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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맨해튼- 중세 탑으로 알려진 산지미냐노

와인별곡

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21. 1. 29.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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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지미냐노의 상징인 탑들. 탑 건축의 전성기인 13세기에는 무려 72개나 되었다고. 현재는 16개 정도가 남았다.

산 지미냐노(San Gimignano)는 토스카나의 목가적인 경치와 중세 탑으로 알려져 있다. 화려하다거나 위대한 예술가의 일생일대 예술작품이 있어 벅찬 감동을 일으키거나 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도시다. 그러나 이탈리아 소도시가 주는 아기자기한 즐거움이 곳곳에 숨어있어 소확행을 확실히 챙길 수 있는 마을이다.

 

중부 토스카나의 포도밭, 올리브, 사이프러스 길을 무념무상으로 드라이브하다보면 어느 순간에 중세시대 것으로 보이는 성벽에 둘러싸여 있는 산 지미냐노가 모습을 드러낸다. 성벽 넘어로는 늘씬한 탑들이 삐죽이 솟아있으며 좀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면  탑들이 키재기를 하는 것처럼 보여 이탈리아의 맨해튼이라고 한다.

 

탑들로 인해 탑의 도시란 별명을 갖게 된 산 지미냐노는 이 탑의 흥망성쇄를 듣다 보면 과거 도시란 인상을 받는다. 산 지미냐노는 유럽 주요 도시와 로마 바티칸을 연결하는 가톨릭 성전 순례 루트에 자연 발생했다. 무역거점 역할과 순례자를 상대로 하는 숙박업의 발달로 11세기부터 융성해졌다.

 

도시의 신흥부자들은 자신의 부와 힘을 탑으로 과시하려 했다. 부자일수록 탑을 더 많이 그리고 더 높이 쌓았다. 탑 축성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시기는 13세기였고 무려 탑이 72개에 달했다고 한다. 당시 산 지미냐노 호적부에 따르면 인구가 1만 3천 명 정도였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180명 당 한 개의 탑이 지어진 셈이다.

 

이렇게 지어진 탑들이  시민의 상징인 '토레 로뇨사(Torre Rognosa) 탑'의 높이인 52m를 초과하자 최고 행정관 포데스타는 탑 과열경쟁을 막으려 했다. 탑의 최대 높이를 52m로 제한하는 법령을 정했는데 이 규정이 발표되자 유세 가문들은 높이로는 경쟁하기 어렵게 되자 쌍둥이 탑을 지었다. 

 

1348년 흑사병이 덮쳤고 인구의 70%가 사망했다. 탑을 지을 노동력이 사라지고 도시는 급속히 쇠퇴했다. 흥미 있는 건  산 지미냐노의 시계는 이때부터 멈추었다. 1348년에 시곗바늘이 고정되어 더 이상 한 발짝도 꼼짝 안 했다. 바깥 도시에서 유행하던 건축양식이나 예술이 성벽 문을 들어오지 못했고 전성기 때 지어진 건물과 길을 유지하고 보수하는데만 전념했다.

 

현재 남아있는 탑은 16개이며 상당수는 허리가 잘려나가거나 남아있더라도 건물의 일부로 흡수되어 탑의 흔적을 찾기 쉽지 않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탑은 1200년대 초에 지어진 토레 로뇨사(Torre Rognosa)로 52미터, 가장 높은 탑은  54미터의 토레 그로싸(Torre Grossa)다. 토레 그로싸는 시청사 건물(Palazzo Comunale) 좌측에 있다. 이 탑은 방문 가능한 유일한 탑이며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걸어 올라가야 한다. 올라기기가 고생스럽지만 일단 꼭대기에 오르면 산 지미냐노의 도시 레이아웃과 주변의 경관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뷰 포인트다.

 

탑 내부는 어떻했을까? 탑을 지은 가족들이 살았다고 한다. 가로 x 세로가 1mx1m로 좁았고 창문 수가 적었다. 방이 좁았기 때문에 발을 펴고 있기 힘들 정도였다. 보통, 1층은 가게를 두었고  2층부터 사람들이 살았다. 구조는 작은 방 여러 개가 포개져 있었고 맨 위층에는 부엌이 차지하고 있었는데 화재를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탑 주인들은 경쟁자가 침입해서 빼았을까 봐 노심초사했는데 외부인 출입이 어렵게 여러 궁리 책을 내놓았다. 그중에는 탑 출입구를 내지 않거나 비밀스러운 장소에 만들었다. 탑 출입은  높은 곳에 난 창문을 통해서 했는데 낮에는 탑에 사다리를 걸어 놓았고 밤에는 사다리를 치웠다고 한다.

 

산지미냐노는 도시 자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지정되어 중세 박물관이나 마찬가지다. 도시의 중심은 치스테르나 광장(Piazza Cisterna)으로 삼각형 형태다. 우물(cisterna) 광장(piazza)이란 뜻인데 이름은 광장 한 모퉁이에 있는 우물에서 유래했다. 광장의 실루엣을 따라 지붕 높이가 다른 건물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고  탑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미지 출처 Wikipedia. Piazza Cisterna(우물 광장) 꼭지점에 해당하는 부분에 우물이 있다
돈도리 젤라테리아(Gelateria Dondoli)

광장에는 산지미냐노의 버킷리스트가 있다. 세계 아이스크림 대회에서 두 번 우승한 세르조 돈돌리 아이스크림 명인이 운영하는 돈도리 젤라테리아(Gelateria Dondoli)다. 간판이 작고 입구도 비좁아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어려움 없이 찾을 수 있다. 이 젤라토를 먹으려고 몰려든 인파로 정문은 일 년 내내 인산인해를 이루기 때문이다.

 

시청사 건물내에 있는 단테 홀. 단테가 산지미냐노를 방문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1317년 화가 립포 멤미가 그린 프레스코 벽화가 그려져 있다. 그림의 주제는 La Maesta'. 성모 마리아가 무릎에 아기 예수를 앉힌 모습이다.

 

▶ 산 지미냐노는 베르나차 디 산지미냐노(Vernaccia di San Gimignano) 와인이 나오고 있습니다. 토스카나에서 화이트 와인으로는 유일하게 최고 등급(docg)에 올라 토스카나의 여왕으로 알려져 있답니다.

토스카나 화이트의 여왕-베르나차 디 산지미냐노 blog.daum.net/baeknanyoung/373

 

토스카나 화이트의 여왕- 베르나차 디 산지미냐노

토스카나는 산조베제 와인의 본산지이며 프리미엄급 산조베제의 대부분이 여기에서 온다. 토스카나 화이트 와인을 들자면 국제 품종 와인(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베르멘티노, 안조니카, 말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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