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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와인과 포도밭에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

와인과 얽힌 짧은 이야기들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18. 1. 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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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와인이 품질의 선두를 지키면서 다른 외국의 와인과 차별되는 핵심역량은 포도 재배자,토양, 토착품종을 들 수 있겠다. 테루아로 알려진 이 이탈리아 와인문화의 유산들은 현재 사라지거나 대체 및 획일화의 위기를 맞고 있다. 예를 들면 화학비료의 사용은 토양의 질과 개성을 획일화시키고 있으며 최첨단 양조시설의 발달은 와인 장인의 전통양조 노하우를 비웃고 있고 사람들의 입 맛에 아부하기 위해 심어진 국제 품종과 과한 오크통 숙성은 토착품종의 입지를 차츰 줄어들게 하고 있다.


최근, VITAE 와인 전문 매거진의 2017년 9월호(이탈리아 소믈리에 협회 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간행) "Global Warning"기사에 따르면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기후변화가 이탈리아 와인 세계의 문턱을 넘은 지 오래되었으며 이를 거부하던 이들의 완강한 눈에도 명확하게 보일 정도로 결과가 분명하다고 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탈리아 테루아의 개성이 줄어들고 있는 상태에서 여기에 지구온난화란 부정적 요소가 끼어든다면 가까운 미래에는 이탈리아 와인이란 단어는 의미가 없어질 수 도 있다. 그냥 "와인"으로 통합되어 존재감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는 이탈리아 와인의 운명일 뿐이며 현재 우리가 자주 듣고 종종 마시는 구세계와 신세계 와인한테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본 기사는 현재 이탈리아 포도밭과 포도나무가 겪고 있는 지구 온난화를 동반한 기후변화의 결과물을 제시하며 현상태가 계속될 경우 30년 후의 이탈리아 와인과 지구촌 와인이 직면하게 될 미래와 운명을 예측하고 있다. 이것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이탈리아 와인과 포도밭의 현재>

1, 포도의 당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산도와 아로마는 감소 추세

2, 기존의 농약과 제초제에 내성을 갖는 포도해충과 질병 만연

3, 예측이 불가능한 서리와 우박의 잦은 피해로 생산량 감소

4, 우기가 아닌 계절에 발생하는 돌발성 호우 증가

5, 우기에 비가 내리지 않아 심한 가뭄을 겪는 경우가 잦음

6, 봄에 따뜻한 기온이 계속되는 날이 증가하고 있으며 포도알의 성숙 시기가 앞당겨졌다. 포도는 밤낮의 일교차가 심할수록 포도송이의 아로마, 폴리페놀, 안토시아닌, 펩타이드 성분들이 조화롭게 익는다. 이런 성분들은 와인이 장기 숙성을 거쳐 위대한 와인으로 거듭나는 저력이 된다.

7, UV-B(Ultraviolet B, 중파장 자외선)이 땅에 도달하는 양의 증가로 포도알이 합성한 이차 대사산물질(secondary metabolite)이 변질될 위험에 놓인다. 또한, UV-B는 토양의 산화와 유기물질의 결핍을 초래하는 주범이기도 하다.

8, 겨울에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는 날이 증가하고 있다. 포도나무의 가지와 뿌리는 겨울에 동면하는데 8~12월에 나무가 저장해 놓은 녹말을 포도당으로 전환시키며 새싹이 움트지 않게 위함이다. 겨울에 따뜻한 날씨가 길어지면 나무의 동면을 방해하므로 포도나무 성장주기에 혼란이 일어난다.

<이탈리아 와인과 포도밭의 미래>

1, 2049년에는 유럽과 미국의 기온이 최소 섭씨 2.5 도 상승 예상

2, 현재 이탈리아의 와인 법(원산지 규정, DOC)은 수 십 세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검증된 포도밭에서 재배된 품종만으로 만든 와인을 인정한다. 이 토양과 와인의 긴밀한 관계는 기후 상승으로 인해 포도밭의 경계선에 변경과 수정을 가해야 하거나 품질이 입증되지 않은 지역에서 포도를 재배해야 할 경우가 발생한다.


이 예상에 따르면 끼안티 클라시코 (토스카나 주의 산조베제 품종으로 만든 DOCG등급 와인) 와인의 생산 경계는 롬바르디아주까지 확장될 수 있으며 "피아노 디 아벨리노(Fiano di Avellino, 깜파냐 주의 fiano 토착품종으로 만든 DOCG 등급 와인)가 로마냐 DOC(Romagna DOC, 에밀리아 로마냐주의 산조베제 와인)의 하부 와인으로 편입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3, 현재 와인용 포도는 북위 38~49도 와 남위 30~40 도에서 재배된다. 2050년의 미래 적정 위도는 현재보다 200~300km 극지방으로 이동될 것이다.

4, 포도재배에 적당한 포도밭 고도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 이상적 고도로 알려지던 곳이 평균 170~200m 정도 상승될 것이다. 포도밭의 위치가 높아지면 온도는 섭씨 0,9~ 1,2도가 낮아지게 되며 포도의 당도는 낮아지는 효과를 얻게 된다.

5,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새 클론 도입과 포도 성장 주기가 현재보다 더 긴 품종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는 현재 세계 주요 와인 지역에서 이미 적용했거나 실험단계이다.


(예) 독일의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 지역 중 하나인 라인하센(Rheinhessen, 리슬링과 피노 계열 생산지역)에서는 레드와인이 재배되고 있으며 이미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프랑스의 Bordeaux Aoc 와인 생산자들은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카베르네 계열의 대체품종으로 '투르가 나시오날(touriga nacional)'품종의 적합성 실험을 거쳤고  AOC내 공식 품종으로 합류시키는 걸 검토 중이다. 호주 태즈매니아 섬의 타마 계곡(Tarmar Valley, 예전에는 추위때문에 재배불가능 지역으로 분류)은 고품질의 피노누아 재배지역으로 촉망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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