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안테프리마에 데뷔한 TOP 8 와인 동향-사그란티노의 이유있는 날씬함에 이어지는 글 입니다.
페르티카이아 Perticaia 와이너리- 밭 면적: 16헥타르, 설립연도: 2000년
와이너리 경내에 들어가자마자 쟁기가 눈에 뜨인다. 와이너리 이름(페르티카이아)은 쟁기를 뜻하며 설립한 이의 모토를 담고 있다. 쟁기는 농부한테는 생명과 같은 농기구이므로 농부 정신으로 와인을 만들겠다는 투지다.
창립자 구이고 과르두리(Guigo Guardugli)는 다 수 와이너리를 거치면서 경험을 쌓은 관리자 출신 오너다. 어느 날 몬테팔코 마을에 왔다가 사그란티노 품종의 강직함과 야성에 매혹당한다. 2천 년도에 현 와이너리 건물과 16헥타르 포도밭을 구입하면서 몬테팔코 생산자로 거듭나다. 구이고 사장은 방치된 밭에서 연명하고 있던 트레비아노 스포레티노 품종을 발견해서 번식하는데 성공을 거두어 이 품종의 선구자란 별명을 얻고 있다. 2018년 개인사정으로 인해 지인인 베카(Becca) 가족에게 사업을 인계한다. 베카 가족은 전 오너가 세워놓은 설립 모토와 양조방식을 그대로 승계했다. 최근에는 유기농으로 전향했다.
아이콘 와인은 몬테팔코 사그란티노며 2003년이 첫 빈티지다. 감베로 로쏘로부터 트레비끼에리를 다수 수상했으며 로버트 파커, 와인 엔수시아스트(Wine Enthusiast)로부터 평점 90점 이상을 받았다.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Docg 2006- 수령은 20년. 225리터 리리크와 5백 리터 톤노 오크에서 12개월 숙성한 와인을 블랜딩 한 다음,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와 병에서 각각 12개월 숙성했다. 타바코, 초콜릿, 블랙베리, 커피, 홍차, 정향, 체리향이 은은하다. 타닌 결이 잘 다듬어져 있고 세밀한 구조에서 오는 단단함이 전달된다. 향기의 여운이 오랫동안 잔상으로 남는다.
일라리아 코꼬 Ilaria cocco-설립연도: 2018년. 밭 면적: 3.5 헥타르
인간의 꿈이 얼마나 질긴지를 잘 보여주는 와이너리다. 코꼬 가족은 1650년에 포도경작을 시작했고 이때부터 와인 생산의 꿈을 키워 왔다. 이런 집안에서 자란 일리리아는 자연스럽게 와인 메이커가 장래 희망이 되었고 학교를 마친 후 7년을 해외 와이너리에서 경험을 쌓는다. 2008년 가족 소유 밭과 임대한 밭 총 3.5헥타르를 기반으로 꿈 실현의 첫 발을 내딛는다. 성격이 완벽주의자라 첫 빈티지가 나오기까지 준비작업만 8년 걸렸다.
일라리아는 든든한 배경은 없지만 자신의 정열로 꿈을 이뤄가는 당돌한 밀레니얼의 본보기다. 이웃들은 그녀가 호기를 부린다며 곱지 않은 눈으로 바라본다. 그녀의 와인은 몬테팔코 로쏘,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파시토로 단출하다(연 생산량 1만 2천 병). 와이너리에서 숙식을 해결하다시피 하며 만든 와인이라 정성이 만만치 않다. 석회석 대비 모래 비율이 높은 토양이라 타닌은 다소 강하지만 벨벳 감촉을 동반해 질감이 매끄럽다. 섬세함과 실로 짠 듯한 구조에는 여성터치가 녹아있다.
몬테팔코 사그란티토 Docg 폰사노 2017- 알코올 14.5도. 3주 이상 침용과 알코올 발효기간을 가졌고, 보테(18개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12개월), 병숙성(12개월) 순서로 완성했다. 타바코, 넛맥, 월계수 잎, 자두, 체리향이 감미롭다. 산도가 예리하며 입안에서 아로마를 또렷하게 살려준다.
룬가로띠 Lungarotti 와이너리- 설립연도:1962년. 밭 면적: 20 헥타르
움브리아 와인을 말할 때 룬가로띠 가족은 꼭 등장한다. 움브리아 와인 현대화에 견인차 역할을 했으며 와인업계 이목을 움브리아로 향하게 한 주역 중 하나다. 이 모두는 작고한 조르조 룬가로띠 회장이 기울인 불철주야 노력의 성과다. 1950년 회장은 가족농장을 정비해 와이너리 체제로 바꿨다. 1962년 인생 첫 와인이자 50년째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산조베제 베이스 루베스코가 탄생한다. 미국으로 건너가 여러 주를 돌면서 미국시장을 개척하는 등 사업수완을 보였다.
