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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에밀리아 로마냐 와인

에밀리아 로마냐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15. 12. 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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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아 로마냐(Emilia Romagna, 이하 ER주)는 이탈리아 북부와 중부를 나누는 분기점이다. 서쪽으로는 이탈리아 최북서단에 있는 피에몬테와 리구리아주에서 시작되어 동쪽은 아드리아해로 끝난다. 동서로 길게 늘어져 있다보니 북쪽에 있는 4개 주(피에몬테,롬바르디아,베네토,리구리아)와 중부이탈리아의 2개 주(토스카나,마르케)와 경계를 접하고 있다.남부에서 북부(그 반대의 경우에도 해당)이탈리아를 가려면 어떠한 교통수단을 이용하더라도 ER주를 통과해야할 정도로 ER주는 교통요지이다.

북쪽의 주 경계선은 포(Po)강이 흐르는 길과 일치하고 남쪽의 경계는 Tosco-Emiliano 아펜니노 산의 등선과 일치한다.


ER주의 와인은  여러 주와 접하고 있는 지리적 특성상  주변지역의 와인에 영향을  받지만 주도 (capital)인 볼로냐로 갈수록 토종품종으로 만든 와인 종류가 다양하다.또한, 주 전체에서 샤르도네,피노 블랑, 뮬러 투루가우,카베르네 쇼비뇽, 메를롯 와인이 생산되고 있어 국제적인 취향도 만족시키고 있다. ER주는 약 5만 5천 헥타르의 포도밭에서 약 6백 5십만 헥토리터의 와인이 생산된다(이탈리아 통계청 ISTAT 2011년 통계). 땅의 고도는 평지, 언덕및 산이 50:50의 비율로 분포되있고  와인용 포도는 평지(75%) ->언덕(25%) -> 산(5%)순서로 많이 재배되고 있다. 내륙쪽은 아열대성기후(겨울에 온난하고 여름이 길고 더운기후)이며 바다에 접한 해안은 기후가 온화한 편이다.


지도상에서 중간에 위치한 볼로냐를 기점으로 그 서쪽에 있는 일련의 도시를 포함하는 곳은 에밀리아(Elimia) 지방, 볼로냐의 남동쪽과 북쪽에 있는 도시는 로마냐(Romagna) 지방이다. 이러한 행정적 구분은 와인 특성 구분에도 적용되는데  에밀리아 지역 와인은  람부르스코로 대표되는 달콤하면서 기압이 낮은 탄산가스가 올라오는 약발포성(frizzante) 와인, 로마냐 와인은  무탄산의 드라이한 스틸와인이다. 


                                                   


피에몬테주에서  ER주로 온다면 제일 먼저 발을 디디는 도시가  피아첸자(Piacenza)이며 이 곳과 그 주변은 피에몬테 품종인 바르베라, 크로아티나품종으로 만든 구트루니오(Gutturnio)와인을 만나 볼 수 있다. 피아첸자에서 남동쪽으로 향하면  프로슈토(돼지넙적 다리를 훈제시켜 만든 햄), 파미쟈노 치즈와 토르텔리니 (라비올리)로 알려진  파마와 레조 에밀리아, 모데나에 도달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이 음식들과 잘어울리는 국제 품종및 람브루스코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 생산된다.


람부르스코는 같은 유전자를 가진 유사한 품종 전체를 포괄하는 이름이며 Sorbara, Grasparossa, Salamino,Maestri,Montericco, Ancellotta..등이 있다. 람부르스코 와인은 spumante(발포성)및  frizzante(약발포성) 타입으로 나뉘며   secco(dry),abboccato(semi-dry),amabile(medium sweet), dolce(sweet)맛이 있다. 탄산가스에 실려오는 산뜻한 과실향기와 깔끔한 산미는  코테끼노(cotecchino), 잠포네(zampone), 살라미 같은 기름지고 포만감있는 전통요리와 잘 맞는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볼로냐 대학(1088년도에 설립)이 있는 볼로냐는  피뇨렛토(pignoletto) 화이트 품종으로 만든 Colli Bolognesi Classico Pignoletto 와인으로 잘 알려졌다. 재배하기도 어렵고 생산량도 적어 '까다로운 품종(pignoletto=까다로운)'이라는 이름을 갖게되었다는 뒷이야기는 잘알려져 있다.  람부르스코의 생산지를 지척에 둔 곳에서 북이탈리아 화이트 와인 처럼 투명한 골드색에 신선하며 우아한 과실,풀 향이 나는 와인이 생산되는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볼로냐 북쪽에 있는  Ferrara 지역에서는 포르타나(fortana) 토착 레드 품종이 재배되는데 '우바 도로(Uva d'oro, 황금 포도)'로도 알려져있다.

