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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셰타 와인을 마셔야 하는 이유

와인별곡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18. 12. 1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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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해에 랑게 여행을 계획하는 와인 애호가라면 일부러라도 시간을 할애해 나셰타(nascetta)와인을 맛보길 추천한다. 랑게 언덕은 이미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같은 굵직한 수퍼스타를 낳았지만 그 틈 사이를 비집고 나셰타 와인이 신성처럼 떠오르고 있다. 화이트 품종인 나셰타는 원료의 85% 이상을 나셰타로 만든 와인의 이름이기도 하다.


나셰타 와인을  권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나셰타 생산자들은 랑게를 대표하는 와인(바롤로, 바르베라 달바,로에로, 돌체토)을 다년간 만들어 오면서 랑게언덕에서 재배되는 포도를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아는 노하우의 소유자란 점이다. 나셰타 품종은 소수의 노력에 의해 구사일생으로 우리 품에 다시 돌아온 소중한 와인이다. 최근에는 원조 시비로 생산자들이 두 그룹으로 분리되어 이탈리아인들의 성격이 드러난 거울이기도 하다.


나셰타 품종은 옛날부터 네비올로와 돌체토 품종과 같이 랑게에 흔하게 재배되던 품종이다. 그 당시 나셰타는 다른 화이트 품종과 섞인 뒤 잔당을 남겨 달게 마셨다. 남자들은 바르베라와 네비올로 와인을,여자는 나셰타 와인을 마시는게 풍습이 있었다.아득한 옛날부터 마셔왔음에도 불구하고 1870년에 작성된 문서에 처음 언급될 정도로 나셰타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날씨에 따라 생산량이 들쑥날쑥했기 때문에 농부들은 나셰타로 부터 안정된 수입을 얻을 수 없었고  20세기에 들어오면서 바롤로 와인의 유행이 불면서 나셰타를 뽑아버리고 네비올로가 심어진다.1990년,나셰타 와인이 랑게에서 거의 사라질 무렵, 노벨로 마을에서 바롤로 와인을 생산하던 엘비오 꼬뇨(Elvio Cogno)와 Le Strette 와이너리의 다니엘레 형제는 개인 소유 정원에서 가꾸어지던 나셰타로 추정되는 포도나무 몇 그루를 우연히 발견한다.


이들은 포도나무 유전자 전문가에게 감식을 의뢰를 했고 나셰타 품종임이 밝혀진다. 노벨로의 포도밭은 이미 네비올로, 바르베라, 돌체토가 점령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은 적포도 재배에 적당치 않아 버려지던 언덕 자락, 북향 밭이나 기존 포도밭의 가장자리에 나셰타를 심었다. 첫 수확한 나셰타로 만든 와인은 품종의 멋진 점만 일부러 뽑아 논 것처럼 장점을 두루 갖춘 꿈의 화이트 와인임이 알려진다.


스테인리스 용기에 짧은 기간 숙성하면 아로마가 풍부한 가볍고 상쾌한 와인으로, 저온침용, 오크숙성, 효모에서 숙성하면서 바토나주를 여러 번 해주면 복합미와 고상한 매력으로 반응했다. 5년 정도 놔두었다 마시면 훨씬 원숙한 맛을 내는 중기 숙성 잠재력도 갖추었다.


2002년 나셰타 와인은 Langhe Bianco Doc 와인 규정에 등록되었고 2010년에는 Langhe Nascetta Doc으로 한 단계 더 상승한다.Langhe Bianco는 랑게에서 재배된 여러 화이트 품종을 블랜딩한 기본 와인이지만 Langhe다음에 Nascetta가 따라오면 원료의 85%가 나셰타로 된 순도높은 고품질 와인이다.


원칙적으로 소비자가 나셰타 와인을 고를 때 라벨에 쓰여진 Langhe Nascetta Doc 만 참고하면 된다.하지만 노벨로 소재 생산자들이 라벨에 원조마을명을 끼어넣는 바람에 상황이 약간 복잡해졌다. 즉, 노벨로 생산자들은 자신들이 원조임을 강조하기 위해 라벨을  Langhe Nas-Cetta del Comune di Novello로 따로 만들었다. 노벨로 마을의 Nas-Cetta 란 의미인데 Nas-Cetta는 나셰타의 피에몬테 방언으로 나스체타로 발음된다.


현재 노벨로에는 20여 헥타르의 나셰타 전용 포도밭이 있으며 8군데 와이너가 소유 및 관리하고 있다.이들은 노벨로 마을 나스체타 생산자 협회(Associazione Produttori di Nas-Cetta del Novello)를 조직해 와인홍보및 친목을 다지고 있다.


