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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바롤로 패밀리- 카발로또 와이너리

와이너리 방문기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20. 12. 21.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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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롤로 11군데 마을 중 카스틸리오네 파레토(Castiglione Falletto, 이후 카스틸리오네. F로 약칭) 마을은 북쪽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바롤로 11군데 마을: 와인규정이 바롤로 와인 생산과 연계되는 모든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는 마을과 포도밭 경계선을 정해놓은 곳).

 

10군데의 마을들은 주변의 마을과 경계를 맞대고 있지만 카스틸리오네.F 는 유일하게 사방이 바롤로 마을로 둘러싸여 있다. 마을 정상에는 중세 고성이 자리 잡고 있으며 성 밑에서 뻗어 나오는 포도밭은 언덕 능선을 따라 굽이치고 있다.

 

북이탈리아 피에몬테주(좌측 지도의 검정색 부분), 카스틸리오네 팔레토 마을(우측 지도의 노란색 원)

카스틸리오네.F 마을에 속한 포도밭 면적은 228 헥타르이며 이중 148헥타르(44만 8천 여 평)가 바롤로 포도밭이다. 2010년 포도밭 명칭이 도입되었을 때  카스틸리오네.F 마을에 속한 포도밭은 20군데로 나뉘었으며 각 밭마다 고유의 지명을 붙였다(MEGA라 하는데 크뤼를 의미함). 빌레로(Villero), 몬프리바토(Monprivato), 브리코 로께(Bricco Roche), 브리코 보스키스(Bricco Boschis)가 잘 알려진 MEGA다.

 

 

와이너리 시음실. 까발로또 패밀리가 선물받거나 구입한 올드빈티지를 전시해 놨다.

카발로또는 올 해로 창립 92년을 맞이하는 와이너리이다. 양조및 숙성시설,시음실 건물은 브리코 보스키스 언덕에 나지막이 들어앉아 있다. 카발로또는 가족 성이며 4대째 바롤로 와인 생산에 전념해오고 있다.

 

카발로또 패밀리가 와인과 인연을 맺게 된 때는 19세기 말, 자코모 카발로또(Giacomo Cavallotto)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코모는 매우 뛰어난 영농가였으며 빗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 왕의 개인 영지인 폴렌조 왕립 농장의 관리 업무를 맡는다. 왕실 영농가로 경력을 쌓아가던 중 왕실 하녀인 마리아 꽈로네(Maria Quarone)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결혼식을 올린 부부는 카스틸리오네. F 에 포도밭이 딸린 조그만 농장(Cascina Serra)을 구입하고 농사에 전념한다. 이들은 여섯명의 자녀를 두었는데, 카발로또 가족이 후에 와인생산자로서 기틀을 잡는데 구심 역할을 맡게 될 주제페는 기사 작위를 받고 카스틸리오네.F 마을 조정관으로 임명된다.

 

가족은 농장 주변에 매물로 나온 포도밭을 사들이기 시작한다. 이때는 1차 세계 대전이 끝난 직후라 불황이 심했고 바롤로 와인은 지금처럼 유명하지도 못해 상거래가 많았던 것도 아니다. 그러나 카발로또 가족은 바롤로 와인의 미래에 대해 신념이 넘쳤고 선견지명도 있었다.

 

1928년 가족은 Tenuta Bricco Boschis를 인수하고 와인 양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이 시절 농부들은 수확한 포도를 대형 와인 협동조합 와이너리에 적당한 값을 받고 팔았다. 까발로또 가족도 그랬었고, 일부 포도는 와인을 만들어 판매했다.(바롤로 와인, 역사 Part1, Part2 blog.daum.net/baeknanyoung/347 포스팅 참고)

 

1944년 주제페는 농장에서 수확한 포도를 팔지 않고 직접 양조하기로 결정한다. 농장 명칭도 Tenuta Cavallotto 와이너리로 개명한다.

 

1965년 주제페의 두 아들인 오리비오(Olivio)와 질도(Gildo)가 와이너리에 합류한다. 그 해에 까발로토 패밀리의 첫 바롤로 리제르바가 선보였다. 리제르바 바롤로는 1966년 바롤로 와인이 DOC 등급에 오른 뒤에야 승인을 받았으므로 까발로또 패밀리가 어느정도 시대를 앞서갔는지를 보여준다.

 

2년 후에는 바롤로 와인 라벨에 Bricco Boschis 밭을 표기했다.  포도가 밭 명칭을 표기함으로써 포도가 자란 풍토와 환경의 중요함을 알렸다. 이로서 카발로토 패밀리는 포도밭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알아챈 소수의 바롤로 그룹에 속한다.

