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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포도 수확은 병든 세상의 증거 - 카를로 페트리니 칼럼

와인과 얽힌 짧은 이야기들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17. 8. 7.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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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포도 수확은 병든 세상의 증거>


2017년 8월 초, 필자의 고향 랑게는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중이다.

이 랑게발 소식은

이탈리아 일간신문의 헤드라인을 도배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뉴스만큼의

파급효과는 없지만

사람들의 이목을 충분히 끌 여지는 있다.


이것은 기후변화와 관련된것으로 올 해 7월 마지막주부터

조기포도수확의 조짐이 있었고

이미 최근의 몇 일 동안에 청포도와 적포도를 수확한

생산자들이 상당 수 있다는 것이다.


수확일은 여러 변수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매년 다른것이

상식이지만 인간의 기억에 따르면

8월 15일 이전에(랑게지역) 포도를 수확했던 적은 없었다.


이런 기상이변은 포도자체의 건강에도 혹독한 시련이다.

피에몬테 방언은 태양열 또는 폭염으로

익은 포도를 '츠위타 포도(l'uva cheuita)'로 표현한다.

지금 기상상태로는

열에 익은 포도가 익어가는 포도밭의 등장가능성에 대해

모두들 예의주시하고 있다.


낮과 밤의 온도차이가 뚜렷하지 않으면 이상적인 포도완숙

(양조장에서 우수한 와인을

만드는데 선행 필수조건)에 이르지 못한다.


낮에는 불 볓 더위, 밤에는 열대야로 이어지는

'자가 온도조절의 실패'는 발효와 추후 양조의 기본 요소인

적절한 포도당 형성을 방해한다.


포도수확일이 몇 주 앞당겨 졌다는 소식과

폭염이 포도에 스트레스를 일으킨다는

사실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보다는 광범위하고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한다.


유럽 와인양조계의 문제와 혼란은 몇 년 전부터 존재했다.

부르고뉴의 최근 몇 년간의 어려웠던 작황이라든가

영국남부에 새로운 포도밭이 조성되고 있다는 소식은 좋은 예다.


역사가 긴 명성있는 포도밭은 점점 스트레스 상태에 놓이며

포도재배가능 표고한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알타랑가(Alta Langa, 알바의 남동에서 남서에 이르는 지역,평균해발고도 300~600m)지역을 예로 들자.

몇 년전만해도 알타랑가 지역에서는

노촐라(nocciola,견과류)재배와 목축이 주요농업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요와인 생산지로 변해 와인계의 촉망을 받고 있는 중이다.

명망있고 재력있는 와인생산자들이 이곳이

해발이 높은 지역임을 가만해 서늘한 기후의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투자 적합대상지로 선망하고 있다.


올 해 수확한 포도가 양조장에 옮겨지기 전까지 해당 연도의 와인 품질에 대해

예측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적어도 포도가 수확당일 까지 우박의 피해를 입지않고 양조장에

무사히 옮겨진후에 포도알의 수분 함량의 유무나 과소에 대한 평가를 내려도 늦지 않다.


지난  8월 2일은 "생태용량 초과의 날, Overshoot Day"였다.

이날은 2017년 한 해 동안 인간에게 부여된

한 해 분량의 재생가능 자원을 모두 사용한 날 이다.


청포도 수확시즌 시작의 팡파레와 더불어 8월2일 이후부터

인간은 미래에 사용할 자원을 미리 사용하게 되어

지구의 자원을 착취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의 무관심이 낳은 결과의 중대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되었다.


★블로그 운영자가 알림: 본 칼럼은 이탈리아 슬로우 푸드의 창시자 '카를로 페트리니Carlo Petrini'씨가 Slowfood웹 사이트에

기고한 기사(La Vendemmia anticipata e' solo uno specchio di un mondo malato)를 번역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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