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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부르는 시칠리아 화이트 와인

시칠리아 와인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17. 4. 1.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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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나푸가타 와이너리의 화이트 와인들(돈나푸가타 와인의 라벨은 독특한 스토리 텔링을 전달하며 와인 라벨 예술가가 디자인했다)


시칠리아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따뜻하다. 이제 막 살얼음 겨울추위도 한 풀 꺾인 도시 한복판에 봄기운이 돌기시작 한다. 이탈리아 와인투어 홍보기관인 "GO WINE"협회에서"La Sicilia del Vino (와인의 시칠리아)"의 이름으로 시칠리아 와인 시음회를 열었다. 시음회에 참여한 시칠리아 생산자들의 마음은 시칠리아의 봄날씨처럼 따뜻해 각자 가져온 와인을 방문자에게 듬뿍 따라주면서 와인설명과 자랑을 멈추지 않았다.


"La Sicilia del Vino" 시음회는 네로다볼라 와인 외에 시칠리아의 다양한 토착품종으로 만든 와인을 만나볼 수 있는 유익한 기회였다. "시칠리아 와인"이란 단어만 들으면 짙은 붉은색 액체에서 샘처럼 솟아오르는 과일,꽃 향기, 높은 알콜도수, 적당히 쓴 맛과 부드러운 타닌을 뇌리에 떠올리게 된다.


네로다볼라가 시칠리아 와인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건 사실이지만 에트나 산의 검은 현무암 토양에서 자라는 '네렐로 마스칼레제' 품종으로 만든 에트나 로쏘(ETNA ROSSO) 와인은  네로다볼라와는 전혀 다른 개성을 갖는 와인으로 시칠리아 와인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한 동안 네로다볼라 와인의 유명세 그늘에 숨어있던 인솔리아(Insolia),카타라토(catarratto), 그릴로(grillo),지빕보(zibbibo)품종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 요즘 부쩍 주목을 받고있다. 이 품종들은 이탈리아 주정강화와인의 대부인 '마르살라marsala'의 원료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와인이 산화되는 과정과 오랜 오크통 숙성을 하더라도 품종고유의 향과 풍미를 잃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양조방식에도 사용할 수 있어 스푸만테,드라이 와인,스위트 와인 제조에도 적당하다.


▲ "와인의 시칠리아"시음회 현수막


잠시 시칠리아 와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시칠리아는 동고서저 지형으로 이탈리아 반도의 북남부를 관통하던 아펜니노 산맥은 시칠리아섬 동북에서 낮은 언덕으로 변하며, 동남방향으로 100km 내려오면 에트나 산에 도달한다. 두 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땅은  언덕과 평지로 되있다. 와인용 포도가 재배되는 곳의 토양은  점토,사암,모래,석회석으로 되있으며 각각의 토양이 생긴 시기와 포도밭 환경에 따라 토양의 비율이 달라진다.


총 11만 헥타르의 포도밭이 있으며 연 5억 리터(litre)의 와인이 생산되는데 이것은 베네토(Veneto),풀리아(Puglia)주 다음으로 이탈리아에서 세번째로 와인이 많이 생산되는 주(state)이다.시칠리아의 주요 와인생산지역은 대부분 해안선을 따라 있으며 생산량의 80%는 시칠리아 서부에서 나온다.시칠리아 서부에 위치한 주요도시는 아그리젠토,트라파니,팔레르모이다. 레드품종은 네로다볼라,시라,메를로, 네렐로 마스칼레제, 화이트 품종은 인솔리아,그레카니코,트레비아노,카타라토가 주로 재배된다.


▲모르틸라(Mortilla) 와이너리의 인솔리아 와인, 시원하게 마실때의 청량감은 레모네이드와 비슷하다.