포르타나 품종은 아드리아를 접한 모래언덕 에서 자라는 희귀한 품종이다. 포르타나가 자라는 모래땅은 11세기 이전만 해도 갯벌이었는데 폼포사 수도사들이 이곳에 정착하기 위해 간척한 후로 지금 처럼 변했다.


바닷바람의 짠 염기와 모래 땅, 늦가을의 짙은 안개에서 자라는 포르타나는 강인한 품종이다. 모래땅에서 자라기 때문에 필록셀라(포도뿌리 혹벌레, 뿌리의 수액을 빨아먹는 해충) 감염위협으로 부터 안전했으며 1세기가 넘는 수령을 가진 포도나무도 많이 있다. 최소 85%의 포르타나로  만든것은  'Bosco Eliceo' 와인이며 보통 생산 후 1년안에 마신다.  엷은 루비색에  라즈베리, 블루베리,체리의 향기가 숨김없이 올라오며  잇몸을 살짝 조이는 타닌과  낮은 산미가 느껴져 어릴때 마시기 적절하다 .


로마냐 지역은 에밀리아 지역과는 개성이 전혀다른 드라이하고 보디감 있는 와인을 특징으로함을 앞에서도 말했다. 트레비아노,피뇨렛또,봄비노 비앙코, 산조베제, 칠리에졸로 품종이 주로 재배되며 소량 재배되는 알바나(albana)품종은 로마냐 와인의 꽃이다. 위의 에밀리아 로마냐 확대 지도에서 파란색 부분은  알바나와인이 집중적으로 생산되는 곳이며  로마냐에서 생산되는 와인중 유일한 DOCG 지역이다. 알바나 품종은 어떤 양조방식으로 만들어도 품질이 뛰어난 와인이 되기때문에 생산자의 재량에 따라 드라이, 스푸만테, 스위트타입으로 자유자재로 생산될 수 있다.


드라이할때는 녹색빛이 도는 노란색에 섬세한 복숭아,살구,자두,자몽,무화과에 꽃 향기가 나며  화이트로는 흔하지 않은 타닌이 상당히 느껴진다. 알바노를 건조해 만든 파시토는 드라이할때 느꼈던 맛과 향이 좀더 농축, 강해지며 산미가 충분히 있어 단 맛이 물릴정도로 나진 않는다.


                                        


봄비노 비앙코(bombino bianco)는 남부이탈리아와 아드리아에 접한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는 화이트 와인이다. 기상조건과는 상관없는 다산품종이라 농부에게는 큰 수입원이었으며  다른 작물의 흉작으로 인한  빚을 갚을 수 있어서 파가데비트(pagadebit, 빚 갚다)로  불리기도 했다. 


산조베제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레드 품종으로 토스카나가 탄생지임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산조베제로 만든 와인 중 Brunello di Montalcino, Vino Nobile di Montepulciano, Chianti, Morellino di Scansano, Rosso Cornero는 이탈리아 플래그쉽 와인이 된지 오래다. 최근 10년간 로마냐지역에서 생산된 산조베제 와인은 품질면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거듭했는데 Romagna  Sangiovese 와인이 그 예다(로마냐 산조베제 와인 시음기 포스팅).


Romagna Sangiovese 의 성공은 이탈리아 와인계에 신성처럼 보일 수 있으나 로마냐 지역에서의  산조베제 역사는 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Santarcangelo di Romagna에 있는 한 카푸치니 수도회가 주최한 만찬 기록이 이 역사를 잘 나타낸다. 이 만찬에는 교황 Leone 12세와 고위관직자들이 초대되었고 주최자인 카푸치니 수도사들이 만든 산조베제 와인이 만찬주로  제공되었다. 연회손님중 한 사람이 이 와인이름이 뭐냐고 하니 한 수도승이 Sungius di Jovis(Sangue di Giove의 라틴어)라고 대답했다고 기록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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