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깊고 중우한 맛과 향기의 레드와인이 어울리는 겨울이 왔다. 개인이 선호하는 겨울에 마시는 와인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와인 수 만큼 많겠지만 나는 발폴리첼라(Valpolicella) 와인을 선호한다. 발폴리첼라는 이탈리아 북동쪽에 위치하는 베네토주에 있는 최대와인산지이며 주도인 베로나 북쪽에 위치하는 계곡군이다. 계곡은 북-->남으로 뻗어있으며 형세는 다섯 손가락을 펼친 모양으로 되있다.
발폴리첼라 계곡에서는 로마시대때 부터 지금 우리가 마시는 와인의 대부분을 생산해왔으며 세월이 흐르면서 인기는 점점더해 생산지역은 확장되었다.발폴리첼라 와인이 탄생했고 옛날처럼 와인을 양조해오고 있는 지역은 클라시코(classico)로 따로 분리했는데 Fumano, Marano, Negrar, Sant' Ambrogio, San Pietro in Cariano의 다섯군데 마을이다.
11월 23일 클라시코 지역중 Negrar에 소재하며 발폴리첼라 와인의 선구자중의 하나인 Domini Veneti의 발폴리첼라 네 종류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발폴리첼라 와인의 주재료인 코르비나,코리비노네, 론디넬라를 제대로 알고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아는 와인 마에스트로가 만든 와인이란걸 아는데는 시간이 많이 않걸렸다.
(1)발폴리첼라 와인은 레초토에서 시작된다. 코르비나,코르비노네,론디넬라 적포도를 100일 말린것을 압착한 후 발효를 해서 만들었다. 옛날에는 포도송이에서 햇빛을 가장 많이 받는 윗 부분만으로 만들었다고 한다(참고: 발폴리첼라와인에 자세히 알아보기 ttp://blog.daum.net/baeknanyoung/176). 이부분은 사람의 귀처럼 생겼기 때문에 베네토 방언으로 귀를 뜻하는 레치에(recie)라 불렀었고 후에 레초토(recioto)로 변했다. 건조시작일로 부터 60일 정도 지나면 포도의 수분이 증발해 원래 포도무게의 40%가 줄어들지만 당은 농축된다. 이후에는 귀부균이 달라붙어 글루코시오 성분이 더해지는 극도의 건조가 이루어진다.
와인이름:Recioto della Valpolicella DOCG Classico
생산연도, 알콜도수: 2011, 14도
포도밭: 해발 200~250m의 Moron, 해빙이 운반해온 충적토위에 쌓인 미사와 모래 혼합 토양
숙성방법:알리에 바리크에서 6개월 숙성후 병에서 4개월 숙성
색깔, 향기: 짙은 루비색, 초코렛, 카카오, 단 향신료, 끓인 체리와 자두향, 정향
맛: 입안을 살짝 조이는 타닌과 어울린 스위트함, 산미가 적당 비율로 섞인 달콤함, 코로 느꼈던 향기를 입안에서 다시 낄 수 있음
(2)일화에 의하면 한 농부가 발효통에 레초토용 와인을 부어 놓고 이 사실을 깜박 잊었는데 늦 봄이 되어서야 이것이 기억나 허겁지겁 달려가 통을 열어보니 레초토의 당이 완전히 발효를 해 드라이한 와인이 되었다고 한다. 새 와인은 드라이한 맛이 났지만 타닌이 비단결처럼 부드럽고 복합적인 맛이 나는 중우한 와인으로 변해있었다. 농부가 얻고자 했던 레초토의 달콤함에 비해 새 와인의 맛은 쓴맛이 나기 때문에 아마로네(amarone: 쓴 맛)라 부르게 되었다.