2천 년에는 몬테팔코에 진출했으며 빌라풍 양조장 건물과 경치가 목가적 정취를 불러일으키는 농가를 인수했다. 2014년에 유기농 인증을 받았으며 주요 와인은 몬테팔코 로쏘,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파시토다. 현재는 고인의 미망인과 두 딸이 운영하고 있다.
몬테팔코 로쏘 Doc 2016- 알코올 농도 14.5%, 산조베제 65%, 메를롯 30%, 사그란티노 5%를 블랜딩 했다. 바리크와 병숙성을 각각 12개월 했다. 말린 오렌지 껍질, 후추, 초콜릿, 타바코향이 풍성하다. 아삭 거리는 산미는 타닌과 어우러져 균형감이 뛰어나다.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Docg 2017- 알코올 14.5도. 오크와 병숙성 기간이 37개월이다. 블랙베리, 체리, 싱그럽고 말린 꽃 향기가 잔잔하게 퍼진다. 타바코, 코코아, 매콤한 후추향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생동감 넘치는 타닌과, 산미, 미네랄 풍미가 밸런스를 이룬다.
타바리니 Tabarrini 와이너리-설립연도:1998년. 면적: 16 헥타르
타바리니 가족은 농사를 오랫동안 지어오다가 4세대인 잠파올로가 상속하면서 와이너리로 거듭난다. 잠파올로는 외계인 농사꾼으로도 통하는데 그의 뇌는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로 번뜩이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머릿속 생각을 구체적으로 실현시키는 추진력과 현실감도 뛰어나다.
최근에 개장한 와이너리 건물은 그의 아이디어와 실천력이 만난 정수다. 2003년에 이미 건물 콘셉트를 정했다고 하며 2015년에 착공하여 4년 만에 완성했다. 5천 평 크기에 3층 건물로, 16헥타르 대비 7만 병인 현 생산 수준에 비추어 볼 때 덩치가 너무 크지 않느냐는 우려도 있다. 이에 잠파올로는 조만간 병입량을 2만 병 더 늘어날 거라 하면서 우려를 일축했다.
지상 1층은 마감재로 통유리를 썼으며 시음실, 레스토랑, 와인 샵이 있다. 지하 1층에 들인 양조실은 스마트 폰과 태블릿에 설치한 앱으로 작동된다. 지하 2층은 타바리니의 자랑인 오크 숙성실과 와인 도서관이 위치하며 1만 8천 병에 달하는 올빈이 먼지를 뽀얗게 쓰고 있다.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Docg 콜레 그리말데스코 2006- 수령 23년, 보테에서 36개월, 병숙성을 12개월 했다. 개봉직후 향을 피우지 않아 30분 정도 기다리자 초콜릿, 혈액, 블랙베리, 낙엽, 감초, 꿀, 타바코, 낙엽, 후추등 다채로운 향이 퍼지가 시작했다. 타닌결이 잘 다듬어져 있고 와인메이커의 내공이 비친다. 입안에 깊게 울리는 강건함과 긴장감에서 볼륨감이 전해진다.
테누타 발도 Tenute Baldo Agricola 와이너리- 면적 20헥타르
밀레니얼 세대 양조가와 영농가가 운영하는 친환경 와이너리다. 원래 산조베제와 프랑스 품종 와인으로 만든 토르자노 와인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몬테팔코에 있는 20헥타르 포도밭은 전부 지속 가능한 농법으로 경작되고 있다. 녹비작물로 퇴비를 만들어 쓰며 수세가 강한 사그란티노를 약화시키기 위해 벼과 식물을 가꾼다. 포도는 손 수확하며 육안검사로 건강하고 탄력 있는 열매만 선별한다.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Docg 프레다 델 팔코 2015- 와인이름인 매(팔코 Falco)와 먹잇감(프레다 Preda)은 몬테팔코를 상징한다. 포도밭은 토레 델 콜레에 소재하는 해발 4백 미터 경사가 급한 점토성 토양이다. 수령 21년. 알코올 발효와 침용 기간은 25일, 후에 바리크 숙성 18개월, 병숙성을 12개월 했다. 오렌지 껍질, 자두, 아니스, 파프리카, 한약냄새를 피운다. 산도와 알코올이 잘 어우러져 식감이 부드럽다. 풀보디에 빈틈없는 구조가 균형감을 높인다.
