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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와인-알프스의 바롤로 (1)편

와이너리 방문기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20. 10. 1.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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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일반 포도밭                                                     오른쪽: 테라쩨(페르골라, 돌기둥이 어우러진 카레마의 전형적인 포도밭 구조다)

보통 우리는 왼쪽 포도밭이 익숙합니다. 오른쪽의 테라쩨 포도밭은 산악이나 해안절벽 같이 험난한 곳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포도밭 구조입니다. 오늘 포스팅은 카라마 산골마을에 전통 포도재배 구조인 테라쩨밭을 소개합니다.

 

그러면 카레마는 왜 이런 포도밭을 갖게 된 걸까요. 먼저 카레마는 돌산이 둘러싸고 있어요. 몽블랑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과 날씨가 혹독한 산골입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라는 속담이 있죠.

 

카레마 주민들은 카레마에만 있는 유일한 보물을 찾기 시작했고 보물을 마을 뒷산에서 발견합니다. 즉, 산 경사면 3백~6백미터 사이에 바위가 몰려있고 그 위로 해가 하루 종일 비친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척박한 돌산을 밭으로 변모시키려는 자연과의 투쟁이 시작됩니다..

돌을 파낸다음 빈자리를 흙으로 메웁니다. 흙은 평지에서 가져왔는데 여자들이 앞치마에 담아 날랐다고 하네요. 흙을 잘 다진 다음에  가장자리가 무너지지 않게 캐놓은 돌을 잘라서  돌담을 쌓았어요. 이것을 테라쩨terrazze 라 합니다.

 

테라쩨가 완성되면 페르골라를 지을 차례입니다. 페르골라는 나무기둥을 엮어서 만든 목재 구조물인데요. 먼저 나무기둥을 테라쩨 밭의 곳곳에 꽂아 놓습니다. 그위에 바둑판 모양으로 천장을 얹는데요. 이 구조를 페르골라라 합니다. 이 구조를 타고 나뭇가지가 뻗어 나갑니다.

 

페르골라를 완성한다고 끝이 아닙니다. 카레마는 매우 춥다고 했는데요. 한마디로 양은 냄비 날씨입니다. 낮은 뜨겁고    밤은 영하로 곤두박질 치죠. 그래서  페르골라 사이마다 돌기둥 (필로니)의 안전장치를 끼어 넣습니다.

 

돌기둥은 낮에는 태양열을 받아 더워지면 돌내부에 열을 가두죠. 밤에는 가두어 두었던 온기를 방출해서 주위가 뜨끈해집니다. 그래서 포도가 동사하는 걸 예방한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돌기둥은 장작이 필요 없는 자연산 난로 내요.

 

돌산을 깎아 만든 테라쩨, 페르골라, 돌기둥이 한세트가 되는 카레마 특유의  포도밭이 완성됩니다. 이렇게 힘들게 가꾸어진 밭을 이탈리아인들은 영웅적인 포도밭으로 칭합니다. 영웅이 되려면 피나는 노력과 희생이 들기때문이죠. 한 층의 밭을 완성하는데 보통 50년이 걸린다고 하는데요. 한 층만 있는게 아니라 그 위에 몇 개의 층이 쌓여 있어요.

 

층층이 쌓여 있는 모습이 마치 나이테 같아 엄숙함이 느껴집니다..

 

힘겹게 만든 테라쩨 밭은 한 뼘도 헛되이 쓰지 않았어요. 페르골라 밑의 빈 땅은 농작물을 가꾸는 텃밭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내일은 카레마 테라쩨에서 반세기 넘게  카레마 와인으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로베르토 페란도 와이너리를 소개합니다. 극한 와인- 알프스의 바롤로 (2) 편을 많이 기대해 주세요.

☞링크 blog.daum.net/baeknanyoung/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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