인솔리아:Ansonica, Ansolica 로 부르기도 한다. 베르벤티노 품종처럼 건조하고 비가 적게오는 지중해 연안 지역에서 잘자란다. 이탈리아에서는 질리오섬,엘바섬,토스카나 해안,사르데냐에서 재배된다. 2700년경 그리스인이 시칠리아섬에 처음 전달했다고 하는데 이후 이탈리아 남부로 확산되었다. 이 천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인졸리아는 그리스,로마 유적지가 지어질 당시 부터 마셔왔다. 그리스,로마유적지를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해 보존하는것 처럼 이 품종도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해 보존해야한다는게 내생각이다 .단순히 와인을 마시는게 아니라 역사를 마시는 것이기 때문이다.


잘익은 상큼한 레몬,자몽향과  복숭아향, 골든사과 향이 조화롭게 난다. 볏 짚 색과 황금색의 중간 색상이 돌며 산미는 높지 않지만 마시면 입안에 침이 고인다. 금방 낚시한 생선을 튀긴 요리와 마시고 싶은 와인이다.아몬드 먹고 난 뒤에 느껴지는 쌉쌀한 맛이 입안을 상쾌하게 한다.





▲파토리에 아졸리노(Fattorie Azzolino)와이너리의 그릴로 와인


그릴로: 250년 역사를 지닌 시칠리아 주정강화와인 마르살라의 주재료이다. 화이트 와인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골격과  타닌도 살짝 느껴지기 때문에  최근에는 드라이 와인으로도 선호 받고 있다. 스텐레스 스틸 용기에서 잠시 숙성을 한 후 곧바로 판매가 되며 살구,열대과일, 감귤류의 짙은 향과 이런 과일의 액기스만 뽑아 놓은 주스를 마시는 것처럼 상큼하며 복합적인 맛이 난다.


그릴로는 시칠리아의 일반 토착품종과는 다르게 비교적 최근에 시칠리아에서 재배되기 시작된 품종으로 1874년 카타라토와 지빕보의 두 품종을 교배해서 얻은 품종이다. 유전 형질로 본 그릴로는 보면A형과 B형이 있는데 A형은 소비뇽블랑의 특징을 갖고 있으며 B형은 알콜농도가 높고 숙성력이 좋아 주정강화와인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페라카네(Ferracane)와이너리의 카타라토 와인


카타라토:시칠리아 방언으로 풍부함,다산을 뜻한다. 카타라토는 시칠리아 전체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이 와인을 잘 알면 시칠리아의 테루아를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다. 품종 이름 처럼 향기가 풍부하고 맛도 복합적이다. 포도 수확시기를 조절하면 옅은 노란색에서 골드색이 나며 소비뇽블랑에서 느껴지는 산뜻한 풀 향기와 풋풋한 과일향기의 화사함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산미는 높지만 와인의 복합적인 맛 때문에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다. 산미때문에 시칠리아 생산자들은 전통방식의 스푸만테 양조하는데 카타라토를 주로 사용한다.




▲피리아토(Firriato) 와이너리의 지빕보 와인


지빕보: 이탈리아의 중요한 아로마 품종 중 하나인 모스카토 계열이다. 시칠리아에서는 '모스카토 달레산드리아(Moscato d'Alessandria)'로도 알려졌는데 이집트의 알레산드리아에서 자라던 품종이기 때문에 갖게된 이름이다. 로마가 이집트를 지배했을때 이탈리아에 전달되었고 중세때는 아랍인들이 유럽에 세력을 넓히자 이 품종이 유럽에 보급되기 시작됐다.지빕보는 아랍어로 unv secca(건포도),passito(건조)의 뜻을 지닌다. 드라이 와인은 황금빛이 나며 민트,레몬,오렌지 껍질, 살구 향기와 어린 풀 향기가 잔잔히 퍼진다. 시칠리아의 화이트의 특징인 부드러운 산미와 혀 뒤끝에 살짝 남는 단 맛이 시칠리아 바닷바람같은  청량감을 준다. 다 익은 지빕보 포도를 몇 일 더 태양에 건조해서  만든 스위트 와인은 브라운 색이 나며 꿀에 절인 열대 과일향, 견과류 향이 난다.달콤한 맛에 느껴지는 소금기가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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