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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의 와인(체사네제 다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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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탈리아 와인로드 2013. 11. 1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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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체사네제 다 필레' 적포도)


'벌목한 곳' 이라는 뜻을 가진 레드포도 품종이 있다. 기원전 133년 로마인들이 아필레(Affile)라는 산골마을의

서늘한 날씨가 마음에 들어 이곳에 식민지를 건설한다. 로마인들은 그들의 관습에 따라 도로,상수도,목욕탕도

만들고 와인용 포도재배 적합지도 물색한다.


새 포도재배 후보지는 울창한 숲으로 덮혀 있었는데 로마인들은 이곳의 나무를 잘라내고 여기에

포도를 심는다. 그리고 새로 심어진 포도나무 이름은 자기 뿌리가 내리고 있는 곳이 '벌목된 곳'이였음을

의미하는 라틴어 'caesae =체세'로 부르기로 한다. 후에 '체세'는 체사네제(cesanese)로 발음이 변했고

아필레(Affile)마을에서 처음으로 심어졌기 때문에 '체사네제 다 필레Cesanese d'Affile'로 부르게 되었다.


로마가 주(state)도인 라지오(Lazio)는 전통적으로 말바시아,트레비아노,그레케토 등의 화이트 품종을

내세운 프라스카티(Frascati), 에스트! 에스트!! 에스트!!!(Est! Est!! Est!!!)와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대로마의

정통 후예자를 자처하는 라지오인들은 그들 역사만큼 오래된 '체사네제 다 필레'품종의 우수함을

알리려고 매진했고 1973년 ' 체사네제 델 필리오docg' 체사네제 다 필레doc' '체사네제 도레바노 로마노doc'의

체사네제 레드와인 3총사가 나란히 원산지 명칭(DOC)에 오르는 결실을 맺었다.



로마시대에는 네로, 트로야누스 황제, 중세때는 로마교황들의 사랑을 흠뻑받았으며 또, 와인에

들어있는 다량의 철 성분 때문에 건강에 좋다는 소문으로 체사네제 와인의 인기는 대단 했었다. 이 와인의

탄생지인 아필레 마을은 덩달아 부자동네가 되었고 이 와인은 이곳 주민들의 주된 경제수단이 되었다.

아필레 마을 코무네(주 관청) 정문에 걸려있는 문장에 '체사네제 포도송이'가 새겨질 정도로 이와인이

마을에 끼친 영향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 위: 체사네제 와인이 생산되는 마을)


체사네제 품종은 라지오주 최남동쪽에 위치한 '프로시노네Frosinone' 행정구역에 속한 마을(Affile, Piglio, Serrone, Acuto, Anaghi, Paliano,

Olevano Romano, Genazzano)에서 만 재배,생산된다. 원조 '체사네제 다 필레'에서 갈라져 나온 '체사네제 코무네'도 있지만 전자가

맛과 향이 더 뛰어나서 많이 재배되고 이것의 함량이 높을 수록 고급와인으로 여긴다.


(▲ 위: 지도에서 7,8번(블루색)이 체사네세 와인 주요산지)



이품종을 처음 가꾸기 시작한 로마인들처럼 지금도 대부분 고지에서 재배되는데 해발 220~980미터에

위치한 포도밭이 적합지이다. 이 포도밭들은 '테라로사terra rossa'라 불리는 토양에 가꾸어져 있는데

석회암 성분중 하나인 탄산칼슘이 비에 씻겨나간 후 남아있던 규산,철,알미늄등의 철 성분이 산화되어 생긴

붉은 색 땅인데 일반 농작물 재배는 어렵지만 체사네제 포도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이상지이다.


어릴때는 짙은 루비색이 돌며, 체리,블랙베리,블루베리의 붉은 과일냄새와 장미, 제비꽃 향이 난다. 숙성되면

벽돌색으로 변하며 후추,정향,바닐라,담배,돌 냄새 같은 좀 더 다양하고 농익은 향기를 풍긴다. 첫 맛에 알콜의 뜨거움이

올라오며 품종자체에 타닌이 많지는 않지만 알콜 때문에 타닌이 상당히 부드럽게 느껴진다. 아몬드의

뒷 맛이 꽤 오래 남는다.