아단티 Adanti 와이너리-설립연도: 1960년. 면적: 30헥타르
사그란티노 소비지가 원산지 반경 내에 머무르던 시절부터, 아단티는 병입 한 와인을 상품으로 내놓았다. 아단티는 타닌이 제 자리를 잡으려면 최소 5년은 오크에서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는 후발주자들에 의해 숙성표준으로 확립된다. 1960년 도메니코 아단티는 와이너리 모체인 아르콰타(Villa Arquata) 빌라를 인수했고 후에 빌라에 딸린 수도원을 인수해양조장으로 개조했다. 그레케토, 아르콰타 움브리아 비앙코 IGT 등 다수의 와인이 있으나 시그니처는 일 도메니코다. 고인이 된 도메니코에 헌정하는 사그란티노다.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Docg 일 도메니코 2018- 해발 360미터의 콜리네 디 콜치미노 언덕에 위치하며 모래, 점토, 석회 혼합토다.섭씨28도로 조절된 발효탱크에서 28일간 발효했고 30헥토리터 보테에서 36개월 숙성 후 병숙성 24개월 추가했다.
타르, 블랙베리, 타바코, 체리, 오렌지 필, 커피, 정향, 가죽 향이 그윽하다. 구조가 빈틈없으며 골격은 단단하며 기품이 배어 나온다. 타닌 결은 매끄럽지만 떫은맛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 예리하면서도 아삭한 산도는 바디에 잘 녹아 있어 생동감을 살려준다.
스카차디아볼리 Scacciadiavoli 와이너리- 설립연도: 1954년. 면적: 35 헥타르
와이너리 이름인 스카차디아볼리는 퇴마사란 뜻으로 전설 속 주인공이다. 전설에 따르면 와이너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퇴마사가 살고 있었는데 퇴마식을 갖기 전에 사그란티노를 마셨다고 한다. 와이너리 건물은 1884년, 와인에 심취했던 왕자(Ugo Boncompagni Ludovisi)가 지었다고 전해진다. 숙성실 온도와 습도는 지하수를 순환시켜 유지하고 있다. 내부는 2백여 개 오크통이 채우고 있어 마치 오크 산처럼 보인다. 왕자가 사용하던 오크 용기들을 아직도 사용한다.
1954년 아밀카레 팜부페티가 이 건물을 인수한다. 이때 팜부페티의 나이는 71세였고 14살부터 이곳에서 근무했었다. 이후 밭은 130 헥타르(몬테팔코 소재 35헥타르)로 불었고 10종류 와인을 생산하는 중견 와이너리로 성장했다. 2017년에는 4세대가 합류했다.
밭은 3군데 마을에 나누어져 있으며 평균 4백 미터 높이에 점토, 모래, 석회석 혼합토다. 2차 병 발효기간을 72개월까지 늘려 만든, 전통 방식 스푸만테가 가격대비 품질이 뛰어나다.
사그란티노 몬테팔코 Docg 2016- 발효가 끝난 와인의 50%는 새 바리크와 두세 번 사용한 바리크에서 숙성했고, 50%는 30 헥토리터 보테에서 숙성했다. 24개월 마친 후 병숙성 12개월 했다. 라벤더, 민트, 라즈베리, 체리, 자두, 오렌지 껍질 향이 로맨틱하다. 산미가 경쾌하며 타닌이 빠르게 입안에 번진다. 간결하며 또렷한 산미, 짭짤한 맛이 깔끔한 여운을 남긴다.
로마넬리 Romanelli 와이너리-설립연도:1978년. 면적: 8헥타르
로마넬리는 1978년 로마넬리 부자가 설립했으며 가족 농장 형태로 올리브와 포도밭을 경작했었다. 그러다 2008년 3세대인 데비스가 양조학 인턴 경험을 쌓은 뒤 농장에 합류하여 와인 비중이 높아진다. 데비스가 합류한 뒤 와인메이커로 자질을 보인 분야는 유기농이다. 농장에서 화학제품과 농약을 퇴출시키는 등 지속가능 포도재배 환경을 구축했다.
어느 날 데비스는 새 들이 둥지를 틀 만한 장소를 찾지 못해 객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나무로 새 집을 만들어 농장 곳곳에 놔두었고 곧 새들이 몰려들었다. 새한테 좋은 일을 하려고 했는데 되려 해충을 잡아먹어 결국 일거양득 효과를 누렸다. 또한, 새 둥지마다 고화질 웹캠을 설치해 새 들의 일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했다.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Docg 2016- 석회석과 점토성 토질인 산클레멘테 언덕에서 자란 사그란티노를 사용했다. 알코올 발효와 침용을 60일 한 후, 숙성을 보테와 225리터 바리크에 담아 18개월 한 뒤 병숙성을 12개월 거쳤다. 로마넬리 와인은 서서히 입안에 깊은 울림을 주는 타닌이 매력적이다. 뺨 바로 아래에서 번지기 시작한 타닌감이 입 전체로 번지는 긴장감이 압권이다. 타닌의 정수만 뽑아 놓은 사그란티노가 궁금하다면 로마넬리 와인은 멋진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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