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토리노에서 있었던 한 시음회에 갔었습니다.
이탈리아 최남단 섬 시칠리아에 있는 플라네타(Cantina Planeta)와이너리가 주최하는
시음회였습니다. 이 와이너리에서 생산하는 몇 종류의 와인만 시음했었는데
시칠리아 와인을 이해하기에는 충분했었습니다.
플라네타 와이너리는 1995년에 탄생한 젊은 와이너리지만 시칠리아 미세기후와 다양한 토양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개성있는 와인생산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칠리아 전역에 6군데의 와이너리를 소유하고 있어 주요 시칠리아와인을 골고루 커버할 수 있는
와인거물이었습니다. 와인시음은 서쪽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부터 남→북동 순으로 진행됐으며 마치 시칠리아 일주하는 기분이들었습니다.
섬 서부에 위치한 '멘피'와 '삼부카디 시칠리아'의 두 와이너리에서는 메를롯, 쉬라, 샤르도네,비오니어등의
국제품종을 시칠리아스타일로 해석했고 시칠리아 대표적 순품종인 네로다볼라와 그레카니코, 피아노는
응회토의 개성을 최대한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100% 피아노로 양조한 코메타(Cometa)와인은 과일향과 미네랄향이
정말 화사했습니다.
섬 남동부에서는 '체라수올로디 빗또리아'라는 시칠리아섬 유일의 DOCG와인이 생산되는데 이 섬의 가장 흔한 레드품종인 네로다볼라와 프라파또를 적절히 블랜딩해 석류,딸기,체리와 같은 적색과일향이 사랑스럽고 발랄한 여성을 연상시키는 와인입니다. 잠시 이와인의 뜻을 알아보면 빗또리아는 이곳을 다스렸던 여왕의 이름이고 체라수올로는 시칠리아방언으로 체리를 뜻하는 체라사(cerasa)를 이탈리아어로 표기한 것이나 요즘은 로제와인에서 나는 짙은 양파껍질색을 뜻하는 의미로 씌이고 있습니다.
플라네타와이너리는 두 종류의 '체라수올로디 빗또리아'를 선보이는데 하나는 레드라벨로 스테인레스 숙성만 했고 양조 후
2~3년내가 시음적기이고 블랙라벨은 오크통 숙성을 했고 3~7년 뒤에 마셔도 좋습니다.
빗또리아에서 가까운 노토(noto)에 있는 와이너리에서는 모스카토 비앙코 품종으로 짙은 열대과일향기가 풍부한 파시토를 만드는데
실온에서 마셨을 때 너무 달아서 약간 차갑게해서 마시니 당도가 적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시칠리아 일주여행의 종점에 도달했습니다. 섬 북동쪽에서 항상 부글부글 끓고 있는 에트나화산은 이곳 사람들의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와인용 포도재배에 적합한 토양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최적의 테루아 발견이 회사모토인 플라네타와이너리에서 이 곳을 지나칠리가 없겠죠? 검은색 마그마가 풍화되어 형성된 푸석푸석한 토양에 '카리칸테'같은 시칠리아 화이트 품종을 재배해 이의 개성을 100% 표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얀꽃과, 골든사과, 꿀 냄새가 미각과 후각을 만족시켜주었지만 한편으로 카리칸테
와인병 옆에 있던 에트나의 흙이 담긴 샘플 그릇을 보면서 마그마의 검은 토양에 뿌리를 내린체 화산재를 뒤집어쓴 카리칸테포도가 떠올랐는데 다름아닌 악조건을 받아들여 황금색으로 되돌려주는 와인의 관대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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