반면, 노벨로 마을 밖의 나셰타 생산자들은 나셰타 협회(Associazione Indegenous Langa)를 따로 결성해 그들 나름대로 나셰다 홍보와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다. 바롤로 생산지에 속한 몇 군데 마을과 아스티, 로에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18군데의 와이너리가 회원이다.

 

지구 상에서 사라질 뻔했던 맛을 되찾은 지 30년도 않되었는데 원조, 비 원조를 따지면서 서로 편 가르는 건

어느 정도 이탈리아의 캄파닐리스모 냄새를 풍긴다. 자기 것과 자기가 속한 지역에 집착해서 언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지척 지간이지만 경계심을 갖고 서로 적대시하는 이탈리아인의 뿌리 깊은 지역 라이벌 의식이다.


원조임을 내세워 동명의 와인보다 품질이 뛰어남을 부각시키는 '바롤로 디 바롤로' '가비디 가비 와인' 전략을 나셰타에도 적용했다는 회원 생산자(노벨로 마을 나스체타 생산자 협회)의 설명. 하지만 이 의도를 알리가 없는 소비자는 동일한 규정에 따라 만들어진 와인이 다른  라벨 정보를 담고 있는 것에 헷갈 릴 수밖에 없다.


지난주에 두 군데의 와이너리를 방문했는데 주력 와인이 바롤로 외에 나셰타 와인인 곳이였다. 흥미롭게도 한 곳은 나스셰타 협회에 속하는 생산자였고 다른 곳은 와이너리 오너가 나셰타 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었다. 물론, 두 군데의 레드 와인은 우수했지만 대립하고 있는 협회 회원의 나셰타 와인을 맛 볼 수 있었던 독특한 경험이였다.




Azienda Agricola Vietto 와이너리 Giuana, Langhe Nas-Cetta del Comune di Novello DOC, 2017

비엣토 와이너리는 노벨로 마을이 끝나고 몽포르테 달바 마을이 시작되는 지점에 위치하며 여기서 파네롤로 포도밭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조상들이 농사를 지었으나 현재 와이너리를 경영하고 있는 비엣토 부부는 20년 전 와이너리로 전향하기로 한다. 현재 20여 헥타르의 포도밭을 소유하며 두 종류의 바롤로, 바르베라 달바 수페리오레, 네비올로 랑게,돌체토 달바, 나셰타를 생산하고 있다.


Giuana(주아나)는 사장의 모친 이름이며 남편과 사별후 혼자 생활과 밭 일의 중노동을 감내한 억척스러운 여인이다.병의 그림은 1700년에 제작된 회화의 일부분인데 노동 후에 목욕하는 여인을 그린 거다. 여인의 강인한 육체와 주아나의 생활력이 겹쳐진다. 2세기 이전에 그려진 회화는 저작권 염려 없이 상업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사장 부부가 살짝 귀뜀해 주었다.


발효 끝난 효모를 버리지 않고 6개월간 와인과 놔둔 채 가끔 나무 스틱으로 저어주면서 숙성했다. 진한 볏짚 색에서 잘 익은 포도열매의 건강함이 느껴지며 자몽, 꽃, 복숭아, 아카시아,사루비아 향이 매혹적이다. 상큼한 산미와 짭짤함이 입을 풍성한다. 2016년 빈티지는 앞의 과일향과 더불어 부싯돌, 소량의 페트롤 향이 나며 산미는 약간 누그러져 원만하며 목에 넘어갈 때 살짝 탄닌감이 남는다.



<스트로피아나 와이너리의 Langhe Nascetta DOC, 오너가 나셰타 협회 부회장이다>


Cantina Stroppiana 와이너리: 라모라(La Morra)에 위치하며 와이너리 건물 주위의 산자코모 포도밭, 몬포르테 달바, 베르두노에 6,5 헥타르의 포도밭을 소유한다. 총 8종류의 와인을 생산하는데 바롤로 와인 4종류와 랑게 네비올로 1종을 합하면 네비올로 와인만 생산량의 63%를 차지한다. 스트로피아나 바롤로 와인은 유명 와인 평가지에서 좋은 점수를 얻고 있으며 특히, Bussia Barolo 2012빈티지는 제임스 써클링 와인평론가로 부터 95점을 받았다.


Langhe Nascetta Dop 2017, 알코올 13%

18~20에서 20일 간 발효한 뒤 온도가 15~16도로 고정된 스테인리스 용기에서 4개월 정도 숙성했다. 아로마 품종에서 오는 흰 복숭아, 아카시아, 시트론, 타임 향이 화사하게 난다. 산미와 입 맛을 돌게 하는 짭짤함은 주아나 나셰타에 비해 덜 느껴지며 부드러우며 깨끗한 뒷 맛이 입안을 즐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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