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는 봤나, 적색토 끼안티 클라시코 와인
1970년 어느 날. 바스코 라스투루치 Vasco Lastrucci는 엉뚱한 생각을 떠올린다. 인근 마을을 지나치다가 듬성듬성 돌이 박혀있는 붉은 들판이 눈에 띈 것이다. 함부로 잘려나간 나무 밑동들과 수풀이 제 멋대로 엉켜있어서 사람들이 수풀(lecci)과 나무 밑동(brocchi)의 들판이란 뜻의 '레치 에 브로키'라 부르는 곳이다. 바스코는 황량하기 짝이 없는 이곳을 산조베제가 열리는 비옥한 땅으로 바꾸어 놓겠다는 꿈을 품었고 곧 땅을 사들인다. 이후 밭에서 나온 첫 소출로 만든 와인이 농부인 그를 평생 와인 생산자로 탈바꿈시키는 계기가 될 줄이야. 그의 와인은 어떤 산조베제도 흉내 내지 못 할 독창적인 풍미를 내고 있었다. 심연같이 검붉은 와인 중심은 과일향의 휘오리가 몰아치며 흙과 광물향이 솟아..
블로그 운영자가 쓴 와인칼럼
2024. 10. 11. 0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