가 있는 트리에스테 현( Trieste province)에 속한다. 서기 2세기에 쓰인 기록은 prosech, prosecum로 칭했다. 프로세코 마을은 아드리아 해의 영향권에 있으며 양지에 면한 언덕에서 포도가 가꾸어졌는데 그때 와인이 스푸만테(스파클링 와인)였는지, 단맛, 드라이한 맛이 났는지는 분명치 않다.
로마인은 프치노(pucino) 와인이라 했고 회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세코 기록들 중 가장 알려진 것은 시인 겸 오스트리아 황실 고문을 지낸 피에트로 보노모(1458~1546년)의 것이다. 그는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부인 리비아 왕비는 프치노 와인을 자주 마셨고 덕분에 병치레 없이 장수를 누렸다고 했다.
로마시대 의사인 가레노 디 페르가모(Galeno di Pergamo)는 프치노 와인이 약효가 뛰어나다 주장했고 그가 개발한 프치노 테라피는 중세시대까지 사랑받았다.
18C말, 프란체스코 마리아 말볼티가 저술한 Giornale d'Italia 8권은 프로세코 와인의 품질을 자세히 기록해 놨다. 그의 저술은 프로세코가 북이탈리아 극동 언덕이 원산지임을 최초로 인정한 공식 문서로 받아들여진다.
1962년 11명의 프로세코 생산자들이 연합해 코넬리아노 발도비아데네 프로세코 와인 컨소시엄을 결성한다. 1969년에는 가장 동쪽의 코넬리아노 마을과 서쪽의 발도비아데네 마을 중간에 위치한 15군데 마을(코뮌)에서 나온 프로세코는 DOC 와인으로 지정된다. 1973년에는 Asolo 프로세코가 DOC로 지정된다.
2009년 두 개의 DOC 프로세코는 2009년 DOCG급으로 격상되고 그동안 IGT 등급에 머물러있던 프로세코는 DOC급(Prosecco DOC)으로 승급한다. Prosecco DOC는 앞의 DOCG를 제외한 9군데 현에서 나온 프로세코를 하나로 묶은 통합 등급이다.
오늘은 Prosecco DOC 와인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곧 DOCG 지역도 포스팅 할 예정입니다.
생산지역
지도에 표시된 것처럼 베네토주와 프리울리주를 포함하는 9군데 현(province)에 한정된다. 프리울리주는 트리에스테, 우디네, 고리지아, 포르데노네의 4군데 현이다. 베네토주는 트레비소, 벨루노, 파도바, 베네치아, 비첸자의 5군데 현이다.
특히, 글레라 수확, 양조, 병입 프로세스가 트레이소(Treiso)와 트리에스테(Trieste) 현에서 이루어졌을 경우에는 지역명칭을 강조할 수 있다. 즉, Prosecco Doc Treiso, Prosecco Doc Trieste의 라벨을 붙일 수 있다. 두 지방은 프로세코 와인에 막대한 기여를 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허용 품종
▶주요 품종--> 글레라 함유 비율이 최소 85%다
▶보조 품종--> 다음의 허용 품종을 최대 15%까지 블랜딩 할 수 있다. verdiso, bianchetta trevigiana, perrera, glera lunga, chardonnay, pinot blanc, pinot grigio, pinot noir
프로세코 타입
스푸만테(spumante), 프리잔테(frizzante), 트란퀼로(tranquillo)의 세 가지 타입이 있다. 가장 익숙한 타입은 스푸만테이고, 프리잔테는 약발포성, 트란퀼로는 드라이한 맛이 난다.
▶ 스푸만테 타입: 알코올 농도 11도, 최소 산도 5g/liter, 최대 압력: 3 bar
※ 스푸만테는 와인 1리터당 잔존 당분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뉜다(잔당량은 리터당 그램순으로 적었음). 브뤼 나투르(0 ~ 3 g/liter), 엑스트라 브뤼(0~6 g/liter), 브뤼 (최대 12 g/liter) , 엑스트라 드라이(12 ~17 g/liter), 드라이 (17 ~ 32 g/liter), 드미 섹(32 ~ 50 g/liter)으로 나뉜다.
프리잔테 타입: 알코올 농도 10.5도, 최소 산도 5g/liter, 압력:1 내지 2.5 bar
트란퀼로 타입: 알코올 농도 10.5도, 최소 산도 5g/liter, 압력: 1 bar 이하
프로세코 만드는 과정
글레라 품종은 9월 중순에 이르면 포도 아로마와 당이 알맞게 익어 수확 시즌을 맞는다. 수확한 포도는 몇 시간 이내에 양조장으로 옮겨 재경과 압착을 해서 주스를 추출한다.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로 옮겨 알코올 발효를 일으키는데 탱크 내부 온도는 상온 18도를 유지해야 글레라 아로마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보통 15~20일 걸린다.
발효가 끝난 와인을 단기간의 숙성을 거치면 트란퀼로 타입을 얻을 수 있다. 프리잔테나 스푸만테 타입은 2차 발효를 거쳐야 한다. 2차 발효는 대형 압력용기에서 일으키는데 이를 샤마방식이라 한다. 온도가 자동 조절되며 밀폐력이 완벽한 압력용기 안에서 프로세코의 생명인 탄산가스가 발생되고 와인에 천천히 녹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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