 

42년 후인 2010년 포도밭 표시는 와인 규정으로 흡수되어 MEGA 제도가 탄생했고 170여 개 포도밭이 MEGA에 지정되었다.

 

1974년, 주제페의 세 자녀 즉, 자코모의 4세대 후손인 라우라, 알피오, 주제페가 와이너리를 경영을 맡아하고 있다. 셋 다 양조학을 전공한 인재들이며 부모세대에 못지않은 혁신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다. 이들이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가장 먼저 벌인 일은 포도밭에 피복작물 입히기다.

양조장에서 내려다 보이는 Bricco Boschis 포도밭

그동안 폭우가 내릴 때마다 흙이 휩쓸려 가거나 밭이 움푹 꺼지 곤 해서 피해를 많이 입었는데 피복작물로 이를 방지할 수 있었다. 1976년에는 농약,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황산동(copper sulfate)과 유황으로 해충을 퇴치했다. 포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는 적색 거미를 처치하기 위해 농약 대신 천적 벌레와 곤충을 키웠다. 2010년에는 포도밭은 유기농 인증을 얻었고 황산동 사용마져 중지했다.

 

카발 로또는 2020년 현재  23헥타르(약 7만 평)의 포도밭을 경작하고 있으며 양조시설이 있는 Bricco Boschis 언덕에 모여있다. 밭의 대부분은 카발로또 패밀리가 소유하고 있어 카발로또 모노폴이라 할 수 있다. 

브리꼬 보스키스 오크 숙성실

인상적인 것은 언덕 산자락에 동굴을 파서 만든 오크 숙성실이다. 어두침침하고 온도와 습도가 일정해 와인은  자연적인 상태로 숙성되고 있다.

 

시멘트 용기

숙성실에 들어가자마자 일렬로 서있는 대형 시멘트 용기가 방문객을 맞이하는데 패밀리의 자랑거리다. 1970년대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가 가격 면으로나 통제가 쉽다는 이유로 시멘트 용기를 대신했었는데 패밀리는 바롤로 지역의 전통인 시멘트 용기를 버리지 않고 꾸준히 사용해 왔다.

 

시멘트 용기는 레드와인의 젖산 발효를 일으키거나 오크 숙성을 하지 않아도 되는 영 와인을 잠시 보관해 맛과 향이 자리 잡도록 도와준다.

 

1년에 십만 병 생산하며 50%가 바롤로 와인으로, 포트폴리오에서 바롤로 와인 비중이 높다. 세 종류의 바롤로가 있으며 Barlo Boschis, Barolo Riserva Vignolo, Barolo Riserva Vigna San Giuseppe는  패밀리의 시그니처 와인이다.

블루색- 비뇰로, 적색-비냐 푼따 마르첼로 와 비냐 꼴레 수도베스트 , 노란색-비냐 산주제페

바롤로 브리꼬 보스키스(Barolo Bricco Boschis)는 1965년이 첫 빈티지이며 카발로또 패밀리를 프리미엄 바롤로 생산자로 부상시킨 효자 바롤로다.  언덕은 3군데로 나뉘는데 경사면과 고도를 기준으로 구분했다.비냐 푼따 마르첼로(Vigna Punta Marcello), 비냐 콜레 수도 베스트(Vigna Colle SudOvest), 비냐 산주제페(Vigna San Giusepp)다.

 

브리꼬 보스키스 밭은 레퀴오 토양과 토르토니아노 토양이 만나고 있어 두 토양의 장점을 갖추고 있다. 레퀴오 토양의 장기숙성력과 힘, 토르토니아노의 발랄함과 타닌의 부드러움이 어린 바롤로임에도 드러낸다 (바롤로 와인-테루아, 지형 blog.daum.net/baeknanyoung/350)

 

바롤로 와인 - 테루아, 지형

▶이 글은 바롤로 와인 - 테루아, 기후에 이어지는 포스팅입니다. 링크 blog.daum.net/baeknanyoung/349 1억 3천만 년 이탈리아는 바다에 잠겨있었고 형체가 없었다. 6천5백만 년 전 조산 운동이 활발해 아

blog.daum.net

1995년 빈티지까지는 밭 구분 없이 혼합해서 만들었으나 이후부터 비냐 산주제페는 따로 구분해 바롤로 리제르바를 만들고 두 밭에서 온 네비올로를 블랜딩해 Barolo Bricco Boschis를 만든다.

