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에 Doc 등급이 확정된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 와인은(이하 부르넬로) 이탈리아 와인 규정이 제정된 후 최초로 Doc 등급에 오른 8대 와인에 속한다. 이어 1980년에는 Docg 등급으로 승급했다. 1헥타르 당 허용된 포도 수확량은 8천 Kg 이하이며 이를 양조과정에 투입했을 때 얻는 와인은 5,200리터를 초과할 수 없다. 750ml 와인 병으로 환산하면 7천여 병이다. 오크 숙성기간인 최하 2년, 병 숙성은 최소 4개월, 와인 숙성 기간만 최소 48개월이다. 포도 수확한 해를 기준으로 5년 후 시판한다. 즉, 소비자가 2019년 현재 가장 젊은 부르넬로를 구입하려면 2014년 산을 고르면 된다. 리제르바의 경우는 숙성기간이 1년 더 길다(총 6년).
1980년도에는 몬탈치노 지역의 포도밭에서 재배되는 산조베제 그로쏘 포도의 상태에 따라 부르넬로를 두 종류로 구분할 필요가 생겼다. 장기 숙성에 적당한 포도는 기존의 부르넬로로, 탄탄한 구조감과 아로마가 뛰어나지만 향미의 정점은 수확 후 5년 내로 줄어드는 로쏘급 부르넬로다. 1983년에 로쏘 디 몬탈치노(Rosso di Montalcino Doc)가 탄생했으며 포도밭과 병입 장소가 부르넬로 와인과 일치한다. 1헥타르당 포도 수확 허용량은 9천 kg, 최소 알코올 농도 12%다. 수확한 해를 기준으로 2년 후에 시판한다.
1996년에는 산탄티모(San't Antimo Doc) 와인이 몬탈치노에 합세한다. 앞의 와인이 토착품종에 중점을 두었다면 산탄티모 와인은 국제 품종 와인이다. 화이트 품종 와인으로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피노 그리조가 있으며 레드는 메를롯, 카베르네 소비뇽, 피노 누아다. 위의 품종을 건조해 전통 오크통에서 숙성한 산탄티모 빈산토(Vin Santo) 스위트 와인도 있다.
몬탈치노는 부르넬로 명성을 얻기 전에 모스카델로(Moscadello di Montalcino)로 알려졌다. 모스카토 비앙코가 주 품종인 스위트 와인으로 비발포성(Tranquillo), 약발포성(Frizzante), 수확을 늦추어 농축된 맛이 두드러지는 벤뎀미아 타르디보(Vendemmia Tardivo) 타입이 있다.
몬탈치노 자연환경과 기후
몬탈치노 지역은 크기만 2만 4천 헥타르에 달하며 15%인 360헥타르가 포도밭이다. 사각형인 몬탈치노 지역 서쪽 방향으로 40km 가면 티레노해, 북동 방향으로 100km 떨어진 곳에 아펜니노 산이 있다. 남동쪽에 뻗어 있는 아미아타산 (Monte Amiata, 해발 1740m)은 기습 폭우, 우박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몬탈치노만큼 강의 축복을 받은 땅이 있을까? 사방에 강이 흐른다. 옴브로네 강은 몬탈치노 북부를 흐르다 서남 방향으로 꺾어진다. 몬탈치노 남서에서 남동 방향으로는 오르차 강이 흐른다. 오르차 강은 북남 방향으로 전진하던 앗소강과 합류한 뒤 아미아타 산 방향으로 물길을 바꾼다.
대체로 지중해성 기후나 바다와 산 중간에 위치한 이유로 대륙성 기후가 나타나는 포도밭도 있다. 연강수량은 700mm 이내며 봄과 늦가을에 집중적으로 내린다. 겨울에는 4백 미터 넘는 고지대에 가끔 눈이 내린다.
토양과 와인 종류
몬탈치노 토양은 다양성으로 좁힐 수 있다. 다양성 중심축에 갈레스토로(galestro)와 알베레제(alberese) 토양이 자리 잡고 있다. 바롤로나 바르바레스코 생산자들은 이를 이회토라 한다. 점토, 미사, 사암이 뼈대를 이루며 그 틈을 석회석이 메우고 있다. 산조베제 그로쏘 품종과 궁합이 잘 맞는 약알칼리성 토양이다. 토스카나산 산조베제 와인은 둘 중에 하나 거나 둘 다 섞여 있는 토양에서 올 확률이 높다. 산미와 타닌이 높고 바디가 탄탄한 와인에 적합하다.
둘 다 토양 입자의 크기와 비율은 비슷하지만 외부 힘에 다르게 반응한다. 갈레스트로는 손에 쥐고 힘을 가하면 먼지를 내면서 부서진다. 비에 젖거나 햇볕에 쬐이면 결에 따라 부서지는데 이때 흙 안에 갇혀있던 미네랄 성분이 빠져나와 땅에 스며든다. 알베레제는 갈레스트로가 딱딱하게 굳은 상태로 바람과 비에 쪼개지지 않는다.
몬탈치노 언덕은 해벌 120~650m 내외이며 부르넬로가 재배되는 곳은 언덕 중턱과 중상부에 몰려있다. 이곳 경사면에 앞서 말한 토양이 몰려있으며 여기를 벗어나 심은 포도는 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과 냉풍을 맞을 수 있다.
몬탈치노 토양은 크게 네 종류로 나뉘며 토양별로 부르넬로의 개성이 미세하게 변한다.
<북서지역> 포도밭 면적 대비 숲 면적이 높다. 언덕 중상부는 갈레스트로와 알베레제 토양, 하부에는 충적토가 쌓여있다. 티레노 해에서 불어오는 염기를 흡수한 포도는 와인에 짭짤한 맛을 준다. 타닌 질감이 부드럽고 날카로움이 중간 정도의 산미를 띤다. 붉은 꽃, 스위트한 과일향이 우아하다.
<북동지역> 대륙성 기후에 근접하며 수확철이 가장 느리다. 북동 트라몬타나(tramontana)가 불면 춥고 건조하다. 트라몬타나가 여름에 불면 밤낮 기온차가 크게 벌어지며 포도에 곰팡이 감염도가 줄어든다. 갈레스트로와 알베레제 토양이 교대로 쌓여있으며 언덕 상부로 갈수록 석회석과 사암의 비율이 높다. 장미, 체리, 라즈벨리, 감귤 향이 부르고뉴 피노 스타일과 닮았다. 타닌 결이 매끈하며 산도가 산뜻하며 부드럽다.
<남서지역> 기온이 덥고 건조하며 수확철이 가장 빠르다. 티네로 해가 불과 40Km 거리에 있어 별명이 지중해 부르넬로다. 갈레스트로에 화산토가 섞여있다. 말린 무화과, 감초, 오렌지 향을 조화롭게 풍긴다. 알코올이 높으며 타닌은 강건하지만 질감이 부드러워 마시기 좋다.
<남동지역> 근접한 아미아타산이 바람과 한냉을 막아준다. 아미아타 산은 사화산으로 몬탈치노 토양에 섞여있는 화산토의 원인이다. 일교차가 심하며 바람이 자주 분다. 농축된 아로마와 타닌의 묵직함이 입 안을 채운다. 여운이 길며 높은 알코올은 유질감과 풍만함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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