와인이름: Amarone della Valpolicella DOCG Classico
생산연도,알콜도수: 2008, 16.5도
포도밭이름과 토양: 해발 200~250m에 위치한 Jago, 해빙 작용에 의해 쌓인 충적토위에 석회와 ,미사, 점토가 섞임
숙성방법: 225리터 프랑스 알리에와 느베르산 오크통에서 36개월 숙성, 이후에 12개월 병숙성
품종: 코르비나,코르비노네,론디넬라
색깔, 향: 심연처럼 깊은 다크 레드, 말린 과일,체리, 자두, 감초, 초코렛, 바닐라, 타바코, 젖은 흙
맛 : 처음에는 살짝 단맛이 느껴졌지만 목에 넘긴후에는 아몬드의 쓴 맛이 남음, 입안을 꽉 채우는 보디감, 비단같은 타닌과 산미의 조화,
(3)발폴리첼라 계곡에서 버리는 것이 없다. 아마로네와 레초토를 발효하고 남은 발효잔유물(포도껍질+효모 찌꺼기)은 버리지 않고 발폴리첼라 기본와인(Valpolicella Superiore) 양조에 재 사용한다. 발효된 아마로네를 발효통에서 따라내고 나면 통안에 남아있는 잔유물에 갖 발효된 발폴리첼라 와인을 붓는다. 새로 부어진 와인은 아마로네 와인 발효 후 남아있던 잔당과 접촉해 다시 발효를 하고 여러 맛과 향기 성분을 얻는다.이렇게 해서 얻어진 와인을 리파쏘(ripasso)라 하는데 두 번 발효를 했다는 뜻이다.아마로네 발효잔유물과의 발효는 타닌의 거친성분이 다량으로 추출될 염려가 있으므로 되도록이면 짧은 시간내에 한다.
와인이름: Valpolicella Ripasso Classico Superiore
생산연도, 알콜도수: 2013,13.5도
포도밭이름과 토양: 해발 300~420m의 Torbe, 에오세 이회토
숙성방법: 스텐에서 안정되있던 발폴리첼라와인을 아마로네 잔유물에 부어 15도에서 15일간 침용및 재 발효, 침용기간동안 매일 펀칭해줌
품종:코르비나,코르비노네,론디넬라
색깔, 향: 짙은 루비색, 잘 익은 체리, 자두,달콤한 바닐라, 발삼, 붉은빛 작은 꽃, 끼나
맛: 잘익은 과일의 맛이 목을 넘어간뒤에도 남음, 신선한 산미와 타닌의 조화, 잘 다듬어진 타닌이 입안을 살짝 조여줌
발폴리첼라 와인은 포도 수확 후 건조하지 않고 즉시 발효, 숙성시킨 와인이다. 아마로네처럼 풀보디의 복잡한 맛은 없지만 품종자체의 맛과 향을 고스란히 전하는 와인이다. 규정에 따라 1년 숙성시켜서 만들면 Superiore가 되며 라파쏘와인에도 쓰일 수 있다. 아마로네가 워낙 유명해져서 발폴리첼라 와인의 정체성이 모호해졌는데 생산자들은 한 달 정도 건조한 포도로 양조하는 것에서 해답을 찾았다. 이들의 의도는 성공했고 미니 아마로네(mini Amarone)로 자리잡는다.
와인이름: Valpolicella Superiore
생산연도, 알콜도수:2010, 15도
포도밭 이름과 토양: 해발 250~450m의 Verjago, 에오세 이회토, 미세와 점토의 혼합
품종:코르비나,코르비노네, 론디넬라
숙성방법: 50헥토리터 슬라보니아산 보테에서 24개월 숙성, 후에 병에서 6개월 숙성
색깔, 향: 잔주위로 보라색이 비치는 짙은 루비색,체리,말린 꽃 냄새, 초코렛, 바닐라의 향기가 강하게 남
맛:비교적 산미와 타닌이 리파쏘보다 더 느껴짐, 산미와 타닌이 비교적 날카롭지만 부드럽게 느껴지는것은 15 도의 알콜이 주는 부드러움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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