 

알피오 까발로또

카발로또의 모든 와인은 알피오와 주제페 형제의 손을 거친다. 알피오는 어떤 와이너리의 품질을 판단하려면 베이스 와인을 꼭 테이스팅 해야 알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기본이 충실해야 여기서 뻗어 나오는 가지도 튼튼하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로 랑게 네비올로는 카발로또의 네비올로 양조 방식과 맛과 향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점이 된다. 랑게 네비올로는 세컨드 와인이지만 바롤로와 같은 밭에서 수확하고 숙성 방식도 비슷하다. 한마디로 베이비 바롤로라 할 수 있다.

랑게 네비올로 Langhe Nebbilo

Langhe Nebbiolo 2018. 알코올 14.5도

바롤로 네비올로와 비슷한 날짜(해마다 변하지만 대략, 10월 15~20일 경)에 수확하며 알코올 발효와 침용 조건은 영상 29도에서 최소 20, 최대 35일(해마다 다름) 동안 한다. 다만 오크 숙성기간이 18개 월로 줄어든다.

 

선명한 루비색이 돌며 잔 주위 물체가 비칠 정도로 톤이 흐리다. 신선한 제비, 장미, 민트, 라즈베라 향이 잔 주위에 퍼진다. 산도는 생동감이 있으며 타닌은 절제되어 있고 결이 촘촘하며 안정감을 준다. 입 주위와 혀 끝에 떫은 감이 오며 산미와 잘 결합해 밸런스가 뛰어나다.

 

 

바롤로 리베르바 비뇰로

Barolo Riserva Vignolo 2013. 알코올 14.5도

카발로또 패밀리가 1989년에 인수한 크뤼다. 2헥타르(6천 평)이며 비뇰로(Vignolo)는 브리꼬 보스키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Vignolo는 밭의 원주인 이름이며 지리학자, 영농 학자, 식물학자로서 평상시 키발로토 가족과 친분이 두터운 관계였다고 한다.

 

남서를 향한, 해발 200~330미터 포도밭에서 나오며 수확한 네비올로는 리제르바만 만든다. 작황이 좋은 해에만 나오기 때문에 생산량에 변동이 많으나 3천 병에서 9천 병 사이다. 수확일은 해마다 바뀌나 대략 10월 15~20일 경이며, 섭씨 29도로 맞추어진 스테인리스 용기에서 최소 20일 최대 35일(해마다 또는 작황 상황에 따라 변수가 있음) 동안 알코올 발효과 침용을 거친다. 슬라보니아산 오크에서 최소 4년, 최대 5년 숙성한다. 후에 병입 해서 12개월 안정한 후 출시한다.

 

짙은 루비색이 돌며 간간이 오렌지 껍질 톤의 뜨거움을 내비친다. 장미, 비올라 꽃이 화사하며 라즈베리, 체리, 민트의 아로마가 매혹적이다. 버섯, 감초, 말린 오렌지 껍질, 타바코, 찐 옥수수, 허브 향, 얼그레이 차 향이 곁들여지면서 향기가 복합성을 더한다.

 

산도가 높지만 원만한 맛을 내며 타닌은 구조가 견고하고 틈이 꽉 차있어 몰입감이 좋다. 감초 여운이 오랫동안 입안을 가득 채운다.

 

비냐 산주제페 리제르바 바롤로

 

Barolo Riserva Vigna San Giuseppe 2012. 알코올 14.5도

1995년 이전까지는 Barolo Bricco Boschis안에 포함되었지만 1996년부터는 비냐 산 주제페 밭만 따로 떼내어  리제르바를 만든다. 와이너리 건물과 인접해있으며  2.4헥타르 넓이다. 리제르바는 네비올로 작황이 좋은 해에만 나오며 생산량도 3천 병에서 5천 병으로 생산량도 불규칙하다.

 

양조와 숙성방법은 비뇰로와 동일하다. 향나무, 달콤한 체리, 블랙베리향의 신선한 임팩트를 주다가 감초, 분가루, 타르, 타바코, 가죽 향으로 변한다. 앞의 리제르바(비뇰로)에 비해 숙성으로 인한 원숙한 향기가 두드러지며  향기마다 선이 분명하다.

 

타닌은 처음에는 아무런 기척을 내지 않다가 입 안 중간부분과 혀 뒷부분을 서서히 조여 온다. 조여올 때의 묵직한 보디감은 남성적인 힘을 보여주며 차분한 분위기가 감돈다. 산미는 원만한 편이며 과실 향을 생기 있게 해 준다. 산미에 섞여있는 소량의 짠맛이 감칠맛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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