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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그란티노 앰배서더, 아르날도 카프라이

움브리아 와인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20. 11. 2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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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날도 카프라이의 시그니처 와인들. 몬테팔코지역 토착품종 와인인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몬테팔코 로쏘, 그레케토 와인에 전념하고 있다.

아르날도 카프라이는 사그란티노 와인의 앰배서더로 불린다. 사그란티노 와인과 몬테팔코 지역을 세상에 알리는데 기여한 공로는 물론 밭 규모나 연 생산량으로 볼 때 앰배서더 호칭이 걸맞은 와이너리다.

 

설립자인 아르날도 카프라이는 움브리아 주에서 섬유산업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와인과 관계없는 분야에 몸담고 있지만 아르날도의 피는 속일 수 없었다. 그의 피에는 고향인 움브리아 흙과 와인이 흐르고 있었다. 1971년 45헥타르의 포도밭을 인수했고 자기 이름을 본 딴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1988년, 와이너리 경영권을 아들 마르코 카프라이가 물려받는다. 마르코가 막 와인업계에 뛰어들었을 때 사그란티노 와인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었다. 현재 사그란티노는 드라이 와인으로 자리 잡았지만 1980년대만 해도 달달한 맛이 나는 파시토 와인이었다.

 

그당시 사그란티노는 햇볕에 말려 농축된 맛을 우려낸 파시토 와인이 숭배되고 있었다. 아무래도 달면 타닌의 껄끄러운 느낌이 줄어들고 매끄러운 식감이 더 했다. 그러나 파시토는 그 당시 유행하고 있던 드라이한 맛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었다.

 

심각한 문제는 생산자들의 외면에 있었다. 이미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산조베제, 메를로, 몬테풀차노 품종이 사그란티노 포도밭을 점령해 나갔다. 결국, 몬테팔코 전지역에 사그란티노 밭은 10여 헥타르로 줄어든다.

 

마르코 카프라이는 품종 개선을 통해 사그란티노를 프리미엄 와인 대열에 올려 넣기 위해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한다. 밀라노 대학 농경 학과와 이탈리아 유수 품종연구소와 더불어 장기간의 프로젝트를 세운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몬테팔코에 잔존하는 사그란티노 품종을 수집해 실험 포도밭을 운영하는것에 있었다. 

 

이 실험 밭의  목적은 가장 우수한 클론을 골라내는 것. 다양한 모의 양조 실험을 거친 후 콜레피아노, 코브라, 25 anni 클론을 선발했다. 또한, 사그란티노에 가장 적합한 재배 수형과 대목을 알아내려 했다. 최고의 노력은 사그란티노의 장점이자 단점인 타닌의 생태 파악과 장점이 발현되는 환경을 알아내는데 초점이 맞추어졌다.

 

폴리페놀이 풍부한 사그란티노를 서늘한 기온하에서 완숙기를 늦추면 타닌이 떫은 느낌이 줄고 식감이 개선된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마르코는 2002년에 수령이 오래된 사그란티노라도 뽑아내고 품질이 개량된 사그란티노로 식재했다. 

 

마르코 카프라이는 지속적인 농경만이 미래 와인의 모델이라 강하게 믿는다. 운영 초기부터 각종 환경 관련 인증서(ISO 14001, ISO 50001를 획득했고 New Green Revolution와 Sustainable Winery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마르코 카프라이는 올해 4월에는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의 신속한 문제 해결 의식과 창작성을 잘 보여주는 예다. 최근에 몬테팔코 지역에  봄철 한파가 자주 발생함을 감지한 마르코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낸다. 일명, 거대 열풍기를 발명한 것. 열풍기는 10m 길이의 파이프 구조로 돼있고 한쪽에는 모터가 반대쪽에는 날개가 장착돼있다.

 

작동원리는 간단하다. 포도밭 표면 온도가 영하 아래로 내려가면 열풍기에 달려있는 센서가 작동한다. 모터 열기로 덮혀진 공기는 날개쪽으로 이동하고 언 땅 표면에 열기를 뿜어낸다.

 

땅 기온이 5도가 되면 열풍기는 자동으로 꺼진다. 열풍기는 6헥타르마다 한 대씩 설치했고  총 35헥타르에 시범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대 가격이 5만 유로선인데 마르코는 앞으로 더 설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르날도 카프라이의 셀러는 엄청난 양의 바리크 오크통 산으로 보는 이들의 놀라움을 자아낸다

와인셀러

현재 아르날도 카프라이 포도밭은 150여 헥타르에 달하며 연 생산량은 90만 병, 연 매출액은 85억 7천5백만 원에 달한다. 사그란티노, 산조베제, 그레케토의 전통 품종과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메를로, 피노 누아, 카베르네 소비뇽 등 국제 품종 와인을 만들고 있다.

 

1997년에 개조한 오크 셀러는 지하 1층에 위치한다. 바리크 오크통(225리터, 3백여 병의 와인이 담겨있음)이  2천2백여 개, 15개의 슬라보니아산 오크통이 쌓여 있는 모습은 마치 오크 산을 연상시킬 정도로 압권이다. 바리크는 모두 프랑스산으로 알리에, 보주, 느베르산 오크나무로 제작했다. 실내 기온은 섭씨 15~16도에 상대습도는 80~85%로  유지되고 있다.

시음실 내부. 포도밭과 셀러 규모에 비해 시음실은 차분하고 우아한 분위기다

시음 노트

Montefalco Sagrantino Val di Maggio 2015 빈티지, 알코올 농도 14.5도

국제 감각의 사그란티노다. 100% 사그란티노. 24개 월 프랑스산 바리크에서 숙성한 뒤 병입 해서 8개월 숙성을 더 했다. 숙성력은 20년으로 내다본다. 체리, 자두, 블랙베리 향이 달콤하다. 초코릿, 향신료, 바닐라, 젖은 나뭇잎, 타바코, 감초 향이 감미롭다. 섬유를 짜듯 와인 결이 정돈된 느낌과 섬세함이 어우러진다. 잔에 알코올의 열기가 서려있으며 목에 넘어간 후 묵직한 보디감이 남는다. 타닌 결이 밸벳처럼 매끄러우며 적당히 입안을 조이며 긴장감을 준다. 후추, 파프리카 여운이 길게 남는다.

 

※ 사그란티노 와인 포스팅은 시리즈로 올리고 있습니다. 사그란티노 품종과 몬테팔코 지역을 소개한 포스팅을 먼저 읽으시면  사그란티노 와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타닌의 끝판 왕, 사그란티노 와인을 정리했어요  blog.daum.net/baeknanyoung/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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